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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콘크리트 운하 폐기…‘친환경’ 아니면 안 만든다”

‘한반도 운하’는 내전(內戰) 중… 콘셉트 전면 수정

  • 최영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ftdog@donga.com

이명박 “콘크리트 운하 폐기…‘친환경’ 아니면 안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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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하 전체를 생태공원화
  • 이명박 “운하 만들면 경부축 고속도로 더 안 만들 것”
  • 정책위의장 ‘토목 출신…’ 문건에 발끈한 MB
  • 환경파괴 논란 빚은 조령 수로터널, 쌍터널에서 단선터널로
  • 터널 앞뒤 제외한 운하 전 구간 인공수로 배제
  • 수변(水邊)에 정화식물 군락, 나무 숲, 자연습지 조성
  • 김포-구리 한강 수변 시멘트 뜯어내고 자연친화 공간 검토
  • 논란 부른 강변 여과, 취수원 이전, 이중수로에 운하 실무진 부정적
이명박 “콘크리트 운하 폐기…‘친환경’ 아니면 안 만든다”

강원도 홍천의 수중보. 보가 있어도 유속은 줄어들지 않는다.

한나라당이 이명박 후보의 최대 정책공약인 ‘한반도 운하’를 놓고 논란에 휩싸였다. ‘사분오열’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이런 혼란은 이미 대통령 후보 경선과정에서 그 싹이 자라고 있었다. “운하를 만들면 나라가 망한다”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던 박근혜 후보측 의원들이 한나라당이라는 배에 동승하고 있는데다, 경선 중립을 선언하고 ‘중간 섹터’에 머물며 운하에 대한 ‘학습’이 전혀 없었던 의원들이 본선을 앞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선 승자인 이 후보 캠프는 겨우 몇 달 만에 말을 바꿀 수는 없는 박 후보측 의원들에 대해선 ‘그러려니’ 하는 분위기다. 갈등 양상은 중간 섹터에 있던 의원들로부터 비롯됐다. 한나라당의 책사로 알려진 윤여준 의원은 한나라당 경선이 끝난 직후 ‘주간동아’ 인터뷰에서 “운하는 대통령 공약으로는 적당하지 못하다”고 단언했고, 당 정책위의장이 된 이한구 의원은 캠프 핵심 전문가를 찾아가 ‘운하의 전면 재검토’를 타진했다고 한다.

심지어 이 후보 캠프 내 ‘한반도대운하 특별위원회’가 소속된 ‘일류비전국가위원회’ 위원장인 김형오 의원은 “대운하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이나 자료를 받은 의원이 거의 없고, 캠프 사람들도 내용을 잘 모른다”며 ‘끝장 토론’을 제의했다가 거절당했다. 이렇듯 분란이 계속되자 그간 운하정책을 준비해온 캠프 내 일부 실무자들은 “운하를 포기한다면 캠프를 떠날 것”이라며 배수진을 치기도 했다.

당내 운하 전쟁

이 후보는 논란이 빚어질 때마다 운하 관련 조직과 그에 관여한 멤버들을 따로 모아 “운하 공약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고 진화하며 운하 건설 강행을 약속했다. 그러나 경선 중간 섹터 의원들의 저항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10월1일 이한구 정책위의장이 또 한 번 ‘대형 사고’를 친 것. 이 의장이 당내 각 정조위원장에게 보낸 ‘이 후보 공약에 대한 정책의장 검토 의견’이란 문건의 내용은 당내에서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내수시장 살리자고 한반도 대운하를 한다? 토목 출신 강조하려는가. 선진국 타입의 경기회복 정책은 없는가?”

지금껏 의원들의 비판을 묵묵히 지켜보던 이 후보도 이 대목에선 발끈했다는 후문이다. 캠프 관계자는 “후보뿐만 아니라 최측근 의원의 입에서 ‘더 이상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외부 공격에 대한 대비 차원에서 각 정조위원장들이 검토, 보완하라는 의도였는데 언론이 왜곡 보도했다”는 이 의장의 해명은 먹혀들지 않았다.

더욱이 이 의장은 1주일 후인 10월8일 이 후보의 핵심 측근인 이재오 의원과 운하안(案) 재검토 문제를 두고 큰 소리를 내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형오 의원도 운하 정책을 두고 이재오 의원과 또 한 차례 논쟁을 벌이며 언성을 높였다는 후문이다. 결국 이런 논란은 10월15일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한반도 대운하 설명회를 열기로 하고 마무리됐지만 깊이 팬 오해의 골은 쉽게 메워지기 어려워 보인다.

의원들 간의 이런 다툼을 지켜본 캠프 내 운하정책 실무진과 외곽 전문가 그룹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대통령후보의 공약이란 게 큰 틀의 어젠더를 잡고 방향을 설정한 뒤 그 세부 항목은 계속 수정해가는 것임을 뻔히 아는 의원들이 왜 저런 다툼을 벌이는지 모르겠다”는 것. “경선 과정에서 운하에 대해 얼마나 많은 스터디가 진행됐는데 이제 와서 ‘아는 게 없다’ ‘전면 재검토하자’니 복장이 터진다”고 푸념하는 실무진도 있다.

사실 한반도 대운하 공약은 경선 초기부터 세부적으로 꾸준히 변화를 겪어왔다. 캠프 안팎의 실무진은 “의원들의 다툼도 고민이지만 운하를 거대 토목 공사로 이해하는 일부 토목공학 전문가 그룹과 물류 만능주의자들이 더 큰 위험변수가 되고 있다. 그들이 후보로부터 재가도 받지 않은 내용을 언론 인터뷰나 토론회에서 말하고 다니는 통에 ‘한반도 대운하’=‘콘크리트 운하’ ‘환경파괴 운하’가 되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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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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