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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도입과 군납비리

원가 부풀리기, 실력보다 인맥, 폐쇄성이 주범

  • 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무기도입과 군납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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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형단거리미사일ㆍ한국형전차ㆍ한국형고등훈련기ㆍ한국형전투기의 원가 부풀리기 실태
  • ●이원형 구속배경에 잠수함 탐지장비 하청업체간 분쟁
  • ●천용택의 처남, 조카, 그리고 린다 김
  • ●천용택ㆍ이원형에게 뇌물 건넨 군납업자 J씨의 화려한 비리 행적
  • ●해군함정 레이더 납품 특혜시비에 휘말린 전직 참모총장
  • ●지상신호정보수집 향백사업과 정보자주화 논란
  • ●지나친 규제, 통제, 전문성 부족이 군납비리 부추겨
무기도입과 군납비리
국방부 감사관실 방산 분야에서 7년간 일해온 김아무개 중령은 6월10일 감사관실 김아무개 대령, 총무과 이아무개 중령과 박아무개 준위 등 3명을 명예훼손과 직권남용 혐의로 국방부 검찰단에 고소했다. 김 대령 등이 자신을 감사업무에서 손떼게 하기 위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그 내용을 공문으로 작성, 부당한 인사조치가 이뤄지게 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감사관실의 최고위직인 감사관 하아무개씨와 6급 육아무개씨를 같은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두 사람을 군검찰이 아닌 민간 검찰에 고소한 것은 그들이 군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원가(原價)감사 전문가로 통하던 김 중령의 직무가 사실상 중지된 것은 지난 1월초 대기발령이 나면서다. 한달 후엔 직무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국방부 근무지원단으로 전보됐다. 인사발령의 계기가 된 것은 지난해 12월 감사관실 요청으로 총무과에서 작성한 ‘육군 장교 원복 인사통제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서다. 이 공문에 따르면 김 중령이 감사관실에서 방출당한 이유는 ‘감사로 알게 된 행정상 기밀을 누설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인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중령은 지난 수년간 감사를 통해 국방부와 업체의 비리를 원칙대로 적발한 데 따른 ‘보복 조치’라고 주장한다.

6월초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유보선 국방부 차관이 방위산업체(이하 방산업체)로부터 로비를 받았다는 첩보를 부패방지위원회로부터 넘겨받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유 차관은 국방부 기획관리실장이던 2002년 군납품 원가와 사업내용에 대해 국방부 감사를 받은 방산업체 2곳으로부터 로비를 받아 선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국형단거리미사일사업(천마사업)과 한국형전차사업(K1A1) 제작사인 두 업체는 2001년 국방부 감사관실 감사과정에서 원가를 부풀려 수백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취한 사실이 드러나 추징금이 부과되자 감사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이때 국방부는 재심회의를 통해 환수된 금액의 절반 이상을 업체들에 되돌려줬는데 그것을 유 차관이 주도했다는 게 검찰에 접수된 첩보의 요지다. 이에 대해 유 차관은 “당시 기획관리실장으로 회의를 주도했을 뿐”이라며 “당시 국방부 조치에 대해 감사원이 추후 확인했으나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인정됐으며 업체 로비를 받은 적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당시 두 업체에 대해 원가감사를 실시한 장본인이 바로 김 중령이다. 김 중령은 “원가를 부풀린 업체로부터 환수한 돈을 다시 돌려준 것은 부당한 조치였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인사발령을 통한 김 중령의 감사직무 정지조치는 의혹을 받을 만하다.

‘기밀을 누설해서’가 아니라 ‘기밀을 누설할 소지가 다분해’ 보직해임된 김 중령은 올 가을 계급정년으로 전역할 처지에 놓여 있다. 그는 자신이 적발한 군납비리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단언한다.

군 수사기관 관계자들과 군납업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김 중령의 주장이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군 수사기관에는 군납비리와 관련된 첩보들이 넘쳐나지만 그중 수사로 이어지는 것은 많지 않다. 업체간 과잉경쟁에 따른 음해성 첩보가 많은 탓도 있지만, 인력과 장비 부족, 그리고 상부의 간섭과 압력으로 수사권을 행사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과거 대형 군비리 수사사례를 보면 고위층이 관련된 사건의 경우 종종 축소·은폐시비를 불러일으켰다.

군고위직 인사들 줄줄이 연루

군납비리는 워낙 흔해 병으로 치지도 않지만 근절되지 않는 감기처럼 군내에 만연해 있다. 수사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는 군납비리는 전체 비리의 일부일 뿐이다. 보안을 중시하는 군의 특성상 드러난 비리보다 드러나지 않는 비리가 훨씬 많은 까닭이다. 그 점을 감안하더라도 군납비리 사건은 자주 발생하는 편이다. 올 들어서만 벌써 특전사 낙하산 납품비리를 비롯해 네댓 건의 대형 비리사건이 발생했고 지난해엔 인천공항 외곽 군공사 발주비리, 이원형 전 국방품질관리소장 뇌물수수 사건 등이 눈길을 끌었다.

군 고위직 인사들도 군납비리 사정권에서 벗어나 있지 못하다. 인사청탁 관련 뇌물수수 혐의로 군 수사당국의 내사를 받아오다 최근 무혐의 처분을 받은 문정일 해군참모총장은 비록 구체적인 혐의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군납업자와 몇 차례 식사를 하는 등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는 이유로 국방부 장관 경고조치를 받았다.

지난 4월 육군 공병비리 수사과정에서는 군 최고위직을 지낸 예비역 장성 L씨와 S씨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두 사람은 DJ정부 때 군공사를 많이 수주한 D건설 회장과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엔 천용택 전 국방부 장관이 군납업체 H사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그에 앞서 지난해 6월엔 인천공항 외곽 군공사 비리 수사과정에 김동신 전 국방부 장관의 뇌물수수 혐의가 불거지기도 했다. 2001년엔 문일섭 국방부 차관이 군납업자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군납이란 말 그대로 군에 납품하는 것이고 군납품이란 그러한 물품을 일컫는다. 군납품 중 군모 소총 등 군용으로만 쓰이는 물품은 군수품이라고 한다. 군납품은 통제품목과 일반품목으로 나뉘는데 조달절차가 서로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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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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