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정밀 분석

정동영-김근태의 대권플랜

통합의 리더십 vs 평화통일 전도사

  • 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gangpen@donga.com

정동영-김근태의 대권플랜

1/4
  • 2007년 12월, 17대 대통령선거까지는 3년6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남았다. 벌써부터 대권 운운하는 게 시기상조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대권의 꿈을 품은 정치인에게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다. 대권은 철저한 준비와 함께 치밀한 전략을 구사해야만 쟁취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 내 유력한 차기주자로 꼽히는 정동영(鄭東泳·51) 전 의장과 김근태(金槿泰·57) 전 원내대표의 대권 행보를 밀착 취재했다.
정동영-김근태의 대권플랜
2004년 6월11일 오후 2시. 정동영 전 의장의 연구소로 알려진 여의도 대하빌딩 한 사무실엔 여직원 혼자서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다. 정 전 의장이 당의장직과 비례대표직을 내놓으면서 마땅히 머물 만한 곳이 없어지자 가끔씩 들르는 것으로 알려진 곳이다.

건물 관계자는 “사무실은 지난 달 중순쯤부터 들어와 있는데 정 의장은 얼마 전에야 처음 봤다”면서 “무슨 연구소라고 하는데 간판도 없어서 그냥 정 의장 사무실이라고 부른다”고 전했다.

보좌관이나 비서관, 특보 등 정 전 의장의 핵심 측근들도 외부에 공개된 국회의사당 앞 보이스카우트빌딩에 있는 후원회사무실보다 이 곳을 주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직원은 정 전 의장과 연관된 사무실이라는 것을 애써 숨기려 했지만 정 전 의장의 측근들이 사무실을 오가거나 일부 비서진이 출근한다는 사실을 부인하지는 못했다.

사무실에는 책상과 컴퓨터 수를 감안할 때 적어도 7~8명이 상근하고 있는 듯했다. 대권을 향한 정 전 의장의 행보와 관련된 조직임이 분명해 보였다.

이 사무실이 썰렁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정 전 의장이 지난 6월7일 2주간의 일정으로 일본과 미국 방문길에 오른 것과 거의 동시에 측근들도 모처럼 만에 짜릿한 휴식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일부는 지방에 내려가 머리를 식히고 있고, 일부는 아예 해외로 여행을 떠났거나 떠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시각, 김근태 전 원내대표가 이사장으로 있는 여의도 한반도재단 사무실에는 7~8명이 각자 뭔가에 열중해 있었다. 한두 달 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재단은 2002년 3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직후 사무실 크기를 절반으로 줄이고, 경선 당시 20~30명이던 인원도 3~4명으로 대폭 감축한 상태에서 간신히 명맥을 이어오고 있었다. 지난 4·15 총선 때는 그나마 인원도 선거에 동원되면서 잠시 개점휴업 상태나 다름없었다.

그 때와 비교한다면 겉으로 조용한 것은 별반 다를 바 없지만 내부적으로는 새로운 움직임이 꿈틀대고 있었다. 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재단은 현재 조직을 확대재편 중이다.

정 전 의장의 연구소와 측근들이 피로회복과 충전의 시간을 갖고 있다면 김 전 대표의 한반도재단은 조직정비에 나선 모습이다. 두 사무실의 대조적인 분위기는 정 전 의장과 김 전 대표의 최근 모습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총선 승리 후 통일부와 보건복지부 장관직을 놓고 벌인 두 사람의 신경전은 사실여부를 떠나 당 안팎에서 열린우리당이 6·5재보선에서 패배한 중대 원인으로 지적됐다. 그러자 정 전 의장과 김 전 대표는 인사결정권자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뜻에 따르겠다는 원칙적인 입장 이외에는 입각과 관련한 어떤 질문에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측근들에게도 함구령이 내려졌다. 정 전 의장은 6·5재보선 직후 외유길에 오른 반면, 김 전 대표는 중국 방문일정을 취소하고 문화계 인사 등 그동안 소원했던 지인들을 만나고 있다.

정동영 대선전략 리모델링 중

하지만 이런 상황은 그다지 오래가지는 않을 전망이다. 두 차기주자의 동반입각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입각은 곧 대권경쟁의 신호탄이나 다름없는 까닭이다. 그렇다면 정 전 의장과 김 전 대표는 각자 어떤 대권플랜을 준비하고 있을까.

“새 정치를 향한 큰 걸음을 내딛겠습니다.” 정 전 의장의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뜨는 글이다. 정 전 의장의 홈페이지는 요즘 리모델링 중이다. 마찬가지로 대권을 향한 그의 전략도 수정보완 중이다.

정 전 의장이 의장직을 사퇴한 직후 한 측근은 대권플랜과 관련 “지금 상황에서 그동안의 계획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새롭게 고민하면서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각 결정으로 인해 전혀 새로운 정치지형과 상황을 초래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총선 승리 후 정 전 의장측은 내부적으로 의장직 유지와 사퇴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었다. 의장직 유지 쪽이 대세였다는 것이 한 측근의 전언이다.

정 전 의장이 의장에 취임한 것은 올해 1월11일 열린 전당대회에서다. 당시 열린우리당의 지지도는 노 대통령 측근비리 등으로 인해 최악이었다. 이를 반전시키기 위해 정 전 의장이 전당대회 직후 꺼낸 전략이 ‘몽골기병론’이다. 정 전 의장은 발빠르게 시장과 공사판 등 서민투어에 나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10%대 초반에 머물던 당 지지도가 30%선까지 회복된 것.
1/4
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gangpen@donga.com
목록 닫기

정동영-김근태의 대권플랜

댓글 창 닫기

2018/1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