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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장성진급비리 수사기록 & 기무사 ‘비위자료’ 전문

남재준 육참총장, “기무자료 ‘검증 말고’ 심사에 활용하라”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육군장성진급비리 수사기록 & 기무사 ‘비위자료’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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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무자료 210건 중 ‘유력경쟁자’ 17명 것만 골라 진급심사위 제출
  • ●인사검증위 안 거친 기무자료를 인사검증위 양식으로 재작성
  • ●기무 장교 군검찰 진술 “정확한 정보라기보다는 첩보”
  • ●똑같이 ‘비위사실’ 있는데 누구는 빼고, 누구는 넣고…
  • ●아파트 관리비 미납, 부인 불륜이 진급탈락 사유?
육군장성진급비리 수사기록 & 기무사 ‘비위자료’ 전문
“2004년 9월30일 혹은 10월1일경 총장실에서 진급심사대상자 100여명의 헌병자료 및 200여명의 기무자료를 총장님으로부터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총장님이 ‘기무자료는 검증 없이 활용하되 진급돼서는 안 될 인원을 배제할 수 있도록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그에 따라 기무(기무사)자료는 인검위(인사검증위원회, 이하 인사검증위)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고 활용을 하였고….”

육군본부(이하 육본) 인사참모부 인사관리처장 L준장이 군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이다. 한마디로 남재준 참모총장이 건넨 기무자료를 진급심사에 적극 활용했다는 얘기다.

육본측은 수사 초기부터 재판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까지 장성진급인사는 적법한 과정을 통해 이뤄졌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항변해왔다. 남 총장은 ‘시스템 인사’를 유난히 강조했다. 남 총장의 말대로 장성진급인사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디지털심사라는 과학적인 방법으로 이뤄졌다. 또 적법한 방법으로 심사가 진행됐다는 육본측 주장도 그다지 틀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왜 군검찰은 ‘무고한’ 육본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가. 위 L준장의 진술은 이런 의문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군에서 진급심사과정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있다. 이 비밀의 문을 따는 열쇠는 기무자료다. 비위자료, 지휘참고자료 또는 존안자료라는 다소 위압적인 별칭이 붙어 있는 바로 그 자료다. 기무자료가 군 인사 때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기무자료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기무사 요원이, 수집한 첩보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은 정상활동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자료가 부적절하게 이용되는 것이 문제다. 수사자료가 아니라 첩보자료인 까닭이다.

“인사검증위 거친 것처럼 꾸며”

이와 관련해 비리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은 두 가지다. 하나는 사실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기무자료를 진급심사위원회에 넘긴 것이다. 규정상 진급심사에 활용되는 모든 인사자료는 인사검증위를 거쳐야 한다. ‘육군 인사검증위원회 운영방침’에 따르면 인사검증위는 ‘도덕성 품성 자질과 관련한 각종 진급관련 자료에 대해 개인 해명기회를 부여하고 현장실사 등을 통해 사실여부를 검증, 진급심사위원회에 제공한다.’

그런데 기무자료의 경우 남 총장 지시에 따라 인사검증위를 거치지 않고 진급심사위원회에 제출됐다. 더욱이 그 과정에 육본측은 기무자료가 인사검증위를 거친 것처럼 보이도록 허위공문서를 작성한 혐의까지 받고 있다.

문: 인사검증위원회에서 검증을 거치지 아니한 자료에 대해 인사검증위 명의의 도장을 찍은 사실이 있나요.답: 예. 있습니다.문: 그 경위를 자세히 진술하시오.답: 2004년 10월초 인사관리처장 L(준장)로부터 Y(인사검증위 소속·대령)담당관이 문서를 받아왔는데, 검증위에서 사용하는 ‘심의참고자료’와 동일한 양식으로 작성된 것이었습니다. Y담당관이 저에게 이 자료를 주면서 ‘인사관리처장인 L이 준 자료인데 진급심사위원회에 제공해야 하니 도장을 찍어라’고 했습니다.문: 피의자가 받은 위와 같은 문서가 모두 몇 부였나요.답: 예. 모두 17부였습니다.(인사검증위 J중령 군검찰 진술)

L준장이 남 총장한테 받은 기무자료는 모두 210건이다. 또 하나의 비리의혹은 바로 왜 210명에 대한 자료 중 유독 17명에 대한 자료만 인사검증위를 거치지 않은 채 심사에 활용했느냐는 것이다.

17명은 자력, 즉 근무평정 점수만으로는 모두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었다. 진급과에서 작성한 ‘진급내정자’ 52명과 경쟁관계이던 그들은 사실상 진급당락을 결정짓는 잠재역량 평가에서 하나같이 최하위 등급을 받아 탈락했다. 말할 것도 없이 기무자료에 있는 ‘비위사실’ 때문이었다. 기무자료를 잣대로 유력 진급대상자 17명을 탈락시킨 것, 이것이 바로 장성진급비리의 핵심이다.

“진급대상자 우열을 평정 등 기초자료로는 변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진급대상자에 대한 부정적 인사참고자료가 심사위에 제출되면 거의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고 보면 됩니다.” (전 진급계장 R대령 군검찰 진술)

문: 검찰관이 확인한 바로는 참모총장이 기무부대뿐만 아니라 헌병에서도 지휘참고자료를 받았으며 그 양이 합쳐서 300건이 넘으며 그 중 아주 극소수 인원인 17명에 대한 자료만 뽑아서 사용했는데, 이 점은 어떻게 생각하나요.답: 나머지 인원은 유력한 경쟁자가 아니지 않았나 싶습니다.(인사검증위 Y대령 군검찰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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