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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떠나는 미군, 흔들리는 한미동맹

‘협력적 자주국방’은 어떻게 가능한가

한국적 군사전략 수립, 군 구조 개선, 다자안보협력 구축이 관건

  • 글: 황병무 국방대 안보대학원 교수 bmhwang@kndu.ac.kr

‘협력적 자주국방’은 어떻게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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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한미군의 감축과 재조정 일정이 가시화됨에 따라 정부는 ‘협력적 자주국방’을 안보환경 변화의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협력적 자주국방’의 명확한 비전과 구체적 방안은 여전히 모호한 상황이다. 이 개념의 입안에 관여한 바 있는 국방대 황병무 교수가 그 배경과 방향, 주요논점을 분석한 글을 ‘신동아’에 보내왔다(편집자).
‘협력적 자주국방’은 어떻게 가능한가

지난해 10월1일 제55주년 국군의 날을 맞아 서울 세종로에서 펼쳐진 각군 시가행진.

‘협력적 자주국방’이 나라의 화두다. 그 개념과 실체, 성격과 전망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무엇보다 궁금한 것은 이 화두에 대해 정부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하는 점이다. 이를 엿볼 수 있는 가장 분명한 근거는 지난 3월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발간한 ‘평화번영과 국가안보’라는 문건이다.

이 문건에서 NSC는 한국의 국가안보 전략기조로 네 가지를 제시했다. 평화번영정책 추진, 균형적 실용외교 추진, 협력적 자주국방 추진, 포괄안보 지향이 그것이다. ‘참여정부의 안보정책구상’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문건은 ‘협력적 자주국방(Cooperative Self-reliant Defense)’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누구’에 대한 자주국방인가

“전통적으로 자주국방은 스스로의 힘으로 국방을 담당하려는 노력으로 이해되어 왔다. 그러나 오늘날 독자적 국방만으로 국가의 생존과 안전을 완전히 보장하기는 불가능하며 동맹국과 우방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이 문건은 협력적 자주국방을 “한미동맹과 자주국방의 병행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동맹을 발전시키고 대외 안보협력의 능동적 활용을 통해 북한의 전쟁도발을 억제하고 도발 시 이를 격퇴하는 데 우리가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능력과 체제를 구비한다”고 덧붙였다. 또 “자주적 정예 군사력 건설의 기본 방향은 당면 위협에 대해서는 전쟁억제 능력을 우선적으로 확충하고 미래의 불특정 위협에 대해서는 잠재적 대응능력을 배양하면서 필수소요를 장기적으로 확보해 나간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 국방의 주요대상은 북한의 위협, 특히 북한의 전쟁도발이다.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전문가는 아마 없을 것이다. 이 문건 또한 북한이 현재 우리 안보에 제1차적 위협임을 명기하고 있다. 국방의 가장 중요한 기능을 북한의 전쟁도발 ‘억제’와 도발 시 ‘격퇴’에 두고 있는 것이다. ‘협력적 자주국방’은 북한을 억제와 격퇴의 대상으로 본다는 점에서 냉전시기 이후 지속돼온 대북전략의 일관된 원칙에 바탕을 두고 있다. 남북한간 대화와 교류가 확대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체제와 이데올로기가 다른 북한은 군사력을 정치적 이유로 사용할 의도와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협력적 자주국방’을 북한의 군사위협에 대비하는 것으로 이해한다면 왜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고 금강산 관광사업, 개성공단과 같은 경제교류를 활성화하려 하느냐는 질문이 자연스레 제기된다. 일반 국민이 정부가 추진하는 대북전략에 혼란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협력적 자주국방과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남북한 공동번영을 추구한다는 평화번영 정책은 모순되지 않는가.

이러한 의문은 안보전략의 다면성을 이해하면 쉽게 풀린다. 우리의 안보전략은 현존하는 평화를 지키면서 보다 안정된 평화와 공동번영을 추구할 체제를 만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협력적 자주국방’이 한반도에서 정전(停戰)체제를 지키는 목표를 추구한다면, 평화를 정착시키고 평화통일의 기반을 만드는 일은 이른바 ‘평화번영정책’의 몫이다. 이처럼 평화를 지키는 일과 평화를 만드는 일은 안보유지라는 동일한 목표하에서 추진되지만 전략이 다르기 때문에 이해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이렇게 보면 협력적 자주국방은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지원하는 배경적 힘을 제공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국전쟁 이후 적대관계에 있던 미국과 중국은 상호억제력을 확충하면서 긴장을 완화시키고 정치적 신뢰를 회복하여 관계정상화를 추구했다. 통일 이전 서독의 동독에 대한 교류·협력정책에는 서독의 강력한 군사력과 주독미군이라는 배경이 있었다. 이러한 양면적 안보전략은 국제정치 현실에서 일반화된 것이다.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면 북한의 위협이 감소하거나 소멸될 것이다. 그 때엔 협력적 자주국방력이 약해도 되는 것일까. 이론적으로는 그럴 수 있다. 그러나 한 국가의 국방력과 타국과의 안보협력은 특정위협이 소멸됐다고 해서 경시할 수 없는 문제다. 그 주된 이유는 국제정치의 무정부적 성격에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위협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평화를 제도화한 것이 베르사유 체제다. 그러나 이 체제는 20년도 지나지 않은 1939년, 독일의 폴란드 침공으로 야기된 제2차 세계대전으로 파괴되었다. 2차대전 종결과 함께 1945년 수립된 얄타체제 또한 마찬가지였다. 6·25전쟁은 바로 이 얄타체제 속에서 일어났다. 따라서 한 국가의 안보력 중 무장력은 국가 존재의 필수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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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병무 국방대 안보대학원 교수 bmhwang@knd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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