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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눈으로 본 정치

열린우리당 당내 역학구도 이동

진보개혁 ▶ 실용파 ▶ 중도보수 무게중심 ‘우향우’?

  • 글: 박민혁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mhpark@donga.com

열린우리당 당내 역학구도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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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우리당이 소규모 모임을 중심으로 재편중이다.
  • 참정연, 초선모임, 새모색, 아침이슬 등 진보·개혁 성향의 모임을 시작으로 의정연, 일토삼목회 등 실용파를 거쳐 중도보수 성향의 안개모가 등장했다. 좌편향에서 좌우 균형이 맞춰진 모습이다.
  • 이 균형이 얼마나 유지될까.
열린우리당 당내 역학구도 이동

열린우리당 내 중도보수 성향의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이 11월1일 국회에서 공식 출범했다.

집권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좌(左)에서 우(右)로 방향을 틀고 있다는 분석이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여당 내 중도보수 성향의 의원들이 당의 정책결정과정에서 집단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다.

이런 변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당 지지도의 추락이다. 탄핵역풍으로 152석의 국회 과반을 점하면서 최고조에 달했던 당 지지도는 경제악화의 심화, 4대 개혁입법 추진에 따른 반대 여론의 비등,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 등 잇단 악재로 크게 추락한 상태다.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았다’ ‘일방통행식 개혁에 대한 반감이다’ ‘우리와 생각이 다른 국민도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 등 당내 진보 개혁세력에 대한 견제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고, 급기야 9월 들어서는 중도보수 성향의 당내 모임들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열린우리당의 색깔이 조금씩 바뀌는 것은 당내 각종 소규모 모임들의 파워 게임과 연관이 있다. 진보개혁 성향의 모임들이 태동하고 힘을 발휘할 때는 왼쪽에 치우쳐 있다가, 중도보수 성향의 모임이 고개 들기 시작하면서부터 조금씩 오른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여당 내에는 다양한 이념을 지닌 소규모 모임들이 존재한다. 좌로부터 개혁당 출신들이 주축이 된 참여정치연구회(참정연), 386세대 운동권 초·재선이 중심이 된 ‘국가발전을 위한 새로운 모색(새모색)’, 비상조치 세대인 40대가 주축이 된 ‘아침이슬’,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직계 386들이 만든 ‘신의정연구센터’, 장·차관 및 청와대 출신 의원들 모임인 ‘일토삼목회(一土三木會)’, 당내 중도보수 성향의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 등이다.

2003년 6월 충남 아산의 모 호텔에 17대 총선에 출마하려는 40대 안팎 20여명이 모여 출마의지를 다졌다. 이들은 “여기 모인 모두가 선거에서 성공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지켜온 신념과 서로에 대한 믿음은 변치 않는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골수 운동권으로 분류되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출신. 이날 모인 20여명 중 무려 12명이 4·15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의 공천을 받아 금배지를 달았다. 임종석, 오영식, 이인영, 백원우, 우상호, 정청래, 김태년, 이철우, 이기우, 복기왕, 한병도, 최재성 의원이 그들이다.

16대 국회에선 오영식, 임종석 의원 둘뿐이었던 것에 비하면 비약적으로 발전한 셈이다. 이들이 대거 국회에 진입한 사실만으로도 열린우리당의 색깔을 가늠할 수 있다.

전대협 출신 의원들은 대학 시절부터 정치에 입문하기까지 끈끈한 인연으로 얽혀 있어 언제든지 당내 세력화가 가능하다. 이들은 출마에 앞서 모두 네 차례 전체 모임을 갖고 선거운동 방법과 정보를 공유했다. 전대협 간부 출신 800여명의 친목모임인 전대협동우회는 자금지원 등 선거운동을 도왔다. 전대협 세대의 ‘맏형’ 격인 우상호 의원은 당선 이후 “15년 넘게 가족처럼 부대껴온 사이다. 서로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 때문에 이들은 지금까지도 당내에서 ‘견제 대상 1호’로 분류된다.

가장 진보적인 모임 ‘참정연’

법조계 개혁세력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들도 대거 국회에 진입했다. 판·검사들이 주류를 이루면서 보수성향을 보였던 과거 정당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대목이다.

초선으로는 김종률, 문병호, 이상경, 이원영, 임종인, 정성호, 조성래, 최재천 의원 등 8명이다. 여기에 재선인 유선호, 이종걸, 송영길 의원과 3선인 천정배 의원까지 합치면 열린우리당 내 민변 출신은 모두 12명.

5월4일 민변 출신 당선자 축하모임에서 최병모 민변 회장과 김창국 국가인권위원장은 이들에게 “민변은 그동안 개혁을 위해 많은 애를 써왔다. 이제 여러분이 국회에 가서 앞장서달라”며 개혁을 강조할 정도로 이들은 개혁 성향으로 무장돼 있다.

핵심적인 노동운동가 출신들도 가세해 열린우리당의 진보개혁 색깔을 더욱 짙게 했다. 노동운동가 출신으로는 고교 졸업 후 은행에 입사한 뒤 금융노련 상임부위원장을 지낸 김영주 의원과 80년대 인천지역 노동운동권에서 신화적 인물로 불리던 이목희 의원이 있다.

19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반 대학에 입학해 민족통일 민중운동연합(민통련)에서 민주주의 민족통일 전국연합(전국연합)으로 이어지는 활동을 한 소위 ‘재야’ 출신 5명도 열린우리당 초선 대열에 끼였다. 이들 유기홍, 이광철, 최규성, 정봉주, 강기정 의원은 당선된 뒤 “정치개혁에 앞장서겠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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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민혁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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