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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한화갑 전 대표 작심 토로

“2000년 총선 때 정동영 신기남에게 수억대 특별지원금 보냈다”

  • 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gangpen@donga.com

민주당 한화갑 전 대표 작심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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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와대가 선거운동본부이고 대통령이 본부장인가
  • ●청와대 관계자, 작년 11월 대구서 ‘구정 후 사법처리 된다’고 발언
  • ●김원기, 김근태, 신계륜 의원에게 직·간접 통합제의 받고 ‘명분’ 요구
  • ●입당논의, 탈레반과는 상관없이 다른 쪽에서 진행됐다
  • ●김화중 장관 남편 곡성군수, 민주당 탈당압력 받아 만류중
  • ●노무현 당선 도운 건 여당으로 남기 위했던 것
  • ●노 대통령 성공하기 바라는 마음, 아직 다 접지 않았다
  • ●구속 피하지 않고 고향에서 옥중 출마할 터
민주당 한화갑 전 대표 작심 토로
위기에 빠진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가 그의 정치인생 최대의 승부수를 띄웠다. 위기는 1월 말에 찾아왔다. 지난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및 당 대표 경선자금과 관련, SK와 건설관련 업체인 하이테크 하우징 등으로부터 10억원대의 불법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될 위기에 처하게 된 것.

민주당과 한 전 대표는 이에 대해 ‘표적수사’라며 검찰수사의 형평성을 문제삼으면서 열린우리당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향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민주당 지도부는 노 대통령과 정동영(鄭東泳) 열린우리당 의장에 대한 경선자금 수사가 함께 이뤄지지 않을 경우 경선자금 특검도 불사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경선자금 수사에 반발, 여의도 당사에서 농성을 벌였던 한 전 대표는 노 대통령을 향해 격한 감정을 쏟아내면서 열린우리당 입당권유 거절에 따른 ‘보복성 수사’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한 전 대표와 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정체성을 상실한 채 붕괴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지지자들의 결집과 당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는 ‘호재’로 삼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민주당은 요즘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과연 이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까. 민주당은 최소한 총선까지 불씨를 살리기 위해 열린우리당이나 노 대통령을 향해 각을 세울 게 뻔하다. 그렇다면 총선을 코앞에 두고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양당의 통합과 연합공천 논의는 영원히 물 건너간 것일까.

“나만 이렇게 콕 찍어서…”

지난 2월9일 오후 6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서 한 전 대표를 만났다.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국회 본회의 표결이 예정됐던 이날, 한 전 대표는 “반드시 투표는 해야 한다”며 의원회관과 본회의장을 오가며 4시간 동안 인터뷰에 응했다(이날 국회는 한·칠레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둘러싸고 기명·무기명 찬반투표와 정회를 거듭하다가 표결에 부치지도 못한 채 1주일 후로 연기했다).

인터뷰 내내 그의 목소리에는 비장함이 감돌았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작심 한 듯, 그동안 가슴 한켠에 묻어뒀던 이야기들을 솔직히 털어놨다. 특히 인터뷰 도중 “내가 감옥에 가는 것이 민주당을 위해서는 좋은 일이다. 옥중에서 출마하려면 아무래도 고향이 낫지 않겠느냐”며 구속을 전제로 고향에서의 ‘옥중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한 전 대표는 그러나 노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은 왠일인지 자제하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한 전 대표는 천주교 신자다. 그의 영세명은 토마스 아퀴나스.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이 그의 대부다. 과연 그는 요즘 어떤 기도를 드릴지 궁금했다.

-가벼운 질문부터 하지요. 요즘에도 성당에 다니나요.

“그럼요. 자주 갑니다. 몇 번 빠지고나면 괜히 짜증이 날 때마다 내가 성당에 안 가서 그러는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어요. 성당을 다녀오면 맘이 편해.”

-최근엔 어떤 기도를 하십니까.

“이번에 겪은 일에 대해 담담하게, (내가) 다른 사람에게 비굴하게 보이지않도록 해달라, 그리고 다른 사람도 다 그런(불법경선자금을 사용한) 건데 나만 이렇게 콕 찍어서…. 하느님께 좋은 지혜를 주셔서 극복하도록 해달라, 그런 기도를 드리고 있어요. 또 남북통일과 건전한 사회, 민생해결, 국민화합과 통합이 이뤄지게 해달라, 뭐 그런 거.”

-요즘의 솔직한 심경을 듣고 싶습니다.

“좀 심하다, 지나치지 않느냐, 그리고 이렇게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총선 준비를 하는 것이 노 대통령에게 보탬이 될까 회의적입니다. 이런 일은 유신 때나 군사정권 때를 제외하고 YS, DJ 시절에는 감히 상상도 못했던 일이에요. 청와대가 선거운동본부처럼, 또 대통령이 선거대책위원장처럼 나갈 사람 모아놓고 선거운동 방식까지 가르쳐주는, 이런 예는 없었어요. 청와대나 행정부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의 집단이 돼야 하는데 지금은 선거에 나가기 위한 후보자 트레이닝 코스가 돼버렸어요. 이게 정당기관이지 국가기관인가요. 안 그렇습니까.”

인터뷰를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차분히 가라앉았던 한 전 대표의 목소리가 어느 순간 한껏 올라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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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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