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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근 교수의 ‘이명박 리더십·실용주의’ 大진단

민심은 ‘회귀’ 아닌 ‘회의’… 좌파정책 선별 수용, 실용개혁정치로 승화해야

  • 송호근 서울대교수·사회학 hknsong@snu.ac.kr

송호근 교수의 ‘이명박 리더십·실용주의’ 大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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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 대선은 반동적 투표이자 응징투표의 결과였다. 민심(民心)의 속내는 보수 회귀가 아니라 진보의 업적 빈곤에 대한 실망과 회의였다. 여기에 대선 회의론도 가세했다. 이명박 정부의 실용주의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보수적 실용이 아닌 개혁적 실용정치로 나아가야 한다.
〈 1부 - 표심과 민심 읽기 〉

표심(票心) : 회고적 투표?

송호근 교수의 ‘이명박 리더십·실용주의’ 大진단
2007년 대선은 보수정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여당후보와 528만표의 표차를 벌려놓았으니 압승이란 말도 모자랄 정도이며, 기존 대선을 특징짓던 지역분할과 세대분화도 뚜렷하게 관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매우 독특한 선거라 할 만하다. 1987년 이후 치러진 세 차례 대선은 여당과 야당의 표차가 아주 미미한 접전이었다. 흔히 신승(辛勝·marginal victory)이라 부르는 ‘간발의 승리’였는데, 이는 거대야당의 견제력과 거부권에 포획된 ‘약한 대통령’을 낳았다.

그런데 압승이 ‘강한 대통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007년 대선의 투표성향을 몇몇 정치학자는 ‘회고적 투표(reprospective voting)’로 규정한다. 회고적 투표란 ‘과거 정권에 대한 향수’가 표심을 좌우했다는 말이다. 현 정권의 빈약한 경제 업적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이 ‘경제성장’을 내세운 이명박 후보 쪽으로 대거 몰렸으며, 고(高)성장시대를 재현하고 싶은 갈망이 투표행태로 이어졌다는 것. 이번 대선에서 ‘경제 살리기’와 ‘성장 열망’이 가장 위력 있는 구호였기에 이런 진단이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경제 살리기와 성장 업적을 열망했다고 해서 ‘회고적’이란 형용사를 붙이는 것이 타당한가. ‘회고적’이라면 어느 특정 시대를 준거로 삼는 것을 전제하는데, 고도성장기인 박정희·전두환 시대를 가리키는가.

주요 언론사와 방송에서도 2007년의 표심을 ‘보수결집’으로 해석했다. 이명박 후보와 이회창 후보가 얻은 보수진영의 표가 64%를 차지한 데 비해 정동영 후보와 다른 군소후보가 얻은 표가 35% 정도에 지나지 않으므로 유권자의 3분의 2가 보수진영에 투표한 것은 사실이고, 이런 의미에서 ‘보수결집’이라는 해석이 적합할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보수에 대한 회고적 투표’―이것이 2007년의 표심을 집약하는 말이 됐다. 과연 그런가. 유권자의 3분의 2가 보수로 돌아섰고 그들 모두 보수에 강한 지지를 보냈는가. 필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민심과 정당구도에 대한 정교한 관찰을 통해 표심을 분석해야 더 적합한 결론이 도출되리라 본다. 표심의 분포가 ‘회고적 투표’로는 설명되지 않는 현상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다.

응징하고 싶은 욕망의 분출

2007년 대선은 ‘회고적 투표’인 면도 발견되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반동적 투표(reactive voting)’ 또는 ‘응징투표(punishment voting)’였다. 현 정권에 대한 강한 반발심 또는 거부감이 투표 행태를 좌우했고, 나아가서 ‘응징하고 싶은 욕망’이 반발심을 지속시켰다. ‘반동적’이란 무언가에 대한 조건반사적 반응일 터인데, 현 정권의 이미지와 정치양식이 바로 그 민원(民怨)의 대상이었고, 그것이 응징이라는 적극적 행태로 표출된 것이다.

‘반발과 응징’으로 묶을 수 있는 표심은 과거 대선에서 그런대로 득표력을 보인 민노당과 여타 군소정당에 절대적 타격을 주었다. 권영길은 3.1%를 얻어 총선에서 중앙당 자격을 결정하는 마지노선을 겨우 넘었고, 이인제는 0.7%를 얻어 정치적 생명을 마감했다. 참신한 이미지로 승부를 건 문국현도 예상외로 고전해 5.8%선에서 기대를 접어야 했다. 보수 원조를 자처한 이회창도 타격을 입은 것은 마찬가지지만, 내년 4월 총선에서 독자 정당을 꾸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15% 능선은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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