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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장사정포, 알려지지 않은 다섯 가지 진실

“북악산·인왕산·안산이 ‘천연 방어벽’, 청와대·정부청사 등 주요기관 피해 경미”

  • 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北 장사정포, 알려지지 않은 다섯 가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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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랜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다. 10월 초 국정감사에서 여야간에 벌어진 “서울 3분의 1 파괴” 對 “거의 피해 없다” 논쟁. 김종환 합참의장 등 군 고위 관계자들이 “장사정포는 총 1000여문이며 수도권에 위협이 되는 것은 300여문”이라고 확인하면서 일단락됐지만, 아직 궁금한 점은 많다. 장사정포는 어디에 있으며 서울까지 몇 발이나 날아올까. 안전한 곳은 어디이며 위험한 곳은 어디인가.
  • 한미 양국군은 이를 어떻게 제압할까. 의문을 하나씩 풀어보기로 하자.
北 장사정포, 알려지지 않은 다섯 가지 진실

일명 곡산포라고도 불리는 170mm 자주포 M-1989. 포신을 이어붙여 사거리를 늘렸다.

지도를 펴놓고 생각해보자. 철원에서 45도 방향으로 꺾어져 내려오던 휴전선은 판문점에 이르면 직각으로 남쪽을 향한다. 임진강 부근에서 북한지역이 남쪽으로 툭 튀어나온 형세다. 때문에 북한의 개성직할시 판문군은 서울에서 가장 가깝다. 광화문을 기점으로 약 40km. 정북 방향인 강원도 철원은 72km다. 장사정포로 서울을 공격하려면 이 일대에 포를 배치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전에도 170mm 자주포가 경계대상이기는 했지만, 장사정포가 단연 주목을 끈 것은 1993년 기존 포의 위력를 훨씬 능가하는 240mm 방사포의 서부전선 배치가 감지된 후였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만 해도 이 지역의 포병전력은 개성 이북에서 휴전선 이남을 노리는 620·강동군단 중심이었다.

판문군 지역에 장사정포가 배치된 것은 1997년 들어서였다. 평안도 덕천 등 후방에 있던 61·62 포병여단의 장사정포가 월정-임한-동창-평화리를 잇는 임진강 인근의 진봉산 등으로 이동했다. 이 때 시작된 동굴진지 구축작업은 이듬해 끝이 나 장사정포가 배치됐고, 2000년에는 지원시설이 건설됐다고 한다.

이들 진지는 내부가 20평 규모로 동굴에서 포를 꺼내는 즉시 미리 구축해놓은 포대에서 사격이 가능하다. 동굴끼리 연결되거나 산 후면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단순한 굴 형태다. 입구는 두께 20cm의 철문, 입구 주변은 수십 센티미터 두께의 철근 콘크리트로 만들어졌다. 170mm 자주포 포대는 주로 산의 남쪽 경사면에 설치되어 있지만 240mm 방사포 포대는 남쪽에서 공격하기 어려운 북쪽 경사면에 있다. 서울까지는 40km에 불과하므로 진지에 서면 파주와 일산은 물론 김포공항도 한눈에 보인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진지가 있는 진봉산 등과 개성 시가지 사이 벌판에는 지난해 착공한 개성공단이 건설되고 있어 곧 1단계 사업이 성과를 거둘 예정이다. 전문가들에 따라 의견이 엇갈리지만, 공단 면적이 거의 전지역으로 확대되는 2단계 사업이 본격화하면 장사정포는 개성 이북 송악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이미 벌판에 있던 보병 전력은 거의 자리를 옮겼다(‘신동아’ 2004년 1월호 228쪽 ‘개성공단 개발로 휴전선 사실상 북상’ 기사 참조). 공단지역의 남측 인사들이 육안으로 군사이동을 관찰하는 정찰부대 노릇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현재의 판문군 일대 장사정포 위치는 향후 수년간만 유효하다.

2. 서울까지 날아올 포탄은 몇 개인가

장사정포는 과연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 수 있을까. 피해규모를 예측해 보려면 많은 변수를 설정해야 한다. 일단 한국군이 전혀 대응하지 않는 상황, 즉 북한이 완벽한 기습에 성공한 상황을 가정하고 논의를 진전시켜 보자.

먼저 생각할 것은 날아올 포탄이 모두 몇 발인지에 관해서다. 그간 다양한 설이 있었지만 앞서 밝힌 대로 군 관계자들이 수도권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장사정포가 300여문(170mm 100여문, 240mm 200여문)이라고 확인함에 따라 논란은 일단락됐다. 이에 앞서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펴낸 ‘동북아 군사력 2003~04’도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자주포란 이동수단에 얹혀있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포이고, 방사포는 발사관을 여러 개 묶어 동시에 발사할 수 있게한 다련장포와 같은 개념이다. 170mm 자주포는 장약을 폭파시켜 그 힘으로 날아가는 전통적인 의미의 ‘포’인 반면, 240mm 방사포는 포탄이 자체추진력을 가진 일종의 로켓이다.

육군 교육사령부 교범에 따르면 170mm포는 동굴진지에서 나와 10발을 쏘고 다시 들어가는 데 평균 34분이 걸리고, 240mm포는 10발을 쏘고 다시 들어가는데 평균 19분이 걸린다. 170mm포는 시간당 18발, 240mm포는 32발을 쏠 수 있는 셈이다. 100문이 있는 170mm포가 시간당 1800발, 240mm포가 총 6400발의 포탄을 날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표 1] 참조).

과연 포탄은 서울 중심지까지 날아올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서는 국방부 소속기관끼리도 숫자가 엇갈린다([표 2] 참조). 170mm포의 경우 일반탄은 시내에 닿을 수 없지만 사거리연장탄 사용을 가정해 육군 자료를 적용하면 서울 타격이 가능하다. RAP(Rocket Assisted Projectile)이라 불리는 이 연장탄은 비싼데다 제작하기도 어려워 한국군도 다량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연장탄 보유량에 대해서는 공개된 자료가 없지만, 개전 초기 한시간 동안 170mm포의 3분의 1이 연장탄을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시간당 600발, 이를 240mm포와 합치면 총 7000발이 시내중심가를 타격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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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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