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총력 특집|4·15 여의도 대지진, 그후

열린우리당, 당 정체성·주도권 놓고 ‘세력재편’ 혈투 임박

‘환호작약’ 열린우리당의 앞날

  • 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열린우리당, 당 정체성·주도권 놓고 ‘세력재편’ 혈투 임박

1/4
  • 열린우리당은 17대 총선에서 원내 과반수 의석을 확보해 명실상부한 집권여당의 위상을 갖췄다. 그러나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보수성향이 강한 전문가그룹과 진보성향이 강한 개혁그룹이 가세하면서 당내 이념적 스펙트럼이 크게 넓어져 당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내대표 선거와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 때 약속한 ‘원내1당 책임총리제’에 대해 구성원간 해석이 엇갈리면서 첨예한 대립이 예상된다.
열린우리당, 당 정체성·주도권 놓고 ‘세력재편’ 혈투 임박

열린우리당사 주차장에 임시로 마련된 상황실에서 4·15총선 개표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당 지도부. 맨 앞줄 왼쪽부터 김근태 원내대표, 정동영 의장, 신기남 의원.

4월15일 17대 총선 투표 마감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오후 5시. 서울 영등포 열린우리당사에는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오후 들어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높아지고 상당수 접전지역에서 열린우리당 우세로 돌아섰다는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가 전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 지도부와 당직자들은 긴장을 쉽게 풀지 못했다. 지난 16대 총선에서 방송사 출구조사와 실제 투표결과가 큰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출구조사도 방송사간 다소 차이는 있었지만 20~30석 이상 빗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투표 마감시간이 다가오면서 ‘혹시나’하는 불안감으로 당내 긴장은 더욱 고조됐다.

오후 6시 정각. ‘우리당 원내 과반의석 확실’이라는 자막이 깔리면서 출구조사결과가 발표되자 당 지도부와 당직자들은 서로 얼싸안으며 환호성을 질렀다. “이겼다”는 외침은 곧바로 “대통령 살렸다”로 이어졌다. 순간 단식으로 초췌해진 정동영(鄭東泳) 의장의 눈에서 한 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미경(李美卿), 김희선(金希宣) 등 여성의원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진 개표 결과 열린우리당은 지역구 130석에 비례대표 22석을 확보해 과반수인 150석에서 2석을 넘긴 152석을 차지했다. 지난해 9월 민주당에서 분당(分黨), 11월11일 창당대회를 통해 잉태된 의석수 49석의 신생정당이 불과 5개월 만에 원내 과반수를 넘는 의석을 차지한 것은 정치사상 초유의 일이다.

핵심 당직자들은 선거 사흘 전 정 의장의 선대위원장과 비례대표 사퇴를 계기로 일기 시작한 ‘위기론’과 ‘탄핵심판론’의 재점화에 성공한 것을 이번 승리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했다.

정 의장의 ‘노인폄훼’ 발언으로 시작된 ‘노풍(老風)’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선전으로 영남권에 이어 수도권으로 확산된 ‘박풍(朴風)’에 마땅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해 위기에 몰렸던 당 지도부는 이번 총선의 승리로 일단 ‘책임론’에서는 자유로워졌다는 게 당 안팎의 평가다. 이에 따라 당 관계자들은 총선 승리의 감동으로 들뜬 분위기 속에 당분간 정동영 의장 중심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원내1당을 넘어 ‘거대여당’으로 탄생한 열린우리당의 앞날을 낙관적으로 보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상당수 당직자들이 이번 총선을 통해 원내에 진출한 의원들간의 극명한 노선· 시각차이로 인해 ‘험난한 여정’을 겪는 게 아닐까 우려하고 있다. 총선 전 문성근(文盛瑾), 명계남(明桂男)씨의 분당 발언에 이어 “서로 생각은 달라도 토론과 타협을 통해 당내에서 다수파가 되기 위한 노선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유시민(柳時敏) 의원의 발언으로 당내 노선갈등은 이미 예견돼 온 터다.

이를 의식한 듯 총선 직후 의원들은 ‘상생과 통합’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한길(金한길) 중앙선대위 총선기획본부장은 “(언론이) 큰 오해를 하고 있다. ‘보수냐, 진보냐’ 이념적으로 편가름하면서 자꾸 분파를 조성하고 있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 시대적으로나, 세계적인 조류로 보나 이미 그런 분파적 편가름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비례대표로 원내에 진출한 김현미(金賢美) 총선기획부단장은 “당은 현재의 정동영 의장 체제와 노선 그대로 별다른 변화 없이 안정을 찾아가고, 청와대와는 보다 긴밀하고 협조적인 관계를 만들어갈 것”이라며 “당내 (노선)갈등은 오히려 언론에서 부추기는 것이 아니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상임중앙위원인 이미경 의원도 열린우리당의 정통성과 관련 “민주주의와 개혁과 평화통일의 정통성을 찾아야 한다”면서 “정동영 의장과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간에 이념적으로 약간의 편차는 있겠지만, 그 차이가 크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국가보안법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조성태(趙成台) 전 국방부 장관 등 정 의장에 의해 영입된 보수적인 전문가그룹과 김 대표 등 민주화세력, 유시민 의원 등 개혁당 출신간에 극명한 입장차이가 있지 않겠냐”는 질문에는 “아무래도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결국 당내 노선 갈등 가능성을 전면 부정하지는 못한 것.

당권파와 전문가는 중도보수?

열린우리당은 이번 총선을 통해 정 의장과 천정배(千正培), 신기남(辛基南) 의원 등 당권파와 새롭게 영입된 전문가그룹이 중심축을 형성한 모습이다. 그 한편에 김근태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재야운동권 및 386 운동권출신그룹과 김원기(金元基) 임채정(林采正) 이해찬(李海瓚) 의원 등 민주당 출신 중진급 의원들이 일정한 연대감 속에 한 축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4
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목록 닫기

열린우리당, 당 정체성·주도권 놓고 ‘세력재편’ 혈투 임박

댓글 창 닫기

2018/11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