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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연재|美 비밀문서로 본 격동의 80년대④

전두환, 정권 승인 대가로 美에 핵포기, 전투기 구매 약속

  • 글: 이흥환 美 KISON 연구원 leescorner@hotmail.com

전두환, 정권 승인 대가로 美에 핵포기, 전투기 구매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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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전두환의 ‘정치일정표’에 대한 공개승인을 받고 싶어했고, 전두환 정권의 정통성을 인정해주기를 바랐다. 반면 미국은 전두환 정권에 핵무기 개발 포기와 미국산 무기 구입이라는 두 가지 카드를 내밀었고 모두 받아들여졌다.
전두환, 정권 승인 대가로 美에 핵포기, 전투기 구매 약속
1981년 1월20일, 민주당의 카터 대통령을 밀어내고 백악관의 새 주인이 된 공화당 정권의 레이건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한국에 다섯 줄짜리 편지 한 통을 발송한다. 5개월 전인 9월1일 역시 한국의 신임 대통령이 된 전두환 대통령에게 보내는 초청 서한이었다.

《전두환 대통령께1981년 2월1~3일에 귀하가 워싱턴을 방문하실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귀하를 맞아 한·미 양국 관계의 현 상황은 물론 지역 문제에 대한 상호 관심사를 재점검하게 된 것을 본인은 기쁘게 생각합니다.경의를 표하며,로널드 레이건》

이 짧은 서한은 형식이나 내용 면에서 볼 때 국가원수간에 오가는 공식 대통령 서한 양식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수신자 이름에 붙이게 마련인 존칭(Excellency)마저 생략된 채 ‘To President Chun’으로 시작되는 이 서한은 공식 초대 서한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대통령 메시지 형식이었다.

한 장짜리라고도 말하기 힘든 불과 다섯 줄짜리 편지 하나로 전두환 대통령은 12·12 이후 1년여 동안이나 지속되어 온 워싱턴과의 불편한 관계를 말끔히 씻어내게 된다. 이틀 후인 1월22일, 초청에 대한 감사 편지 형식으로 백악관에 발송된 전두환의 답장엔 의례적인 초청 수락 이상의 감사를 표하는 문구가 곳곳에 들어 있다.

《‘저와 제 아내가 워싱턴을 방문할 수 있게 초청해주신 1월20일자 서한에 감사드립니다. 초청에 응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국제 상황은 물론 여러 가지 양자 간 현안을 상의하기 위한 회동을 가졌으면 합니다.’》

레이건·전두환의 전격 회동

레이건은 불과 11일의 여유를 두고 전두환을 초청했고, 전두환은 이틀 만에 초청에 대한 감사의 답장을 보냈으며, 오라 했으니 가겠다는 답장을 보낸 지 열흘 만에 워싱턴으로 날아갔다. 전두환-레이건의 워싱턴 회동은 이렇게 전격적으로 성사되었다. 파격적인 성사 과정이야 어떠했든 한·미 양국의 신임 대통령들이 만나는 자리인 만큼 형식은 ‘공식 방문(Official Visit)’이었다.

인사말 빼면 5분간 대화

다음은 1월27일 미 국무부가 작성해 백악관에 제출한 전두환의 2박3일짜리 워싱턴 방문 일정표 가운데 주요 부분이다.

《한국 전두환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 예상 일정

2월1일, 일요일전 대통령과 일행은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을 개인 자격으로 방문한 후, 오후 4시 대한항공 편으로 앤드루 공군기지에 도착.(군악대 연주나 도착 성명 없는) 비공식 도착이지만, 알렉산더 헤이그 국무장관과 글라이스틴 주한 대사, 의전실장 대행 및 국무부 고위 관료들이 전 대통령을 영접함.

2월2일, 월요일, 백악관 회동오전 10:40 레이건 대통령 내외가 전두환 대통령 내외를 맞아 백악관 발코니로 안내함(군악대 연주나 성명 없음). 두 대통령 내외, 발코니 사진 촬영 후 백악관 청실로 이동. 군 경호 요원들이 두 대통령을 대통령 집무실로 안내.집무실에서의 두 대통령 회동은 간단하게 끝낼 것을 권함. 총 회동시간은 10분 미만. 헤이그 국무장관과 노신영 외무장관이 통역으로 배석.

12:00-오후 1:30, 백악관 오찬오찬 참석 예정자 50~60명 명단 추후 제출(부인 대동).주최측 미국이 주도하는 사교모임 형식으로 진행. 식사 끝나는 시간에 건배.

오후 2:00 기타 회동오찬 후 한국 관리들이 미국측 상대 관리들과 회동.국무장관이 전 대통령 및 노신영 외무장관과 회동.

저녁 : 한국측 만찬주미 한국 대사(김용식 : 옮긴이)가 월요일 만찬 주최 예정. 미 국무장관 참석. 부통령 참석 권함.

2월3일, 화요일오전 10:30 스미스소니언 학회 행사스미스소니언 학회의 새 아시아관 건립과 관련, 학회가 아시아 정부에 지원을 요청한 바, 전 대통령이 한국 국민들을 대신해 스미스소니언 미술관에 100만달러를 기부할 예정. 이 행사는 새 미술관에 대한 획기적인 재정 지원일 뿐 아니라 미국-아시아 관계의 상징적인 행사이므로, 레이건 대통령 내외 또는 부시 부통령 내외가 행사장에 잠시 모습을 나타낼 것을 권함.참고 : 선물 관련한국 대통령이 레이건 대통령 내외에게 줄 선물을 준비한 것으로 알고 있음. 양국 대통령 회동 전에 숙소인 블래어 하우스에서 의전실장 주재로 선물 교환할 것을 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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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흥환 美 KISON 연구원 leescorner@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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