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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의 재구성’, 이인제 의원 수뢰사건의 경우

오만과 편견의 덫에 걸린 ‘거물급 유죄 만들기’

  •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수사의 재구성’, 이인제 의원 수뢰사건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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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검 중수부, 수사의 기본인 ‘계좌추적’부터 소홀
  • 이 의원 전 공보특보 김윤수씨의 잇단 진술 번복
  • 돈 건넸다는 이 의원 부인과의 대질신문 생략
  • 항소심 재판부, “돈 전달한 경위·시점 불명확해 김씨 진술 신빙성 없다”
  • 김씨, 가중처벌 받지 않으려 허위진술했을 가능성
‘수사의 재구성’, 이인제 의원 수뢰사건의 경우

2004년 5월17일 충남 논산시 취암동 자신의 지구당 사무실 앞에서 검찰 관계자에게 강제 구인되고 있는 이인제 의원.

“차라리암살을 당하면 동정이나 받지만, 돈을 받아먹었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지 않은가.”

2004년 5월19일. 2002년 대선 직전 한나라당으로부터 2억5000만원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던 이인제(李仁濟·57) 의원(자민련)은 끝내 눈물을 떨궜다. 법정에서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가 ‘계획된 정치탄압’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러나 ‘이론(異論)의 여지’는 있었다. 2005년 6월21일 서울고법 형사5부(이홍권 부장판사)는 이 의원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로써 이 의원은 1년여의 법정싸움에 종지부를 찍었다. 하지만 그가 정치인으로서 입은 간단치 않은 상처에 대한 책임까지 ‘무죄’인 것은 아니다. 그 책임의 주체는 물론 검찰이다.

정치인 수뢰사건에서 무죄가 선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번 사건 수사의 시종(始終)을 찬찬히 뜯어보면, 거물급 인사에 대한 ‘유죄 만들기’를 거듭해온 무리한 검찰 수사의 축소판임을 확인할 수 있다.

돈 전달한 날짜도 기억 못해

이인제 의원이 불법정치자금 수사에 휘말리게 된 것은 한나라당 불법대선자금 수수사건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기업들로부터 모금한 돈의 행방을 추적하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안대희)는 이른바 ‘출구조사(대선자금 사용처 수사)’ 과정에서 이 의원의 전 공보특보 김윤수(51)씨의 범죄혐의를 포착했다.

검찰은 2004년 2월18일 김씨를 긴급체포한 뒤 그에게서 “2002년 12월초, ‘대선에 출마한 이회창 후보의 지원유세를 이인제 의원이 해줬으면 한다’는 부탁과 함께 한나라당 관계자에게서 현금 2억5000만원씩 든 상자 2개를 받아 며칠 뒤 이중 1개를 이 의원 집에서 그의 부인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검찰은 이 의원을 수사키로 하고, 2월24일 검찰 출두를 요구한다.

검찰의 잇단 소환 요구에 계속 불응하면서 4·15 총선기간을 지나 5월3일부터 14일간 충남 논산시 자민련 지구당사에서 지역구 당원과 함께 바리케이드와 가스통까지 동원해 철야농성을 해가며 버티던 이 의원은 결국 5월17일 정치자금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돼 6월4일 검찰에 의해 기소된다. 이어 2004년 10월21일의 1심 판결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억5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런 그에게 왜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판결을 뒤엎고 무죄를 선고할 수밖에 없었을까.

이 의원에 대한 공소사실 요지는 김윤수씨의 진술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와 이 의원의 변호인들이 낸 변론서, 법원의 판결문 등을 종합해보면, 검찰이 수사 및 공판과정에서 이 의원의 공소사실을 범죄행위로 입증하지 못한 까닭이 분명히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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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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