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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력 특집|4·15 여의도 대지진, 그후

‘政爭없는 정치’ 여건은 성숙, 지도력은 미지수

  • 글: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政爭없는 정치’ 여건은 성숙, 지도력은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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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爭없는 정치’ 여건은 성숙, 지도력은 미지수

자민련 김종필 총재, 민주당 조순형 전 대표, 민주당 추미애 선대위원장(왼쪽부터)은 낙선해 정치생명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17대 국회가 개원되면 국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선출을 놓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정면승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2년 한나라당은 원내 다수당임에도 문화관광위원장을 민주당측에 양보해줬다. 현재 문광위원장은 열린우리당 소속이다. 이는 두고두고 화근이 됐다는 게 한나라당의 자체 평가다.

한나라당 고홍길 의원 측은 “대선 당시 방송의 김대업 보도는 이회창 후보에게 상당한 악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문광위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다수를 점하고 있었지만 의사진행권이 있는 위원장이 회의개최를 하지 않음으로써 문광위를 무력화시켰다는 것이다. KBS 시청료 분리징수도 이 같은 이유로 무산됐다.

한나라당 일각에선 방송에 대한 견제권을 갖기 위해선 반드시 문광위원장직을 ‘쟁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이 순순히 양보할 가능성은 적다. 상임위 배분에서 양당의 지도부는 정치력을 시험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가 보수파 정치인으로선 드물게 이미지 정치에는 능할지 모르지만 ‘원내 운영능력’과 100석 이상 거대 정당을 이끌어 나갈 ‘리더십’을 한번도 검증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불안요인이다. 카리스마를 가진 4선의 최병렬 전 대표가 잇따른 원내 대응 미숙으로 도중하차한 일을 한나라당은 지켜본 바 있다.

민노당의 개원일 세레모니



국회에서 ‘일당백’의 역할을 하겠다는 민노당의 10석은 총선 후 무시 못할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민노당은 민주당을 제치고 원내 3당이 됐다. 민노당은 사안별로 분명한 노선을 표방하는 것이 특징이다. 파병 등 예민한 정치적 사안들에 대해선 ‘스파크’를 일으킬 계획이다. 민노당이 선도하면 이와 비슷한 입장인 열린우리당 내 개혁그룹이 동조하는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음은 노회찬 민노당 선대본부장(비례대표 당선)과의 일문일답이다.

-이라크 파병에 대한 입장은.

“이라크가 다시 전시상태로 돌아선 지금 상황에서 파병은 안 됩니다. 무기한 연기해야 합니다. 6월1일 국회 개원일에 단순히 세레모니만 해선 안됩니다. ‘이라크 파병철회 동의안’을 올릴 것입니다.

-탄핵반대 촛불시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광화문에서 법에 저촉됨이 없이 마음껏 촛불시위를 할 수 있도록 집시법을 개정하겠습니다. 현행 집시법은 사전신고제이지만 규정이 지나치게 엄격하고 집회 금지지역이 많아 사실상의 허가제입니다. 시위불허 규정도 추상적입니다. 집시법 규정을 상당히 완화시킬 방침입니다. 집회를 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보호돼야 합니다.”

-민노당의 국회진출에 대해 대기업들은 우려의 시각을 보이는데….

“민노당은 지금까지 정치하던 사람들 보다 훨씬 점잖은 편입니다. ‘맛좀 봐라’는 식으로 의정활동을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사안의 경중에 따라 그에 걸맞게 국정감사 등을 해나갈 생각입니다.”

정치권 일각에선 과반 의석의 열린우리당 측이 전략적으로 교섭단체 구성기준을 10석으로 낮춰 민노당이 전격적으로 교섭단체가 되는 시나리오도 제기되지만 실현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나 민노당과 열린우리당의 개혁세력이 얼마나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지 여부가 진보-개혁성이 크게 강화된 것으로 알려진 17대 국회의 성격을 규정할 핵심 요인이 될 전망이다.

9석을 얻어 원내 4당으로 전락한 민주당엔 무거운 정적만 흐르고 있다. 민주당 추미애 선대위원장의 3보1배는 박준영 선대본부장이 비공개 선대위 회의에서 처음 제안한 것이다. 청와대 수석을 역임한 박 본부장이나 김종인 전 수석 등의 가세는 민주당에 도움이 되는 일이었지만 대세를 되돌리기엔 늦은 감이 있었다. 더구나 조순형 대표의 ‘총선 후 한-민 공조 가능’ 인터뷰가 선거 막판 광주 지역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됨으로써 3보1배의 효과를 크게 반감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평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낙선한 일부 당권파 의원들이 당권은 계속 쥐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럴 경우 총선 참패 이후에도 민주당 내분이 지속될 수 있다. 전당대회 등을 통해 일단 한화갑 전 대표를 중심으로 당을 추스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총선 이후 검찰은 정치권 수사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의 사법처리 문제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

열린우리당 송영길 의원은 “민주당이요? 허 참. 우리쪽에서 특별히 할 얘기가 없죠”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미 과반 의석을 확보한 만큼 굳이 민주당을 흔들 이유는 없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도 노무현 대통령이나 정동영 의장과의 관계가 특별히 나쁘지 않은 일부 당선자들이 자발적으로 열린우리당에 입당할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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