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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운동권 출신 386의 참여정부 직격 비판

“망치 들고 허상과 곁가지만 좇는 짓은 이제 그만!”

  • 글: 김대호 리브라 경영발전연구센터 수석연구원 dwdhkim@hanmail.net

한 운동권 출신 386의 참여정부 직격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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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미래 담론’없는 12대 국정과제
  • ●산업 마인드 없는 교육·보건정책
  • ● ‘공무원과의 전쟁’ 없이는 정부혁신 불가능
  • ●富는 ‘파이’가 정해진 판돈이 아니다
  • ●국부 손실시킨 ‘정책 과거사’ 청산하라
한 운동권 출신 386의 참여정부 직격 비판
망치를 든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못의 문제로 보인다고 한다. 못이 아닌 것을 못으로 오인하거나, 망치질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조차 망치질로 해결하려는 사람에 대한 조롱이다. 이는 ‘불량국가’ 문제를 전쟁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한 미국 보수강경파에 종종 가해지는 조롱이다. 그런데 이런 조롱을 받아 마땅한 사람들이 한국에도 있다. 행정수도 이전, 과거사 진상규명, 국가보안법 등을 둘러싸고 사생결단의 공방전을 벌이는 한국의 주요 정치사회 세력들이 바로 그들이다.

한국 사회의 경제사회적 침체와 통합성 위기의 원인을 놓고 한쪽에서는 친북, 좌경, 반미, 포퓰리즘 세력의 준동에서 기인했다고 보는 반면, 다른 한쪽에선 불균형 발전, 중앙 집중(분권과 자율 배제), 정부에 대한 불신, 혼탁한 사회와 왜곡된 역사적 정의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허상’과 ‘곁가지’를 놓고 벌이는 엉뚱한 편 가르기와 소모적 공방전에 불과하다. 한국 사회를 어떻게 개혁·개조해야 할지, 시급하고 중요한 국정과제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데서 기인한 것이다. 한마디로 국가개혁을 위한 ‘미래담론’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를 포함한 한국 사회 엘리트층 전반의 혼미는 참여정부의 12대 국정과제 내용과 이를 별다른 비판 없이 수용하는 모든 세력의 모습에서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국정과제가 일찍이 정확하게 잡혔더라면, 그래서 진짜 ‘전쟁’을 치러서라도 해결해야 할 중대하고 시급한 국정과제에 대한 인식에 일치했다면 이처럼 소모적인 갈등은 없었을 것이다.

2003년 2월 대통령직인수위가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발표한 12대 국정과제는 결국 무수히 많은 개혁과제 중 참여정부가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로 지목한 것들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여기에는 노무현 정부의 현실 인식과 비전, 철학, 전략이 드러나 있다. 12대 국정과제는 크게 네 범주로 나뉘어 있는데 다음과 같다.

▲외교·통일·국방분야 :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정치·행정분야 : 부패없는 사회, 봉사하는 행정, 지방분권과 국가 균형 발전, 참여와 통합의 정치개혁 ▲경제분야 :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 동북아 경제 중심국가 건설, 과학기술 중심사회 구축, 미래를 열어가는 농어촌 ▲사회·문화·여성분야 : 참여복지와 삶의 질 향상, 국민통합과 양성 평등의 구현, 교육 개혁과 지식문화 강국, 사회통합적 노사관계 구축.

12대 국정과제 선정부터 잘못

그 어느 하나 불필요한 것도, 덜 중요한 것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국정과제의 교과서’나 다름없다. 아마 그래서 야당과 언론, 전문가들이 국정과제를 꼼꼼히 살펴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12대 국정과제의 체계와 순위, 범주를 잘 살펴보고 사고(思考)의 시·공간을 확장해보면(100여년 전의 세계와 또 한번 도래한 문명사적 전환기인 향후 100여년의 세계를 조망해보면) 의외로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들이 빠져 있고, 그나마 접근방법도 잘못된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장 미국 민주당의 국정과제와 비교해보자. 미국 민주당 지도자회의(The Democratic Leadership Council)가 펴낸 239쪽짜리 책자(State and Local Play Book, 이는 미국 민주당의 선거공약집이나 마찬가지다)의 목차와 범주를 살펴보면 우리 국정과제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 민주당의 국정과제는 크게 9개 분야로 나뉜다. ▲예산(조세정책 포함) ▲교육 ▲전자정부와 전자상거래 ▲환경·에너지·운송 ▲보건의료 ▲안보와 범죄 ▲정치 ▲사회·가족, 주택 ▲국가경제개발.

민주당은 정부가 거둬들인 세금을 지출하는 분야를 중심으로 범주를 구분하고 있다. 교육, 환경, 에너지, 운송, 범죄, 가족, 주택, 보건의료 등이 독자적인 범주로 나눠져 있는 것.

하지만 참여정부의 국정과제에는 이 모든 것이 중첩돼 있다. 예를 들어 참여정부의 12대 국정과제의 하나인 ‘참여복지와 삶의 질 향상’ 과제의 상세항목은 이렇다.

△근로소득공제 확대로 기초생활보장 △공공병원 확충 및 지역보건센터형 보건지소 설치 등 공공의료 비중을 전체 10%에서 (2008년까지) 30%로 강화(보건의료) △진료비 본인 부담금 총액상한제도 시행 등 의료의 보장성 확대(보건의료) △보육료의 평균 50% 국가 지원(보육) △시간제 육아휴직제도 도입(보육) △전략환경평가제도 도입(환경) △에너지부문의 환경세 도입(에너지) △생활체육, 문화지출비용 소득공제(문화) △5년간 수도권 주택 150만호 건설(주택) △버스의 기능회복과 경전철 중심 교통시스템 구축(교통).

하나의 과제에 보건의료, 보육, 환경, 에너지, 교통, 주택, 문화 문제가 다 들어 있다.

미 민주당 국정과제는 미국인의 삶의 질 개선에 초점이 적확하게 맞춰져 있는 데 비해 참여정부의 국정과제는 주요한 유권자 집단인 농어민, 노동자, 여성, 빈곤층, 지방민을 위한 정책이 하나의 범주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범주 구분과 서술 체계, 순위는 사소한 차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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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대호 리브라 경영발전연구센터 수석연구원 dwdh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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