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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 분석

國益 저버리고 國格 떨어뜨리는 용산기지 이전비용협상

설계권 넘겨주고 2사단용 시설까지 지어준다?

  • 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國益 저버리고 國格 떨어뜨리는 용산기지 이전비용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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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의 완료되었으며 2003년 안에 끝날 것”이라던 주한미군 용산기지 이전협상이 해를 넘기고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협상의 핵심쟁점은 무엇이고, 한국정부는 어떤 입장을 취했으며, 그 입장은 과연 적절했는가. 전문가들의 분석과 일본 정부 관계자들과의 인터뷰, 독일 시민단체를 통해 입수한 독일 정부의 자료를 통해 주일·주독미군 기지 이전사례와 비교해봄으로써 그 해답에 접근해본다.
國益 저버리고 國格 떨어뜨리는 용산기지 이전비용협상

용산기지 이전의 유사선례로 꼽을 수 있는 일본 오키나와 후텐마기지와 그 해상대체시설 디자인안.

2002년 12월 워싱턴에서 열린 제34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양측이 ‘용산미군기지 이전을 포함한 한미동맹 문제’를 논의키로 합의하면서 시작된 용산기지 이전협상은 지난해 내내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NSC)와 국방부, 외교통상부를 달군 최대의 이슈였다.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 내에서 빚어진 이견과 대립은 이른바 ‘외교부 파문’의 도화선이 되었고, 그 와중에 윤영관 외교부 장관이 낙마하는 등 파장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자세한 내용은 ‘신동아’ 2004년 2월호 180쪽 ‘외교부 핵폭풍 막전막후’ 기사 참조).

논쟁의 발단은 이번 협상의 기초에 해당하는 1990년 한미간 양해각서가 ‘사상 최악의 불평등 협정’이라는 비판을 받을 만큼 독소조항을 담고 있다는 점에 있었다. 이전비용 전액 한국 부담, 기지 내 복지시설 사업자들의 이전 기간중 영업손실에 대한 보상도 한국에서 부담, 주한미군과 그 가족 및 정규·비정규 고용인의 이사비용도 한국 정부가 부담한다는 조항 등이 대표적이다.

이후 여덟 차례 열린 미래동맹회의를 통해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 정부 관계자들은 “독소조항은 상당부분 제거되었으며 합리적인 협상결과 도출에 거의 근접했다”고 밝혀왔다. 이러한 설명이 정점에 달했던 것은 지난해 10월 5차 미래동맹회의가 열릴 무렵. 회의 직전 협상팀은 “일부 문구에 대한 수정작업만 이뤄지면 개정안을 이번 회의에서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언했다.

그러나 이러한 협상팀의 ‘자신감’은 11월을 넘어서면서 큰 벽에 부딪혔다. 우선 언론과 시민단체에서 몇몇 협상내용을 지적하며 1990년 양해각서에 비해 오히려 개악(改惡)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고, 외교부 조약국은 그간 진행된 협상내용의 불합리성을 강하게 지적하고 나섰다. 급기야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이 무렵 협상팀과 NSC, 유관부서들을 상대로 ‘조사성’ 회의를 열기도 했다.

주의 깊게 살펴보면 이후 열린 6차와 7차 미래동맹회의에서 협상팀의 발언 뉘앙스는 상당히 달라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7차회의 직후 차영구 당시 국방부 정책실장은 “지난해까지 양국은 비용문제가 다 해결됐다고 생각했지만, 6차회의 때 우리측이 처음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것을 이것저것 끄집어내 제기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비용문제에 관한 한 합의가 완성됐다고 생각해온 미국측이 강하게 반발했고, 이 때문에 곧 타결될 것이라던 협상은 결론없이 계속 이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리해보면 당초부터 문제의 소지가 있던 내용을, 주요지침을 작성하는 NSC와 협상팀이 사전에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다가(혹은 거르지 않았다가), 정부 일각의 문제제기와 청와대의 조사, ‘외교부 파문’ 등을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협상테이블에 올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우연일 수도 있지만 지난해 협상팀의 대표였던 위성락 외교부 북미국장-차영구 국방부 정책실장이 모두 협상팀을 떠났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현재는 지난해 진행됐던 협상내용의 상당부분이 재검토되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논점이 새로 형성되고 있는 국면이다. 그렇다면 남는 질문은 간단하다. 한국이 이 과정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쟁점은 무엇이며, 우리측은 어떠한 태도를 견지해야 하는가. 과연 새 협상팀에게 남아 있는 과제는 무엇인가. 이를 검토하기 위해 ‘신동아’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일본과 독일의 기지이전 사례가 그것이다. 이들의 경험이 한국 정부에 주는 교훈은 무엇이며, 현재 논의되고 있는 용산기지 이전협상은 일본·독일의 사례에 비해 어떤 수준인지 살펴보기로 하자.

세 가지 사례

주일미군은 2001년 현재 총 89개 시설, 7억㎡의 토지를 사용하고 있다. 미일 양국은, 1970년대 도쿄 주위의 미군기지를 시 외곽으로 통합하기 위해 ‘관동공군시설통합계획’(이하 관동계획)을 진행했다. 1973년 1월 제14회 미일안전보장협의회에서 타결된 협상안에 따라 1977년까지 4년간 다치카와 공군기지 등 주요 미군기지를 도쿄도 훗사시에 있는 요코다현 주일미군 사령부로 통합했다. 용산기지 이전과 유사사례로 꼽을 만하다.

또 다른 사례로 협상이 완료되어 현재 진행중인 오키나와 후텐마 미공군기지 이전작업이 있다. 1990년대 중반 일본 내 반미감정이 확대되고 환경적 악영향 문제가 제기되면서 이전 논의가 작됐다. 현재 후텐마기지를 대체할 해상시설을 건설하기 위해 준비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향후 장기간에 걸쳐 이전이 진행될 예정이다(이 두 사례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주일미군 기지문제를 연구해온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남창희 교수가 핵심자료를 제공해 주었으며, 일본 정부 관계자들과의 전화 및 이메일 인터뷰도 도움을 주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형태로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독일의 경우는 1999년 시작되어 6년 예정으로 진행중인 라인마인기지 이전사업이 대표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프랑크푸르트 공항 인근에 있던 공군기지를 다른 지역에 있는 기지로 통합·이전하는 이 작업은 1999년 합의 후 곧바로 착수되어 현재 진행중이다(이 사례에 대한 정보는 함부르크에 본부를 두고 있는 독일 시민단체 GAAA(핵무기폐기를 위한 비폭력행동) 관계자들이 독일 정부로부터 제공받은 공식 설명자료를 참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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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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