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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계의 박근혜계 ‘씨 말리기’ 전말

“親朴 빠진 곳엔 親李, 親李 빠진 곳엔 新親李”

  • 송국건 영남일보 정치부 기자 song@yeongnam.com

MB계의 박근혜계 ‘씨 말리기’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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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8대 총선 공천에서 한나라당의 대대적인 물갈이는 일찌감치 예고됐다. 10년 만에 집권한 데다 대선 과정에서 능력 있는 정치 신인이 다수 공급됐기에 현역 의원 상당수가 바뀔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공천 ‘뚜껑’을 열어본 결과 실제로 큰 폭의 ‘물갈이’가 단행됐다. 그러나 현역 의원의 교체 비율은 예상을 밑돌았다. 그러나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한 ‘친박계’ 다수가 ‘친이계’ 인사로 바뀌는 ‘계파 물갈이’ 공천이 뚜렷했다.
MB계의 박근혜계 ‘씨 말리기’ 전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3월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식의 공천으로는 앞으로 선거가 끝나더라도 당이 화합하기 힘든 상황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 지역구 245개 가운데 3월14일 현재까지 한나라당이 공천을 확정한 224곳(최고위원회의에서 보류시킨 8곳 포함)의 내정자를 분석해보면 현역 의원 탈락률은 30% 수준이다. 이는 역대 총선의 한나라당 현역 의원 교체율과 비슷하다. 그러나 성향을 따져보면 계파에 따라 큰 편차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친(親)박근혜계 현역 의원 공천 탈락률이 50%에 달한 반면, 친(親)이명박계의 탈락률은 20%에도 미치지 못했다.

현역 탈락자(불출마 선언 5명 제외) 가운데 친이계가 18명, 친박계는 16명으로 수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 4명은 중립 성향이다. 그러나 경선 당시 친박계 의원의 숫자가 훨씬 적었다는 점에서, 현역 교체가 주로 이들을 겨냥했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막바지에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 현역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수는 과반을 조금 넘는 130~140명 수준이었다. 공천이 확정된 224명 중에는 친이계가 147명으로 전체 내정자의 3분의 2인 65.6%를 차지했다.

이에 반해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 이들은 80~90명이지만, 공천이 확정된 친박계는 18.8%인 42명에 그쳤다. 나머지는 중립성향이다. 지역구 공천에 이어 비례대표 공천까지 마무리되고 나면 친이계의 약진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총선 공천에 나타난 ‘친이 약진, 친박 쇠퇴’ 현상은 당내 역학구도의 급격한 변화를 의미한다. 한나라당이 사실상 ‘MB(이명박)당’으로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주변에서는 “총선 공천은 친박계 인사를 고사(枯死)시키고 그 자리에 친이계의 씨를 뿌리는 과정”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한나라당 = MB당’ 굳어지나?

한나라당 지도부와 공천심사위원회는 “전국적으로 친이와 친박의 현역 의원 공천 탈락률이 비슷한데 무슨 근거로 ‘박근혜 죽이기’라는지 모르겠다”고 항변한다. 그러면서 영남권 공천 결과를 제시한다. 영남권에서 재공천을 받지 못한 현역 의원 15명의 성향을 분석해보면 친이 대 친박, 그리고 중립 의원의 분포가 10대 10대 5로 절묘하게 균형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현역 의원 대신 공천을 받은 인사들 중엔 친이 성향이 많다. 친이를 빼낸 지역은 새로운 친이로 대체됐고, 친박을 빼낸 자리에도 친이를 투입한 것이다.

현역 친이 의원 대신 새로운 친이로 바뀐 대표적 지역이 부산 동래와 사상구다. 이재웅 의원(부산 동래)을 제친 오세경 변호사는 대선 때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회에서 ‘다스팀장’을 맡아 제기된 각종 의혹들을 법률적으로 방어한 공신 중 하나이고, 권철현 의원(부산 사상)을 대신해 공천을 따낸 장제원 경남정보대학장도 이명박 후보 외곽조직 선진국민연대의 교육문화위원장을 지냈다. 그는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의 차남이기도 하다.

10명의 친박 현역 의원이 쫓겨난 선거구에도 친이 계열이 상당수 입성했다. 경북 고령-성주-칠곡에서는 친박 이인기 의원과 친이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이 피를 말리는 2파전을 벌였다. 그러나 뚜껑이 열리자 공천 신청도 하지 않은 석호익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이 전략 공천됐다. 지역 언론에서조차 “석호익이 누구냐”며 의외의 인물 출현에 당황스러워했다.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의원과 주 회장 중 누구를 택해도 후유증이 심각할 것 같아 중립 성향의 IT 전문가를 발탁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석 원장이 경선 때부터 이명박 후보의 IT 분야 정책개발에 참여해온 ‘숨은 MB맨’이란 사실이 오래지 않아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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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 영남일보 정치부 기자 s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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