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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 3월호 ‘경수로 청산비용 한국 전담 합의’ 보도, 석 달 만에 사실로 확인

‘결정 후 6개월간 비공개’는 정치적 고려 때문?

  •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신동아 3월호 ‘경수로 청산비용 한국 전담 합의’ 보도, 석 달 만에 사실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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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 3월호 ‘경수로 청산비용 한국  전담 합의’ 보도, 석 달 만에 사실로 확인

“신포 경수로 청산비용을 전부 부담하고, 대신 공사현장의 자산을 인수하는 방안이 관계국간에 합의됐다”고 보도한 ‘신동아’ 3월호 기사.

5·31지방선거 결과가 모든 언론매체를 뒤덮다시피 한 6월1일 새벽, 미국 뉴욕에서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집행이사회가 열려 북한 함경남도 신포 경수로사업을 공식 종료한다고 결의했다. 문제의 경수로는 2005년 11월 사업종료가 결정됐고 올 1월에는 건설인력도 완전 철수해 이미 사실상 종결된 상태였다. 남은 쟁점은 수천억원에 달하는 청산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의 문제뿐이었다. 특히 미국과 일본측이 “청산비용을 부담할 수 없다”고 밝힘에 따라 국내에서는 “한국이 청산비용까지 떠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2월 중순 발매된 ‘신동아’ 3월호는 “한·미·일, ‘경수로 청산비용 한국 전담’ 합의” 기사(114쪽)를 게재했다. 복수의 한미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한 이 기사는 “한국이 청산비용을 부담하는 대신 관련 기자재를 인수하는 방안이 외교당국 채널을 통해 이미 올 1월 사실상 합의됐다. 이 방안은 양국 정상에게 보고되어 최종 승인을 받았으나 KEDO 차원의 절차문제와 한국 내 반발여론 등 정치적 민감성을 고려해 ‘비공개’가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석 달 후인 6월1일, KEDO 집행이사회는 ‘경수로 기자재에 대한 권리를 한국전력공사에 양도하는 대신 한전이 모든 청산비용을 부담한다’고 결의했다. ‘신동아’ 보도가 사실로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건설비용의 70%를 부담한 한국이 청산비용까지 전담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비판이 제기되자, 통일부는 “인수한 자산의 규모가 청산비용을 상회할 것이므로 추가부담은 없다”는 설명자료를 발표하고 진화에 나섰다.

“지방선거 앞두고 정치쟁점화하면…”

눈길을 끄는 것은 ‘신동아’ 3월호 보도가 나간 직후 정부가 기사내용을 전면 부인했었다는 사실이다. 통일부는 2월17일 곧바로 “보도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우리 국익에 최대한 부합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원칙”이라는 ‘해명자료’를 발표했다. 관계 당국자들도 ‘적극적인 부인’에 나섰다. 통일부 장선섭 경수로기획단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청산비용을 우리가 전액 부담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고,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2월23일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을 통해 “한국 정부가 비용을 일방적으로 부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 장관은 4월17일에도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 출석해 “우리 정부가 다른 나라가 안 내는 비용을 추가로 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신동아’는 이미 합의가 사실상 끝난 상태라는 증거를 추가로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장선섭 단장의 경우 2월 말과 3월 초 사이 열린 몇 차례의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자산과 비용을 함께 인수하는 것으로 정해졌으며 매우 지엽적인 문제가 남아 있을 뿐”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가 기사내용을 부인하는 해명자료를 낸 얼마 후 한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에게 익명을 전제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외교적인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당국이 진행방향을 확인해주지 않는 것은 협상상대를 배려하는 국제관례다. 공식적으로 종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동아’ 기사를 사실로 인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조만간 공식합의가 발표될 것이다.”

6월1일 합의가 이뤄져 ‘신동아’ 기사가 사실로 확인된 후 기자는 몇몇 당국자에게 “결국 2월 중순의 해명은 거짓말 아니었느냐”고 물었다. 정부 당국자들은 “이 장관이나 장 단장이 당시 상황에서 틀린 말을 한 것은 아니다”라는 공식답변을 내놓았다. KEDO 이사회 차원에서 공식합의가 나온 상태는 아니었으므로 “합의된 것은 없다”고 한 것이고, 확보한 자산의 금액이 청산비용을 상회하므로 ‘비용을 추가로 혹은 일방적으로 부담’하는 것은 아니라는 논리다. 한 안보부처 관계자는 “2월 중순 당시 이미 ‘사실상 합의한 상태’였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답 대신 멋쩍게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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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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