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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기획|수도이전 논란, 나라가 찢긴다

2002 대선 노무현 캠프 회의록에 나타난 행정수도와 득표 전략

“충청에서 전체 판세 이끌어야. 행정수도 더 밀고 가라”

  • 글: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2002 대선 노무현 캠프 회의록에 나타난 행정수도와 득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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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 의총(2004. 6) “이전 논란은 정치적 호재… 국민과 연대하면 엄청난 시너지 이룰 것”
  • ●한나라 이한구 의장 전격 발언 “이전지 수용 예산 4조6000억 전액 삭감할 것”…파국 예고
  • ●유종필 前 노무현 특보 “행정수도 이전은 노무현이 무조건 이기는 정치게임”
2002 대선 노무현 캠프 회의록에 나타난 행정수도와 득표 전략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선거대책을 논의한 새천년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전체회의의 비공개회의 발언 녹취록.

‘수도이전 헌법소원 대리인단’은 7월12일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이로써 행정수도 이전 논란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받게 됐다. 이 논란의 중심에 선 청와대-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사이엔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 서로 상대방을 향해 “정치적, 정략적 접근을 하고 있다”고 공격하는 것이다. 양측이 모두 진실을 얘기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캠프가 어떤 속마음을 가지고, 내부 회의를 통해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이끌어왔는지 그 진상을 알고 싶어한다. 이와 관련, ‘신동아’는 2002년 대선 당시 이해찬 선대위 기획본부장 등 노무현 캠프의 핵심 인사들이 행정수도 이전을 득표 전략차원에서 적극 활용했음을 보여주는 수 차례에 걸친 ‘비공개 회의’ 녹취록을 입수했다. 또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어떤 프로세스에 따라 행정수도 이전을 2007년 대선 등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 사안과 연결시키고 있는지 추적했다.

2002년 대통령선거 당시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 캠프에선 수시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다. 노무현 캠프의 핵심 인사들이 선거대책을 논의하고 사실상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회의로, 비공개로 진행됐다.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마이크를 사용해 발언한 내용은 모두 녹음이 됐고 당시 회의에 배석한 민주당 간부 당직자에 의해 그때그때 녹취문으로 작성됐다. ‘신동아’는 당시 작성된 전체회의 녹취문 등 관련자료들을 입수했다.

녹취문에 따르면 대선 당시 노무현 캠프 핵심 인사들은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유권자, 특히 충청지역 유권자들의 반응을 여론조사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점검하면서 대선 전략을 수립했다. 노 캠프 인사들은 선거대책 회의 자리에서 “충청권이 대선에서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충청에서 전체 판세를 이끌어야 한다. 충청도를 중심으로 행정수도 이전 공약에 대한 반응이 좋은 편이므로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더 부각시켜야 한다”고 발언하고 있다.

2002년 10월28일 제3차 중앙선대위 전체회의에서 임채정 정책선거특별본부장은 여론조사 결과 행정수도 이전 공약이 지지도가 높고 다른 후보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임 본부장의 관련 발언 내용.

“그동안 노무현 캠프는 정책개발에서 타당에 비해 비교적 성공했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선대위 출범 이후 어젠더 세팅에서 행정수도 건설이라든가 재벌개혁 방안이라든가 7% 신(新) 성장론 등에 있어 다른 후보에 비해 차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행정수도 건설은 상당히 많은 관심과 또 여러 가지 참여의 폭까지 넓히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 이 부분에 대한 지지도 상당히 높습니다.”

같은 회의에서 이해찬 기획본부장은 지방 유권자의 호응을 얻기 위해 행정수도 이전을 체계적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호남 대립 극복보다는 중앙과 지방의 분권체계를 바로 정립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 호응도가 높다”는 설명이었다. 다음은 이해찬 본부장의 말.

“우리 후보가 지방분권화, 행정수도 이전 이런 것을 많이 주장하시는데 지역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우리가 서울에서 보는 것보다 그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비중이 큽니다. 그래서 지방분권화 정책이라든가 행정수도 이전이라든가 이런 부분들을 보다 더 체계적으로 성안(成案)해서 밀고 나가면, 제가 보기에는 영호남 대립을 극복하자는 테마로 접근하는 것보다는 중앙과 지방의 분권체계를 바로 정립하는 이런 쪽으로 가는 것이 대단히 지역에서 호응도가 높은 접근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정책본부에 제가 나중에 말씀을 드리겠습니다만 그런 부분들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盧 캠프, “수도이전 실제 되겠나”

11월28일 12차 중앙선대위 전체회의에서 행정수도 이전 문제는 재론됐다. 당시 민주당 내에선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와의 후보단일화가 이뤄진 뒤 정 대표의 지원유세를 이끌어내기 위해 분권형 대통령제 논의가 한창이던 시기였다. 조순형 선대위 위원장은 이러한 상황이 행정수도 이전 공약과 잘 들어맞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투표일 하루 전 정몽준 대표가 후보단일화를 깨기 전까지 노무현 캠프 내부에선 정 대표에게 권력을 분할해 주는 문제와 관련 행정수도 이전 공약이 실제로 실천될지 여부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다음은 조순형 위원장의 말이다.

“정몽준 대표의 전폭적인 협력을 얻는 것이 대선 승리에 아주 긴요하고 중대하다는 것은 저도 절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권형 대통령제와 같은 헌법개정안은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대표간 회담에서 결정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분권형 대통령제가 뭡니까. 아주 간단히 얘기해서 노무현 후보가 어제도 대전에서 행정수도 이전을 공약하고 대통령에 당선되면 실천하겠다고 그랬습니다. 아니, 총리에게 내치(內治)를 완전히 관장하는 그런 개헌을 하겠다고 그러면서 어떻게 행정수도 이전을 대통령이 추진할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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