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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용산기지 이전협상 관계자의 직격토로

“전문가 부재, 형식 집착, 철군 두려움이 주도권 상실의 원인”

  • 글: 정리·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前 용산기지 이전협상 관계자의 직격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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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22일 마침내 용산기지 이전협상이 타결됐으나 그 결과에 대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협상준비팀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가 협상진행에 대한 소회와 평가, 향후 개선방향에 대한 고언을 ‘신동아’에 토로했다.
前 용산기지 이전협상 관계자의 직격토로
지난해 4월 시작된 용산기지 이전협상이 일단락되었다. 협상에 관여했던 사람으로서 홀가분한 기분이 앞선다. 결과에 대한 미련은 이제 빨리 털어버리는 것이 개인을 위해서는 나을지 모르겠다. 다시 곱씹는 것이 썩 유쾌하지는 않은 까닭이다.

그러나 용산기지 이전협상은 아직 완전히 마무리된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큰 틀을 만들어왔다면 앞으로는 구체적인 사안을 놓고 협상이 계속될 것이다. 이 시점에서 그동안의 과정을 돌아보는 것은, 누구를 공격하거나 문제삼으려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협상이 보다 합리적으로 진행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전협상 과정에서 빚어진 문제점은 반복될 수 있다. 그러한 악순환이 계속되지 않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나름의 견해를 밝혀두고자 한다.

용산기지 이전협상과 관련해 정부 안에서 논의가 시작된 것은 지난해 봄, 4월로 예정돼 있던 1차 미래한미동맹정책구상회의(FOTA)를 준비하던 시점이었다. 이때만 해도 이전협상과 관련해 정부 관계자들의 인식은 일천했다. 1990년 맺어진 합의각서(MOA)와 양해각서(MOU)의 틀을 따르면 되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1차 FOTA가 끝나고 본격적인 합의문 작성을 위해 1990년 문서를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이 하나둘 불거지기 시작했다. 6월에 이르러 1990년 합의문의 한계를 조목조목 지적한 보고서가 관계부처와 청와대에 회람되었다. 모두들 깜짝 놀랐다.

언론에서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지만 1990년 합의문은 엉망이었다. 기지이전 뒤에 남을 미군시설의 규모나 용산기지의 반환일정은 아예 명시되지도 않아 미국의 결정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대신 새 기지 건축비용과 이사비용, 이전기간에 장사를 못하는 영내(營內) 자영업자에 대한 손실보전은 물론 기지이전으로 인해 발생하는 소송의 청구권까지, 모든 이전관련 비용을 한국이 부담한다는 것은 분명했다. 특히 ‘한국측의 부담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는 식의 조항은 국가간 협정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내용이었다.

건축과 관련해서도 문제점 투성이였다. 우선 용산기지 안에 자리잡고 있던 비(非)군사시설, 구체적으로 미 대사관 숙소의 경우는 어떻게 처리한다는 내용이 없었다. 새 기지의 시설종합계획(Master Plan·MP), 시설설계, 시공업체와의 계약 등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주요사항은 모두 미국측이 결정하도록 돼 있었다.

정부 안에서 문제의식이 공유되면서 곧이어 우리측이 수정을 제안할 내용이 작성되었다. 우선 시설건축을 미국기준에 따른다는 내용을 한미 공동의 기준을 새로 만들어 준수하는 형태로 바꾸자는 제안이 있었다. 자영업자의 손실보전이나 청구권 관련사항과 ‘한국측의 부담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는 조항은 모두 삭제하자는 내용이었다. 대사관 직원숙소 등 비군사시설은 용산기지 이전일정에 맞춰 이전해야 한다는 조항을 넣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상당히 강도 높은 수준이었다.

이 무렵 열린 2차 FOTA에서 미국측은 용산기지 대체부지로 546만평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우리측에서 처음 검토했던 아이디어는 평택 지역에 있는 한국군 부대를 이전하고 거기에 미군을 입주시키자는 것이었다. 물망에 오른 기지의 규모는 대략 400만~500만평. 진입로 개설 등을 위한 극히 일부의 추가부지만 제공한다는 생각이었다.

미국측이 기본계획서(Initial Master Plan·IMP)를 작성해 보내온 것은 이 무렵이었다. 책 세 권 분량인 IMP는 한마디로 자료 모음집이다. 현재 용산기지 근무자는 계급당 몇 명이고 1인당 필요한 사무실 면적은 얼마며, 기혼·미혼에 따라 달리한 숙소규모, 이전 시설의 내역·규모 등을 포함한 자료였다.

이 IMP는 원래 5월에 우리측에 전달하기로 되어 있던 것이 한두 달 늦어진 데다 내용도 틀린 부분이 많았다. 그 오류를 지적하고 돌려보내는 데 상당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IMP의 내용을 세부적으로 검토하면서 건축비용의 대강이 보이기 시작했고, 어떻게 협상을 진행해야 이전비용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도 윤곽이 잡혔다.

예를 들어 건축기준 부분만 해도 미국이 제안한 ‘미 국방부 기준’과 우리측이 제안한 ‘공동기준’은 크게 달랐다. 공동기준을 적용하면 2억달러 가까이 절약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지금 당장 공동기준을 만드는 과정은 번거롭겠지만 이후 유사한 사례마다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도 있었다.

“100억달러가 어디에 들어가나”

앞서 설명한 대로 당초 협상준비팀은 평택지역에 있는 우리 군 부대를 다른 곳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미군시설을 지어 입주시키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한국군의 경우 기지이전이 쉽고 토지수용과정에서 분란도 적을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이 경우 용산기지 이전사업이 3000억원 선에서 해결될 수 있다는 추산도 나왔다. 10월까지만 해도 이 방안에 대해 미군도 긍정적이었다. 지난해 7월 열린 3차 FOTA에서 양국이 2006년까지 이전을 마무리짓기로 합의한 데는 이런 배경이 담겨있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안에 있었다. 해당 부대들이 극렬히 반대하고 나선 것이었다. 대체부지 제공부대로 검토된 해·공군 관계자들의 반발은 상상을 초월했다. 결국 이 아이디어는 백지화되었고, 대신 부지 300만~350만평을 제공하는 방안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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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리·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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