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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보수 ‘유일 아이콘’ 김용갑 연구

계산된 과장, 면밀한 타이밍… 그의 주적(主敵)은 대중의 무관심?

  • 이동훈 한국일보 정치부 기자 dhl3457@naver.com

수구보수 ‘유일 아이콘’ 김용갑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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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당이 보수 이미지를 갖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두 사람은 김용갑(金容甲·71) 의원과 정형근(鄭亨根·62) 의원이다. 그런데 정 의원은 최근 대북 유화 발언으로 ‘전향’을 시도 중이다. 이제 ‘김용갑’이라는 이름 석자는, 수구보수의 ‘유일 아이콘’이 됐다. 흥미로운 것은 언뜻 한나라당에 별 도움이 안 될 것 같은 김용갑 의원을 극구 감싸는 한나라당 내부 분위기다. 강재섭 대표는 김 의원 대신 벌을 받겠다고 나설 정도다. 김용갑에게 ‘구시대적 미련’이 남아서일까. 아니면, ‘신비한 매력’이 있어서일까.
# 장면 1

수구보수 ‘유일 아이콘’ 김용갑 연구
2004년 2월27일 저녁. 국회 기자실로 한나라당 김문수 공천심사위원장이 들어섰다. 17대 공천정국에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던 그의 얼굴 위로 카메라 플래시가 연신 번쩍였다.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경남 밀양·창녕 단수 후보로 김용갑 후보가 최종 확정됐다.”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개혁공천을 한다더니 어떻게 된 거냐’는 비아냥 섞인 분위기가 확실히 감지됐다. 당시 출입기자들에게 한나라당의 김용갑 공천 여부는 개혁공천 여부를 가늠할 시금석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그를 자를 수만 있다면 한나라당의 개혁성을 인정해주마. 그런데 다른 인사 수십 명을 자르고도 그를 자르지 못한다면 인정 못한다.’ 적지 않은 한나라당 당직자도 이런 잣대를 갖고 있었다. 늘 자신감 있던 김문수 위원장이었지만 이날은 그렇지 못했다. 말꼬리가 늘어졌다.

“김용갑 의원의 극단적 이미지 때문에 당에 부담이 되지 않느냐는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결국 공천심사위원들의 투표 끝에 공천을 주기로 결정했다. 소장파들의 낙천 요구에 공천심사위원들이 역으로 흔들린 것 같기도 하다.”

‘제거대상 1호’의 놀라운 생명력

# 장면 2

2006년 11월27일 오전.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갑작스러운 요청이어서 기자들이 수군대며 국회 2층 당 대표실로 모여들었다. 강 대표가 입을 열었다.

“이번에 김용갑 의원 등 징계회부 의원들에 대한 일벌백계 대신 제가 당 대표로서 십자가를 질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윤리위에 간곡히 요청한다.”

김용갑 의원은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의 통일부 국정감사장에서 “광주 해방구”라는 발언을 했다. 전후문맥과는 상관없이 ‘광주’라는 민감한 지역이 ‘해방구’라는 색깔론적 어휘와 함께 김 의원의 입을 통해 거론되면서 문제가 됐다.

김 의원은 2006년 10월25일 치러진 창녕군수 선거에선 당이 공천한 후보 대신 무소속 후보를 지원했다. 당 공천심사위가 김 의원이 민 후보를 탈락시키자 그 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김 의원은 그를 지원한 것이다. 그리고 그 후보가 결국 승리했다.

이 두 ‘죄목’으로 김 의원은 윤리위에 회부됐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의 첫 외부영입 윤리위원장인 인명진 목사와 맞닥뜨렸다. 인 위원장은 김 의원에 대한 징계를 다짐했다. 두 사람 간에 날카로운 설전이 벌어졌다. 양측의 긴장이 최고조에 이를 즈음 강 대표가 십자가를 지겠다고 자처한 것이다.

2년9개월 사이에 벌어진 두 장면은 김용갑 의원이 한나라당 안에서 차지하는 묘한 위상을 웅변한다. 그는 공천 때마다 소장파 등 당내 개혁 블록으로부터 ‘잘려야 할 0순위’로 꼽혔다. “때만 되면 색깔 발언으로 한나라당에 수구 꼴통의 이미지를 덧씌우는 문제인물”이라는 비판이 늘 그를 따라다녔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결국 그를 내치지 못했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그는 철저히 ‘보호’ 받았다. 왜 한나라당은 김용갑을 못 버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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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한국일보 정치부 기자 dhl34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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