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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선고’ 받은 KFX 사업 부활시켜라!

중급 전투기 개발 →소형·저급 전투기 개발

  • 이정훈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hoon@donga.com

‘사망선고’ 받은 KFX 사업 부활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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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자 개발했다 시장 확보 못해 곤욕 치르는 라팔
  • 공동개발 덕에 시장 확보하고 성공 향해 가는 타이푼
  • 일본, 이스라엘, 대만의 전투기 사업은 왜 실패했나
  • 대형·중형·준중형 전투기 시장은 미국이 장악
  • 한국은 단발·소형 전투기 개발에 비교우위 있다
  • 사브, 록히드마틴, 보잉, EADS “KFX 사업에 관심”
  • 크루즈 미사일 개발로 스텔스기 가치 하락
‘사망선고’ 받은 KFX 사업 부활시켜라!

한국은 미국과 공동으로 개발한 T-50 고등훈련기(사진) 사업에 이어 제3국을 끌어들여 수출 가능한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을까.

“KFX 사업을 아십니까?”

“아, F-15K 전투기 40대를 도입한 데 이어 21대를 추가 도입하기로 한 사업 아닙니까? 최근 한국은 미국 보잉사(社)와 F-15K 21대를 추가 도입하는 계약을 맺었지요. 아마….”

“아닙니다. 그것은 FX 사업이고 따로 KFX 사업이 있습니다.”

“… KFX가 뭐지. 과거에 KF-16을 미국 록히드마틴사로부터 120대+20대로 총 140대 도입한 사업 말인가요? 그것은 KFP 사업으로 불렸는데….”

잊힌 단어 ‘KFX’

KFX는 매우 친숙한 단어이지만 사회적으로는 그 의미가 실종된 말이다. KFX는 한국형 전투기 개발이라는 뜻을 가진 영문 Korea Fighter eXperimental을 줄인 것이다. 이 사업은 외국에서 전투기를 사오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전투기를 개발해서 쓰자는 것이다. 이렇게 숭고한 뜻을 가진 KFX 사업이 ‘버려진 자식’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KFX 사업도 태어날 땐 그 울음소리가 정말 ‘양양’했었다. KFX 사업은 2001년 3월20일 공군사관학교 49기 생도 졸업식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우리 공군은 21세기 항공우주군 건설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거시적인 안목과 치밀한 준비를 갖춰야 한다”며 “늦어도 2015년까지 (한국은) 최신예 국산 전투기를 개발할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탄생했다.

그러나 KFX 사업은 비슷한 시기 공군이 추진한 FX사업에 가려졌다. FX 사업이란 장거리 투사작전 능력을 가진 최신예 전투기를 외국에서 도입하는 것이다. FX 사업은 미국 보잉사의 F-15K,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 4개국이 뭉친 유러파이터사의 타이푼, 프랑스 다쏘사의 라팔, 러시아 수호이사의 수호이-35가 도전함으로써 한순간에 ‘세계적인 빅 매치’가 됐다.

당시 미국의 F-15K(F-15E를 일부 변형한 것)와 러시아의 수호이-35는 개발이 끝난 단계에 있었다. 반면 프랑스의 라팔(Rafale·돌풍)은 시제기를 만들어 시험비행 중이었고, 유럽의 타이푼(Typhoon·태풍)은 시제기 개발을 완료한 시점에 있었다. 개발 완료 시점에는 차이가 있지만, 이들은 하나같이 ‘세계 최강’을 자랑했다.

운동 경기에서는 결승전에서 패해도 ‘자랑스러운 은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 그러나 실전(實戰) 세계에서 2위는 죽음을 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동물의 세계에서도 왕위 쟁탈전에 도전했다 패한 짐승은 죽임을 당하거나 조직 밖으로 쫓겨나 방랑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1위 앞에서 꼬리를 내린 3위 이하는 그런대로 권한을 행사하며 존재한다.

타이푼과 수호이-35는 세계 지존(至尊)을 뽑는 무대에 참여했다는 ‘타이틀’이 중요했으므로, 한국 무대에서 승리하겠다는 강한 목표의식이 없었다. 유럽과 러시아는 ‘현명하게도’ 한국이 미국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는 것을 의식하고 있었으므로, FX 사업은 F-15K와 라팔의 난타전이 됐다.

1949년 10월1일 육군 항공사령부를 모태로 창설된 한국 공군은, 이제까지 단 한 번도 비(非)미국제 전투기를 사용한 적이 없다. 훈련기와 수송기 등은 캐나다나 영국, 인도네시아, 스페인에서 수입했어도 전투기만은 100% 미국제를 사용했다. 공군은 3군 가운데에서 미군과 가장 많이 연합작전을 펼친다. 한국 공군은 주한 미7공군과 함께 공군 작전의 중추부인 중앙방공통제소(MCRC)와 한국전투작전정보센터(K-COIC)를 운영하고 있다.

라팔은 기동능력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탑재무장과 장거리 투사능력에서는 F-15K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그 결과 2002년 4월19일 내려진 결론은 F-15K의 판정승. KO로 이기든 신승(辛勝)을 하든 승자는 독식한다. 미국 보잉사는 40대 규모의 FX 사업을 몽땅 가져갔다. 프랑스 다쏘사에 돌아간 것은 ‘은메달’이 아니라 고통스러운 후유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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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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