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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북한전문가 긴급 좌담

“北 도발에 무대응하는 게 최선의 전략일 수도”

한일 북한전문가 긴급 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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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석자 : 박두진 일본 코리아국제연구소 소장 손광주 한국 데일리NK 편집인
  • 사회 : 송문홍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 일시 : 2008년 4월10일
  • 장소 : 동아일보 출판국 회의실
한일 북한전문가 긴급 좌담
사회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이 되어갑니다. 북한은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후부터 개시한 대남 비방과 압박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과거 10년간 이른바 진보정권과 상대해온 북한에 이명박 정부는 새로운 경험일 것입니다. 한편 10년 만에 정권을 잡은 남측의 보수 정권으로서도 북한을 어떻게 다뤄야 좋을지 현장감각 면에서 일종의 혼란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먼저 현 상황에 진단과 평가로 토론을 시작해보지요.

손광주 먼저, 북한 문제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할 때 오류가 나오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저는 그것을 의사의 의료행위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의사들이 진료할 때 먼저 진단을 내리고 그 다음에 치료합니다. 즉 진단이 정확해야 올바른 치료방법이 나오고, 그 다음에 사후관리 방법이 나오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북한 문제도 첫 진단이 중요합니다. 지난 햇볕정책이 바로 그런 것이었어요. 햇볕정책은 북한이라는 환자를 진단하면서 ‘북한은 개혁개방으로 나아가지 않을 도리가 없다. 우리와 주변국이 도와주면 개혁개방으로 나아간다’는 식으로 진단했습니다. 물론 시장경제주의 관점에서는 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김정일 체제는 봉건주의에 군사우선주의 수령체제가 기본 특징입니다. 시장경제주의 관점에서는 이런 본질이 안 보이게 돼 있습니다. 결국 북한은 햇볕정책을 역이용하면서 핵실험국으로 가버렸습니다. 의료에 비유하자면 우리가 보기에 김정일 체체는 ‘암(癌)’인데 햇볕정책은 ‘물혹’ 정도로 진단했어요. 명백한 오진(誤診)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대북정책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그런 점에서 먼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난 뒤에 북한이 왜 저렇게 나오는가, 이 부분에 대한 진단이 필요합니다. 개성공단 경협사무소 남측 직원 추방에서 시작된 일련의 북한 도발을 직역(直譯)해보면, 김정일은 한마디로 지난 10년간 햇볕정책처럼 앞으로도 남한이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계속 잘해주면 좋겠다는 겁니다. 남한이 말 잘 듣고 착실하게 경제지원 해주면 제일 좋은데, 이명박 정부에서는 이것이 잘 안될 것 같으니까 처음부터 길을 좀 들여놓겠다는 얘깁니다.

지금 시점에서 북한의 대남관계는 대미관계, 대중관계의 종속변수입니다. 김정일 처지에서 보면 ‘지난 10년간 남측의 대북지원은 한반도 평화유지를 위한 일종의 평화세금 비슷한 것인데, (이명박 정부) 너희가 건방지게 대북정책을 새롭게 만들어가겠다? 그게 말이 되는지 두고 보자’는 식입니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 길들이기를 하면서 대중, 대미관계에 무게중심을 두려 할 것입니다. 소위 통미봉남(通美封南)을 하는 것인데, 자신들이 미국하고만 계속 대화하다 보면 남한은 언젠가는 내부 사정 때문에, 다시 말해 남한 여론이 분열되면서 견디다 못해 스스로 북한에 노크를 해오지 않겠느냐는 것이 김정일의 생각이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북한은 남한을 계속 집적거리면서 미국과 대화하는 것이 전술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할 겁니다.

‘김정일 誤算’ 되풀이

박두진 제가 보기에도 북한의 정책은 항상 대미, 대일, 대남관계에서 주도권을 잡고 이끌어가면서 자기 약점을 보충하는, 그런 전략적 자세에 있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지난 10년간은 북한이 완전히 주도권을 잡았지 않습니까.

손광주 그렇지요. 특히 대남관계에서 완전히 주도권을 잡았죠.

박두진 말씀대로 주도권을 잡는 상황이 계속돼야 북한의 전략이 성립되거든요. 이런 흐름이 이명박 정권의 출현으로 끊긴 겁니다. 일본은 물론이고 한국도 이 점을 그렇게 중요시하지 않는 것 같은데, 흐름이 달라진다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축구도 그렇잖아요? 공세에서 어떤 계기로 인해 수세로 몰리면 얼마나 피곤해집니까. 더욱이 이번 남한 대통령선거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근소한 차이로 이겼다면 또 모르겠는데, 500만표 이상의 차이로 정권이 바뀌었으니까 변화의 바람이 그만큼 셌다는 겁니다. 김정일도 이 같은 흐름을 보면서 남한 내부를 분열시키려는 의도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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