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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기획|수도이전 논란, 나라가 찢긴다

수도이전 찬성 對 반대로 맞선 ‘40년 우정’

김안제 “70년대 못이룬 꿈 이루자”, 최상철 “수도이전 취지 변질됐다”

  • 글: 성기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ky3203@donga.com

수도이전 찬성 對 반대로 맞선 ‘40년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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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과 방패’냐 ‘항우와 유방이냐’. 행정수도 이전 찬반 양측의 최고 브레인으로 꼽히는 김안제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 민간위원장과 최상철 수도이전반대국민연합 공동대표의 ‘40년 우정’. 서울대 환경대학원장직을 번갈아 맡으며 교분을 다져온 두 사람을 갈라놓은 애증의 드라마.
수도이전 찬성 對 반대로 맞선 ‘40년 우정’

김안제 교수

수도이전 찬성 對 반대로 맞선 ‘40년 우정’

최상철 교수

노무현 정부가 추진하는 행정수도 이전 프로젝트에는 수많은 정책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다.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에만도 민간위원과 자문위원을 합쳐 100명이 넘는 도시계획전문가 환경전문가 경제학자 등 전문가 집단이 포진해 있다. 행정수도 이전이 헌법상 기본권 침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데 실질적 역할을 한 수도이전반대국민연합측도 화려한 경력의 전문가가 다수 참여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경제학이나 도시계획을 전공한 교수 등 전문가 113명이 이미 회원으로 참여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추진위원회측에 수도이전 대상 지역인 충청권 소재 대학 및 연구기관 소속 전문가가 집중돼 있는 반면 국민연합측에는 서울 및 수도권 소재 대학에 몸담고 있는 교수 및 전문가가 대거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찬성과 반대로 갈라진 200여명의 전문가집단 중 양측을 대표하는 ‘브레인 중의 브레인’은 단연 김안제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 민간위원장과 최상철 수도이전반대국민연합 공동대표이다. 그러나 행정수도 이전 찬성과 반대로 갈려 매일같이 공방을 거듭하는 두 사람이 같은 대학 같은 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40년 동안이나 우정을 이어온 동료이자 동학(同學)관계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김안제 위원장과 최상철 교수는 40년 전인 1963년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처음 만났다. 김 위원장이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했고 최 대표가 경북대 사대를 졸업해 학부 시절에는 인연이 없었지만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과정에 함께 입학하면서 ‘40년 질긴 인연’의 첫 단추를 꿰었다. 나이는 김 위원장이 세 살 위지만 대학원 입학으로 따지면 최 교수가 2년 선배. 그 후 최 교수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면서 대학원 조교 자리를 김 위원장에게 물려주었을 정도로 두 사람은 돈독한 관계였다.

환경대학원장도 ‘바통 터치’

서울대에서 교편을 잡은 것도 최 교수가 조금 앞선다. 최 교수는 1971년 서울대 행정대학원 전임강사를 거쳐 1973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로 임용됐다. 김 위원장이 환경대학원 교수로 임용된 것은 이보다 1년 뒤인 1974년이다. 최 교수가 1984~86년 서울대 환경대학원장을 지냈고 김 위원장이 곧바로 이어받아 1986년부터 환경대학원장을 지냈다.

도시계획, 환경, 교통관리 분야에서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서울대 환경대학원에는 환경계획학과와 환경조경학과가 있다. 김 위원장과 최 교수가 속한 환경계획학과는 도시 및 지역계획 전공, 교통관리 전공, 환경관리 전공으로 나뉘는데 두 사람은 모두 도시 및 지역계획 전공이다. 지난 2002년 정년퇴임한 김안제 위원장이 환경대학원 명예교수로 재직중이고 최상철 교수는 정년퇴임을 몇 해 남겨두고 있는 것이 다를 뿐이다.

전공과 경력이 비슷하다 보니 두 사람은 학교를 떠나 참여한 각종 학회나 연구활동에서도 겹치는 부분이 많다.

최 대표가 학교를 잠시 떠나 1992년부터 시정개발연구원장을 맡았을 때 김 위원장은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을 맡고 있었다. 한국지방자치학회는 1995년 김 위원장이 회장을 지내고 나서 5년 뒤인 2000년 최 대표가 회장직을 이어받았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영락없이 ‘닮은 꼴’ 인생을 만들어온 것이다.

주변 사람들은 두 사람의 성격이나 일처리 스타일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평가한다. 꼼꼼하고 원만한 일처리 방식도 닮았을 뿐더러 한번 일을 맡으면 책임지고 묵묵히 해내는 스타일도 비슷하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형국 교수는 “맘에 안드는 사람과도 조목조목 따져가며 싸우기보다는 원만하게 넘어가는 것이 두 사람의 미덕”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이 환경대학원 선배교수였던 권태준 명예교수로부터 한날한시에 골프를 배우기 시작한 것도 유명한 일화이다. 최상철 교수나 김안제 위원장 모두 소주를 좋아해 늘 어울려 다니는 ‘소주 친구’이기도 했다고 한다.

‘기록광(狂)’으로 알려진 김안제 위원장이 1996년에 펴낸 개인 수상집 ‘한국인의 삶과 발자취’에는 최상철 교수의 이름이 ‘몇월며칠 같이 골프치고, 몇월며칠 함께 술마시고…’하는 식으로 수없이 등장한다.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한 뒤 한 관계자가 김안제 위원장의 개인 수상집을 보고 “도대체 최상철이 누구길래 당신 책에 그렇게 많이 등장하느냐”고 물어봤다는 후문이다.

골프 입문도 동시에

흥미로운 것은 김안제 위원장과 최상철 대표가 몸담고 있는 서울대 환경대학원 도시 및 지역계획 전공 교수진 7명 중 김안제 위원장과 서울시 행정2부시장을 맡고 있는 양윤재 교수를 제외하고는 5명 전원이 수도이전반대국민연합 회원 자격으로 수도이전 반대를 주장하고 나섰다는 점. 7명의 교수진 중 권태준 명예교수, 김안제 위원장, 최상철 교수, 김형국 교수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 임시 행정수도 건설작업에 함께 참여한 바 있다. 그러나 그중 3명은 ‘수도이전 반대’로 돌아섰고 김안제 위원장만 동료 교수들의 지원을 얻지 못한 채 고군분투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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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성기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ky32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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