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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대망론’

“왼쪽, 오른쪽에서 센터링하면 ‘중앙공격수’는 골 넣게 돼 있다”

  • 조인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ij1999@donga.com

‘정운찬 대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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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대망론’

‘야구 마니아’로 알려진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열린우리당뿐만이 아니다. ‘고건 대세론’에서 빠져나온 민주당도 통합신당을 염두에 두며 정 전 총장에게 노골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지키고 시장경제를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대통령으로 나와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 범여권의 대선 후보로 정운찬 전 총장 같은 분도 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여권의 핵심관계자는 “20, 30대 젊은층과 수도권 중산층, 호남 및 충청에 있던 전통적 지지기반을 회복시킬 요소를 다 갖췄다”며 정 전 총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수도권의 한 여당 의원은 “미국이든 한국이든 지금 세계적 대세인 정치지형을 보라. 왼쪽, 오른쪽에서 다 중앙으로 센터링하고 있다. 그러다보면 중앙공격수는 발만 갖다 대도 골을 넣게 돼 있다”고 비유했다. 최근 한 언론사에서 대권후보군(群) 성향조사를 한 결과 현재의 대선 잠재 후보들은 1~10까지의 이념 스펙트럼에서 모두 ‘중도’에 해당하는 4.5~5.5를 기록했다. 이는 후보들이 보수와 진보라는 원래의 정체성을 감추고 ‘작전상 중도’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이 의원의 분석이다. 이런 현실에서 원래 중도 성향이 강한 정 전 총장이 더욱 돋보일 수 있다는 진단이다.

‘시대정신’의 어드밴티지

단순히 정치공학적 관점에서 정 전 총장이 거저 먹고 들어가는 점수는 얼마나 될까. 초선에서 3선까지 여당에서 선거를 몇 번 치러본 몇몇 의원과 보좌관을 만나 그들의 의견을 종합해봤다.

먼저 정 전 총장의 출신지는 충남 공주다. 여권후보가 누구든 호남에서의 싹쓸이가 재현된다고 가정할 때 결국 누가 영남과 충청에서 기본 표 이상을 얼마나 더 얻느냐가 관건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적어도 호남 출신 후보보다는 고향표라는 ‘비빌 언덕’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은 큰 이점이라 할 수 있다. 직선제 이후 20년간 ‘TK-PK-호남-PK’ 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니 인구비례든 뭐든 ‘한 번은 충청도 차례’라는 한국인 특유의 ‘배려 정서’가 번질 법도 하다.



다음으로는 헌법보다 상위에 있다는 이른바 ‘국민정서법’을 통한 ‘여론재판’에서 그가 문제없이 통과할 수 있겠냐는 부분.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도 사실상 아들의 병역 문제가 최대 패인이 된 데서 보듯 재산, 병역, 친·인척 관리, 부동산 문제 등에서의 오점은 후보 결격사유와 직결된다. 정 전 총장의 경우 아직 본격적인 검증은 이뤄진 바 없지만 그는 오래전부터 최소한 서울대 총장 직무를 무난히 수행할 수 있을 정도의 주변관리는 해놓았다는 게 지인들의 평가다.

정 전 총장의 1남1녀 중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아들은 이미 병역을 마쳤다. 정 전 총장이 미국 컬럼비아대 비즈니스 스쿨 교수 시절인 1970년대 후반에 현지에서 태어났지만, 아무 잡음 없이 시민권을 포기하고 병역의무를 다한 것은 ‘노블레스 오블리주’ 차원의 접근법이 고개 들면 ‘플러스 알파’로 작용할 소지도 있다. 그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한 인사는 “모 대기업이 ‘알아서 모시기’ 차원에서 그의 아들에게 구조조정본부의 좋은 자리로 입사 오퍼를 했으나, 정 전 총장이 괜시리 입방아에 오를까봐 거절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386 정치인들이 즐겨 거론하는 ‘시대정신’을 놓고 봐도 정 전 총장은 불리할 게 없다. 그는 경제와 민생이라는 화두 앞에서 빛을 발할 수 있는, 경제학·금융학 전문가라는 배경을 지녔다. 이 때문에 다른 후보의 경제정책을 비평할 때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더할 수밖에 없다.

교육 양극화가 대선 이슈로 떠오른다고 해도 저소득층, 농어촌 자녀 특별입학전형을 만든 당사자로서 어드밴티지가 남다르다. 그가 일관되게 주장해온 ‘고교입시 부활’도 정책으로 가다듬어질 경우 휘발성을 지닐 것이라는 전망이다. 좀 과장해서 부모의 재산 정도에 따라 갈 수 있는 학교가 정해진 지금 상황에서는 교육 양극화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개천에서 더 많은 용이 나려면’ 강북이나 지방에도 경쟁구도를 통해 들어갈 수 있는 명문고를 육성해야 하고, 그러다보면 자연히 강남 쏠림 현상은 완화될 것이라는 논리다. 이는 중산층 이상에서 소구력이 높은 그의 ‘경기고-서울대’ 브랜드가 서민층에도 어필할 수 있는 배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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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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