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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눈으로 본 정치

박근혜 대표 핵심 2인방의 장수비결

전여옥: 박근혜라면 ‘화장실 정치’도 함께
유승민: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정치인생 ‘올인’

  • 글: 이승헌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ddr@donga.com

박근혜 대표 핵심 2인방의 장수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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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도 있었다. 지난해 말 열린우리당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평소 잘 알고 지내던 A의원과 말싸움이 붙었다. 그 와중에 A의원이 “왜 말을 그렇게 하냐”며 전 대변인을 살짝 밀었다고 한다. 그러자 전 대변인은 “아니, 지금 체육과 나왔다고 몸싸움하자는 거예요” 하고 몰아붙였고 A의원은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공식적으로는 문과대를 졸업한 것으로 되어 있는 A의원이 사실 다른 대학 체육과를 다니다 편입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몸싸움을 시작하니 화가 치밀어올라 그런 말을 하게 됐다”는 게 전 대변인의 후일담이다.

가끔은 대변인의 본분(?)을 벗어나 기자들에게도 유감없이 자기 생각을 말한다. 지난 2월 초 정부가 ‘과거사 진상규명 7대 과제’를 발표하자 한 방송사 기자가 전 대변인에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체제 등에 대해 공감을 표하는 발언을 카메라를 보며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전 대변인은 기자실이 떠나가라 고함쳤다.

“도대체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 이러니 방송개혁을 하자는 말이 나오는 것 아니냐!”

워낙 기세가 등등해 당시 전 대변인 옆에서 말을 듣고 있던 한 방송사 기자는 “우리 회사에서는 요구한 적 없는데요”하며 머쓱해했다.



순진이냐, 충성이냐

전 대변인은 입버릇처럼 “2007년 대선에서 패하면 즉시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말한다. “한나라당이 야당 생활 청산하고 집권하는 것 보려고 입당했지, 내가 국회의원 몇 번 더 하는 것에는 관심 없다. 사실 지금 그만두고 집필하고 강연 활동에 집중하면 더 윤택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여러 비례대표 의원이 2008년 총선에서 나설 지역구를 물색하고 몇몇은 이미 지역구를 닦고 있지만, 전 대변인은 별 관심이 없는 듯하다. 강원 출신인 전 대변인은 “평소 강원도에 거의 갈 일이 없다”고 한다. 다시 말해 적어도 정치판에서 별로 두려울 게 없다는 것이고, 대변인을 맡는 동안은 애당심 차원에서라도 당 대표를 보좌하는 데 진력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곧 박 대표와의 친소 여부로 친박(親朴)과 반박(反朴)으로 나뉜 한나라당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충성심으로 투영된다. 평소 정치인의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로 애국심을 꼽는 박 대표의 인식 구조와 어느 정도 궤를 같이 하는 대목이다.

이런 전 대변인은 각종 회의석상에서 박 대표에 대한 지원 사격을 서슴지 않는다. 지난해 8월 전남 구례에서 열린 의원연찬회에서 이재오, 김문수 의원 등이 박 대표의 정수장학회 이사장직 사퇴 등을 거론하며 맹공을 퍼붓자, 전 대변인은 지난해 총선 당시 박 대표가 이들의 지역구를 돌며 지원 유세한 것을 곧장 거론했다. 그러고는 “도와달라고 할 때는 언제고, 남자들이 이럴 수 있느냐”며 반격을 가했다. 박 대표는 다음날 전 대변인의 논리를 확대 발전시켜 장장 40여 분간 이 의원을 비판하며 탈당을 요구했다.

3월에는 당내 소장파 의원들의 모임인 ‘새정치수요모임’에서 박 대표를 겨냥해 조기 전당대회 실시를 요구했다. 그리고 한 회의 석상에서 이규택 최고위원이 조기 전대 요구를 조선 말 갑신정변에 비유하며 비판하자, 소장파인 김희정 의원이 그 유명한 ‘충신, 매국노’ 발언으로 맞서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평소 소장파와 반박(反朴) 진영을 이끄는 이재오 의원 등에 대해 분노를 응축해왔던 전 대변인은 “당장 사과하라”며 김 의원을 윽박지르기에 이르렀다. 사실 다른 대변인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중립을 지키는 게 보통이다.

전 대변인은 기자와 수차례 만나 반박 성향의 의원들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자기네들이 도대체 지난해 탄핵 이후 당을 위해 한 게 무엇이 있다고 박 대표를 이렇게 흔들어댈 수 있느냐. 자기네들에게 대안이 있나. 없다면 일단 박근혜로 가야 할 것 아닌가. 지금 내가 대변인이니까 이 정도로 해두지, 언젠가 대변인직을 벗어 내 어깨의 짐이 가벼워진다면 정말 가만두지 않겠다.”

순발력, 그러나 가끔은 독이 되는…

전 대변인이 박 대표 체제에서 중용되는 이유 중 하나로 뛰어난 순발력을 빼놓을 수 없다. 정당 대변인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인 논평 작성 속도는 대한민국 당 대변인 중 가장 빠른 편이고, 1인당 논평 생산량도 마찬가지다. 각종 회의 내용의 브리핑은 물론, 대변인의 주요 임무 중 하나인 정치적 현안에 대한 당의 방향 설정도 비교적 빠른 편이다.

전 대변인이 박 대표의 의중을 심대하게 왜곡 해석했다는 말도 아직은 들리지 않는다. 지난해 몇 차례 대변인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며 방송인 출신 초선 의원들이 유력하게 하마평에 올랐지만 결국 없던 일로 된 것도 이런 점들이 고려됐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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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승헌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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