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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의 ‘김선일 사건 감사’ 칼날 비판

초점도, 의지도, 문제의식도 없는 ‘외교부·국정원 면죄부 주기’

  • 글: 우원식 국회의원(열린우리당)·전 ‘김선일 피랍 및 피살사건 국정조사특위’ 위원 ws57@assembly.go.kr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의 ‘김선일 사건 감사’ 칼날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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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는 몰랐다’는 결론 대신 ‘왜 몰랐나’ 따져야
  • ● 김씨 피랍 인지한 AAFES 매니저의 미군당국 보고 여부는 왜 확인 않나
  • ●‘테러첩보 즉시 보고’ 대통령권한대행 지시 무시한 외교부 간부는 면책?
  • ●‘대테러 매뉴얼’ 등 기초자료도 제대로 파악 못한 감사원
  • ● 5월10일 가나무역 직원 테러첩보 묵살한 국정원의 책임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의 ‘김선일 사건 감사’ 칼날 비판

6월29일 5명으로 구성된 감사원 조사단이 주이라크 대사관을 상대로 김선일씨 사건의 대응태세를 조사하기 위해 인천공항에서 출국했다.

추석 연휴 직전인 9월24일 금요일, 감사원은 이른바 ‘김선일 사건’과 관련한 그간의 감사내용을 종합해 발표했다. 거기엔 우리 정부나 미국 군 당국의 사전인지설은 증거가 없다는 결론과 외교안보 라인 대신 주이라크 대사 등 실무진의 징계를 권고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감사원의 결과발표 소식을 접한 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발표시점에 관한 의문이었다. 왜 감사원은 신문이 발행되지 않는 추석연휴 직전에 결과를 발표했을까. 이 의문은 감사원 감사결과를 직접 확인하자 어렵지 않게 풀렸다. 감사결과에 대한 평가가 언론에 보도되는 상황을 피하고 싶은 감사원의 속내가 훤히 보였다.

감사결과를 금요일에 발표하면 그에 대한 반박이나 평가는 토요일에 쏟아져 나오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신문은 토요일부터 추석 내내 휴무였다. 결국 감사결과 발표는 큰 이슈가 되지 못했고, 감사결과에 대한 비판도 언론에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감사원은 이러한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한 국회의 국정조사와 감사원의 감사는 동시에 진행됐다. 쓸데없이 예산을 중복 사용해 낭비하는 것일 수도 있고, 이중으로 검증함으로써 오히려 실체적 진실에 더 가까이 다가설 수도 있다. 그 가운데 어느 쪽인지 말해줄 수 있는 것은 ‘결과’뿐이다. 하지만 조사가 마무리된 지금 사건의 진실이 낱낱이 파헤쳐졌는지를 묻는다면 대답은 부정적이다. 이중의 검증은 결국 낭비였던 셈이다. 그저 부끄러울 따름이다.

그렇다고 해서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지나칠 수는 없다. 이 글을 쓰게 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감사원의 의도가 무엇이었고 결론이 어떠했든 간에 국회 김선일 사건 진상조사특별위원회에서 국정조사에 참여한 당사자로서 감사원이 발표한 감사결과에 대해 평가를 내리지 않을 수 없다. 국회 조사특위가 제기한 쟁점에 대해 이후 감사원이 얼마나 밀도 높은 조사를 벌였는지, 그 자세는 어떠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감사원 감사의 세 가지 쟁점

감사원이 김선일씨 피랍·살해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투입한 시간은 6월25일부터 8월6일까지다. 이 시기 감사원은 외교통상부 본부 등 5개 기관에 대해 감사를 실시했다. 9월24일 감사원이 공개한 ‘재이라크 교민보호실태’ 감사결과 발표자료에 따르면 감사원이 ‘감사 목적’으로 설정한 것은 ▲‘김선일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한 실체적 진실의 규명 ▲관련기관의 위기관리시스템 등의 개선을 통한 재발방지대책 강구 두 가지였다.

결론적으로 감사원의 감사결과는 이 두 목적을 모두 충족시키지 못했다. 오히려 국정조사 결과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긴 시간과 인력, 법률로 보장된 권한을 투입한 감사원의 감사는 왜 기대한 바를 이루지 못했나. 무엇이 어떻게 충족되지 못했는지 그 주요 쟁점을 국정조사 결과와 비교하며 하나씩 검토해보겠다.

국정조사를 마무리하면서 특위 위원들은, 이후에도 계속될 감사원 감사에서 국정조사에서 확인된 다음과 같은 최소한의 쟁점을 더 조사하기를 기대했다.

첫째, 정부가 사전에 김선일씨 피랍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 이 문제는 정부의 재외국민 보호시스템과 위기관리시스템 점검에 관한 내용까지 포함한다. 정부는 김선일 피랍사건에 대해 알자지라 방송이 테이프를 입수하고 확인을 요청하기 전까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국정조사를 하면서 확인된 사실은, 알지 못했기 때문에 정부에 책임이 없는 것이 아니라 역설적으로 정부가 사전에 알지 못했기 때문에 책임이 있다는 점이다. 정황으로 보아 충분히 사전에 피랍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으나 이를 몰랐다는 것은 외교안보 라인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단순히 ‘김선일씨가 일하던 가나무역의 김천호 사장이 피랍사실을 알고도 정부에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몰랐다’고만 한다면 이번 사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아무것도 없다.

둘째, 미국이 피랍사실을 사전에 알았느냐는 의혹이다. 김천호 사장의 주장이나 바그다드 공항매장의 매니저인 장계민씨의 진술에 따르면, 이들은 자신의 미국측 사업파트너인 AAFES(Army&Air Force Exchange Service)의 매니저 짐(Jim)이라는 사람에게 자세한 내용을 전달했다. 여러 차례 보도된 대로 AAFES는 미국 국방부 소속인 현역 대령이 관리하고 다수의 군무원과 미군이 운영에 참여하는 반군반민(半軍半民) 조직이다.

물론 AAFES에 피랍소식이 전달됐다고 해서 현지 사령부나 미 국방부가 이를 알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쟁점은 AAFES 매니저 짐이 이를 현지 미군에 알렸느냐다. 미 국방부 한국담당관은 이와 관련해 “(피랍사실을) MP나 미군에게 알려줬다면 상황은 다르다”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한국 정부는 AAFES 매니저 짐이 이 사실을 MP나 미군에게 알려줬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외교통상부나 국방부에서는 이와 관련해 미국으로부터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했다는 점을 국정조사 특위는 확인했다. 따라서 미국의 사전인지 여부는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결론을 내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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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우원식 국회의원(열린우리당)·전 ‘김선일 피랍 및 피살사건 국정조사특위’ 위원 ws57@assembly.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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