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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시베리아 횡단철도 연결노선으로 ‘청년이천선’ 내정

서울 출발, 개성 경유, 평양 남쪽 135km 평산에서 우회전해 연해주行

  • 글: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정부, 시베리아 횡단철도 연결노선으로 ‘청년이천선’ 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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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를 유라시아 대륙으로 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 사업은 노선과 비용이 핵심이다. 이 두 문제만 해결되면 급진전될 수 있다. 한국, 북한, 러시아가 철도연결 회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가장 적합하다고 여겨지는 시베리아 횡단철도 노선을 내부적으로 잠정 결정했다. 그 내막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정부, 시베리아 횡단철도 연결노선으로 ‘청년이천선’ 내정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시베리아 횡단철도 연결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북한과 러시아 정상 간에도 같은 합의가 되어 있었다. 이후 북핵 위기 등으로 철도연결사업은 교착상태에 들어갔지만 올해 들어 한국, 북한, 러시아 3자간 철도전문가 회의가 열리면서 논의가 재개됐다.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한반도가 연결되는 것에 대해 많은 사람이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여기엔 적지 않은 난관이 있다. 일차적 문제는 노선 결정이다. 유럽으로 가는 노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경의선(서울-평양-신의주)을 이용하는 노선으로 중국대륙을 통과해 유럽으로 가는 방안이다. 둘째는 중국을 거치지 않고 러시아 극동 연해주로 우회해 유럽으로 가는 방안이다. 이 방안과 관련해선 경원선(서울-원산)·동해선(부산에서 나진까지 동해안 해안선을 따라 연결되는 노선)이 검토되는 것으로 보도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해 “기차를 타고 서울에서 평양을 거쳐 유럽으로 가는 ‘철의 실크로드 시대’를 열자”고 말했다. 서울과 평양을 잇는다는 정치적 상징성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이었다. 어쨌든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으로,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유력한 노선은 경의선 노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북한은 내부 체제에 비교적 파급효과가 적은 동해선 노선을 주장해왔다.

이런 가운데 외교통상부의 한 간부는 최근 기자에게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거론된 경의선 노선, 경원선·동해선 노선과는 다른 제3의 노선이 현실적으로 시베리아 철도 연결노선에 가장 적합하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북한 철도에 대한 현장실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내린 결론이라 아직 확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여러 국내외적 여건을 고려할 때 ‘청년이천선’이 현재로선 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는 것.

DJ가 주장한 ‘서울-평양 연결’ 유보

제3의 노선은 북한의 ‘청년이천선(황해도 평산~강원도 이천)’을 활용하는 것으로, 서울에서 개성을 지나 곧바로 황해남도 평산(평양에서 남쪽으로 135km, 개성에서 52km)까지 올라간 뒤 청년이천선으로 우회전해 강원도 이천, 함경남도 원산에 이른 뒤 동해안을 따라 함흥, 청진, 나진경제특구를 거쳐 러시아 연해주 핫산과 연결되는 노선이다. 연해주 핫산에선 블라디보스토크, 시베리아를 지나 모스크바, 유럽으로 이어진다.

이 간부가 밝힌 시베리아 연결철도 한국-북한 통과역은 다음과 같다. 광주·부산-대전-서울-도라산(이상 한국)-군사분계선 통과-판문-손하-개성-개풍-려현-계정-금천-평산-기탄-침교-신계-정봉-지하리-지상-송정-이천-문동-판교-기산-후평-서하-약수-백산-신행-세포-산방-낙천-동가리-안변-원산-고원-함흥-청진-나진-두만-러시아 연해주 핫산.

정부, 시베리아 횡단철도 연결노선으로 ‘청년이천선’ 내정

시베리아 횡단열차.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북한, 러시아와 철도 연결을 협의하기 전 우리측 노선안을 먼저 수렴해야 하는데, 이 노선이 유력한 한국측 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는 이 노선안에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안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북한을 설득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건설교통부 관계자도 “청년이천선을 주축으로 하는 노선이 시베리아 횡단철도 연결노선으로 가장 적합하다는 게 현재 정부가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다.

기존에 거론된 노선은 왜 현실적으로 채택되기 어려운지에 대해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어봤다. 먼저 경의선(서울-평양-신의주-중국 통과 노선)의 경우 정부 고위 관계자는 “무엇보다 한국에서 유럽으로 물자를 수송하는 기업들이 중국 통과 노선을 절대로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강하게 피력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경의선을 염두에 두고 ‘철의 실크로드’ 사업을 시작했는지는 몰라도 우리가 보기에 경의선은 경쟁력이 없다”고 단언했다.

중국 통과 노선은 연해주로 우회하는 노선에 비해 모스크바까지 1000km 정도 더 가깝다. 북한 통과 구간이 평야지대이고, 철로상태도 비교적 양호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연해주 노선과 비교할 때 모스크바까지 실제 수송에 걸리는 시간은 훨씬 더 길고, 운임도 더 비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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