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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 축소판, 이명박-이시하라 신타로 비교

경제회복 열망 VS 보수우경화 발판으로 성장, 대권 꿈은 누가 먼저?

  • 이창위 대전대 교수·국제법 chweelee@dju.ac.kr

한일관계 축소판, 이명박-이시하라 신타로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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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관계가 경색돼 있다. 2년 전 노무현 대통령의 대일 강경정책 선회 이후 좀처럼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합리적인 한일관계 정립을 위해 적절한 대일 정책을 수립하려면 일본 사회의 흐름을 이해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같은 시기에 서울과 도쿄의 수장을 지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의 정치적 행보를 비교해 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서울과 도쿄의 관계는 한일관계의 축소판과 다름없으며, 더욱이 이 전 시장은 유력한 대선후보 중 한 사람이고 최근 도쿄도지사 3선(選)에 성공한 이시하라 신타로 지사는 일본의 핵심 우파 정치인으로 여러 차례 총리 물망에 올랐다.
한일관계 축소판, 이명박-이시하라 신타로 비교
이명박(李明博·66) 전 서울시장은 단임으로 시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곧바로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시작했다. 한나라당 경선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지만, 만일 이 전 시장이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경선에서 승리한다면 대선에서도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75) 도쿄도지사는 지난 4월, 일본 통일지방선거에서 51%의 득표율로 여유 있게 3선(選)에 성공했다. 이시하라 지사는 중의원 의원 시절부터 자민당 총재직에 도전했으며, 그동안 여러 차례 총리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비정치인 출신에 대한 호감

이명박 전 시장과 이시하라 지사는 비(非)정치인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전 시장은 고학으로 대학을 마치고 현대건설에 입사해 CEO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고, 이시하라 지사는 23세에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인기 작가 출신이다. 젊은 나이에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두 사람은 역경을 딛고 현재 한일 양국의 주목받는 정치인이 됐다.

두 사람에 대한 양국민의 관심과 지지는 다른 정치인을 향한 것에 비해 월등하게 높다. 그러나 지지의 이유나 배경은 전혀 다르다. 이 전 시장에 대한 지지는 대기업 CEO와 서울시장으로서 이룩한 업적에 대한 평가이지만, 이시하라 지사에 대한 지지는 일본 사회의 보수우경화에 따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자연히 두 사람의 정치에 대한 인식과 접근방법도 다르고, 그러한 차이가 현재 두 사람의 정치적 위상을 결정한 요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 장면 1

2006년 11월8일 오후 2시 도쿄대 야스다 강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준비한 원고를 읽으면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세계도시를 향한 서울의 꿈’을 주제로 서울시장 시절의 행정 성과와 경험, 그리고 새로운 한일협력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1층을 가득 메운 500여 명의 청중은 강연을 경청했고, 개중엔 부지런히 받아 적는 이도 있었다. 일본 대학에서는 이런 강연에 학생을 동원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청중은 교수나 전문가, 공무원 등 30대 이상 연배가 대부분이었다.

“청계천 복원에 대해 많은 사람이 기술적인 문제, 교통난, 이해갈등을 들어 불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철저한 현장조사, 치밀한 계획, 신공법과 최신 기술 투입, 그리고 원칙과 성의 있는 설득으로 임했습니다. 하루 17만대에 이르던 통과 교통량을 적절히 분산, 감소시켰습니다. 현지 주민 및 이해 당사자와 만난 횟수는 4200여 회에 달했습니다. 조기 완공을 위해 여러 회사가 구간별로 동시에 작업하도록 했으며, 모든 공무원이 자신의 일처럼 뛰었습니다. 그리하여 2003년 7월에 공사를 시작한 지 2년여 만인 2005년 10월, 복개된 지 40여 년 만에 청계천은 다시 태어났습니다. 복원된 청계천은 직장인의 휴식 공간 및 학생들의 자연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강연이 끝난 후 패널리스트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청계천 복원을 가능하게 한 리더십과 그 비결을 묻는 질문이 주를 이뤘다. 당시 청중의 관심이 다른 사업보다 청계천에 집중된 것은 도쿄가 유사한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었다. 도쿄도 서울과 마찬가지로 노후지역의 재개발, 특히 도심 하천 위의 고가도로에 대한 처리가 현안이지만 아직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다. 예컨대 니혼바시 지역은 고가도로들이 입체 거미줄처럼 이중, 삼중으로 교차하고 있어 지역의 큰 골칫거리다.

도쿄도가 하천 복원이나 고가도로 처리에 성과를 못 내고 있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나라에 비해 더 신중한 일본의 국민성이나 공무원들의 복지부동(伏地不動)이 문제일 수도 있고, 천문학적인 보상비와 건물주·지주들의 이해 대립도 걸림돌이다. 그러나 일본 내에선 무엇보다 지도자의 추진력 내지 자질 부족이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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