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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시론

‘GNP 2만달러’ 신기루를 넘어, ‘인류 공동생존’을 향해

희망찬 국가·기업을 위한 새 경영 패러다임

  • 글: 김성훈 중앙대 교수, 경실련 공동대표

‘GNP 2만달러’ 신기루를 넘어, ‘인류 공동생존’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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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장경제와 계획경제 사이에도 수없이 많은 ‘제3의 길’이 있고, 무역자유화와 보호주의의 양극단 사이에도 수백수천의 방도가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0과 1을 다양하게 배합하면 수천수만의 윈-윈 전략을 창출할 수 있음을 고민하지 않았다. 21세기 상생(live and let live)의 원칙은 흑이냐 백이냐의 양자택일 문제가 아니다. 이 둘을 아우를 수 있는 제3의 길을 도출하는 것이다.
‘GNP 2만달러’ 신기루를 넘어, ‘인류 공동생존’을 향해

2004년 3월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유엔환경계획(UNEP) 제8차 특별총회에서 고건 대통령권한대행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21세기 세계인의 화두는 이제 자본주의냐 사회주의냐 하는 소모적인 이념논쟁이 아니다. 탈이념적인 새로운 사조로서 지속 가능한 ‘삶의 질’ 향상이라는 문제가 토론주제로 등장한 지 이미 오래 다. 지구상에 1인당 국민소득(GNP) 지표를 국정목표로 삼는 정부는 러시아와 대한민국 정도로, 대부분의 선진국은 단순한 GNP를 넘어 복지·환경·경제 지표를 통합해 삶의 질을 나타내는 광의의 ‘녹색 GNP’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1965년 레이첼 카슨 여사의 ‘침묵의 봄(The Silent Spring)’이 출판되면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생태계 파괴문제에 비로소 관심을 갖게 됐고, 1972년 로마클럽의 ‘성장의 한계(The Limits to Growth)’로 자원, 환경, 공해, 무기, 인구 문제가 관심의 대상이 됐다. 마침내 1987년 유엔 세계환경개발위원회(WCED)는 ‘우리의 공통 미래(Our Common Future)’라는 보고서를 채택했고 1992년 ‘리우 환경정상회의’, 2002년 ‘요하네스버그 환경정상회의’ 등에서 국가별 지속가능성 의제와 기구의 창설·운영을 제안하고 점검하기에 이르렀다. 이 와중에 교토의정서를 비롯한 각종 국제환경협약기구(Conventions)가 창설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제 21세기를 사는 현대인에게 국가와 기업의 사회경제적 혹은 생태환경적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문제는 일상의 화두가 됐다. 이를 실천하지 않는 정부와 기업은 더 이상 국민의 존경과 사랑을 받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정책의 흐름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천년기업과 만년정부

이에 따라 세계화를 지향하는 국제사회의 일류 기업들은 전통적인 재무제표식 경영방식에 머무르지 않고 기업경영의 투명성, 윤리경영,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환경생태계 지속성에 대한 기여도 등을 한데 묶어 기업의 사회경제적·환경생태적 지속가능성 보고활동을 자발적으로 실천하기 시작했다. 전통적으로 영리만을 추구하던 기업활동이 단순히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경제적 기여도 증대에 머물지 않고, 그 외연을 넓혀 사회와 환경생태계에 대한 공헌도를 높임으로써 주주와 고객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정부, 기업,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하여금 개별기업이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얼마나 공헌하고 있는지 평가하게 하고 그 결과에 기초하여 기업(혹은 제품)을 선택하게 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기업은 그에 부합하는 기업이미지와 기업정체성(CI)을 소비자의 뇌리에 각인시키려는 노력에 힘을 쏟고 있다. 2004년 현재 세계 100대 기업 중 51개, ‘글로벌 포천 250’ 기업의 45%, 총 42개국 1200여 기업과 기관이 1997년 유엔환경계획(UNEP) 산하 ‘Global Reporting Initiative(GRI)’와 ‘CERES’가 공동으로 작성한 지침서에 따라 자발적으로 기업별 지속 가능성 보고서를 작성하고 외부기관의 검증을 받아 대외에 발표하고 있다.

2004년 10월 포스코의 지속 가능성 보고서를 검증한 호주의 회계감사 용역기관 Ernst & Young에 따르면, 매년 지속가능성 보고활동에 참여하는 세계 주요기업 대표의 94%가 이 활동을 통해 기업의 영업활동에 공적 이익을 얻었다고 밝히고 있다. G1000(세계 1000대 기업) CEO들도 각종 지속가능 관련 계획을 실행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기업이윤이 희생되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주주들의 주식가치가 높아진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5년 동안 주주 참여 지속가능성 기업활동을 전개한 기업들의 평균 주식가치는 일반기업(19%)의 두 배가 넘는 43% 상승했다.

그에 따라 미국이나 영국 같은 주요 선진국 정부도 삶의 질을 나타내는 각종 지표를 개발하는 한편, 기업들에게 연차보고서의 일부로 환경과 사회적 리스크(risks)를 조사해 공표할 것을 규정하기에 이르렀다. 필립스는 세계 각지의 5만여 협력사에 지속가능성 실천 보고활동을 권장하고 그에 따라 사업계약을 맺거나 갱신하고 있다. 그 결과 유럽에서는 윤리경영기금이 크게 늘어나 지속가능성 참여기업들의 신규 내부 투자자금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2조달러에 달하는 포트폴리오 자산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경영에 연계되고 있다.

특히 널리 알려진 다우존스 지속가능성 지수(Dow Jones Sustainability Index)에 채택되는 기업은 그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한국의 삼성SDI가 그중 하나다. 이처럼 기업의 지속가능성 실천활동은 일과성 요식행위가 아니라, 지속적인 발전과 정체성 확립을 위한 나침반 구실을 하고 있다.

사과 안 열리는 ‘침묵의 봄’

요즈음 서울은 해마다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2003년 한 해 동안 서울의 총 일조시간은 1449.7시간으로 하루 평균 3.97시간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5년 사이 무려 31%나 줄어든 수치로 사과나무가 제대로 자라기 어려운 수준이라 한다. 서울이 바야흐로 ‘어둡고 우울한’ 도시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전국에서 나타나고 있어 일부 지역에서는 아예 사과, 배, 복숭아 등 과실나무에 꽃은 피었으나 착과가 되지 않는 이상징조마저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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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성훈 중앙대 교수, 경실련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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