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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력특집|폐허된 정치, 찢겨진 사회…한국은 몇시인가

탄핵 후폭풍 시나리오 6

  • 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탄핵 후폭풍 시나리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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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핵폭탄’이 터진 요즘 여의도 1번지의 가시거리는 제로다.
  • 여야 정치권은 방향을 잃었다. 탄핵정국은 이제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 흔히 ‘정치는 생물’이라고 한다. 특히 지금처럼 비상상황에서 정치적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 자체가 무모한 일일 수 있다. 하지만 최소한의 예상 가능한 상황을 상정해놓고 한번쯤 미래를 점쳐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 현재 정치권에서는 국회의 탄핵의결서를 접수한 헌법재판소 (이하 헌재)의 탄핵심판 결과와 결정 시기, 17대 총선결과 등을 최대의 변수로 꼽고 있다. ‘신동아’는 이를 기초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민주당 등 여야3당의 정세분석가와 여론조사 및 분석 전문가, 정치전문 컨설턴트 등을 통해 향후 탄핵정국에서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를 집중 점검해봤다.
탄핵 후폭풍 시나리오 6

야3당 대표회동에 참석한 최병렬 대표, 김종필 총재, 조순형 대표. 배경은 탄핵반대집회 장면. (합성사진)

탄핵 이후 정치권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개헌론, 총선일정 연기론, 총선 보이콧 등 다양한 설들이 난무하고 있다.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와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대표는 이와 관련 “지금으로서는 이야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 안정적인 국정운영과 국론분열 치유가 시급하다”며 한 목소리로 부인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말 그대로 단순한 ‘설’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현실화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다. ‘그런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 후에도 얼마든지 말 바꾸기를 하는 게 정치판이고, 정치인인 까닭이다.

반대로 현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무리한 선택이 강요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탄핵 직후 한나라당과 민주당에서 강변하고 있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하야’ 같은 경우다. 대통령 탄핵을 의결한 야당은 “현역 의원의 절대다수인 192명이 탄핵에 찬성한 만큼 대통령은 이미 탄핵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논리를 내세워 노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고 있다.

여기서 하야는 총선이나 헌재의 탄핵심판 결정 이전에 노 대통령 스스로 퇴진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이미 ‘하야하지 않을 뜻’을 여러 차례 분명히 밝혔다.

여야 정치인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 중 노 대통령이 실제로 하야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는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동아’는 이처럼 상정 자체가 무의미한 ‘경우의 수’는 제외했다.

[시나리오 ①] 헌재가 총선 전 탄핵 결정할 경우

헌재가 탄핵심판을 해야 할 법정시한은 180일이다. 최대 6개월까지 심판을 연기할 수 있다. 헌재의 결정이 총선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때문에 헌재가 총선 전에 탄핵심판을 내리고 그 결과를 발표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그러나 그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윤영철(尹永哲) 헌재 소장은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서가 헌재에 접수된 직후 “국가 중대 사안인 만큼 법절차에 따라 신속, 정확하게 심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해석하기에 따라 총선 전 심리를 마치겠다는 의사표현으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정동영(鄭東泳) 열린우리당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헌재 재판관들의 양식과 양심을 믿는다. 헌재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 현명한 판단을 조속히 내려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실제로 총선 전에 헌재의 심판결과, 탄핵이 받아들여진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여야 정세분석가들은 개헌논의가 급속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그 방법과 과정에는 상당한 견해 차이를 보였다.

한나라당 이정현 정책기획팀장은 “열린우리당으로서는 수용할 수밖에 없고, 노무현 지지세력의 반발도 현저히 수그러들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가장 희망하는 정치일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바로 내각제 또는 분권형 대통령제로의 개헌프로그램이 추진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개헌수순은 크게 세 가지. 현 상황에서도 민주당과 공조하면 원내 개헌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일단 총선을 연기하고 내각제나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안을 통과시켜 국민투표와 총선을 동시에 치르는 것이 첫째 수순. 만일 민주당과 내각제로 합의할 경우에는 대통령 보궐선거는 불필요하게 되지만 분권형 대통령제일 경우에는 대통령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 이 경우 야합이라는 국민적 비판과 저항을 받을 소지가 있다.

둘째는 유리한 국면을 그대로 활용하기 위해 일정대로 총선을 치러 다시 원내1당을 차지한 다음 개헌 직후 대통령 보궐선거를 치르는 방법이다. 개헌을 공론화할 시간적인 한계가 단점.

셋째는 총선에 이어 대통령 보궐선거를 치른 후 여야 충분한 논의를 거쳐 개헌하는 수순. 이로써 가장 원만하게 개헌에 의한 ‘제7공화국’이라는 새로운 권력구조가 탄생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열린우리당 정두환 민생경제특별본부 부본부장도 야당측에서 총선일정을 연기하고 개헌을 동시에 진행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국민적 반발이 무척 거셀 것이라는 시각이다. 탄핵반대를 촉구하는 대규모 규탄집회가 열리고 있는 현 상황을 감안할 때 ‘폭동’ 상황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정 부본부장은 “헌재가 법리적으로 판단할 경우 기각이나 각하결정 이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는 상황에서 탄핵을 가결한다는 것은 정치적으로 판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기득권 대 일반 대중간의 대립, 계급·계층투쟁 성격의 소요가 발생해 마치 1987년 6월 항쟁처럼 준혁명적 상황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폴앤폴 조용휴 대표도 “여당이 사라진 상황에서 정국은 말 그대로 혼란에 빠지고, 야당은 곧바로 개헌정국으로 갈 것”이라며 “내각제나 분권형 대통령제로의 개헌을 추진할 게 불 보듯 뻔한 만큼 대통령 보궐선거는 무의미해지고,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원내 1당이 될 가능성도 매우 희박하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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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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