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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지 못할 국회의원 재산 신고

세 명에 한 명꼴 ‘허위 신고’ 의혹 최소한 공직선거법과 공직자 윤리법 둘 중 하나는 어겼다

  • 구자홍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hkoo@donga.com

믿지 못할 국회의원 재산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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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대에 이어 18대 국회에 당선된 의원들은 2007년 12월31일을 기준으로 국회사무처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각각 재산을 신고했다. ‘신동아’가 국회공보와 선관위 홈페이지에 게재된 이 두 가지 재산 내역을 비교해본 결과 모두 102명의 국회의원 재산신고 내역이 일치하지 않았다. 고의든 실수든, 18대 의원 299명 가운데 세 명에 한 명꼴로 ‘허위’ 재산 신고를 했다는 얘기다.
믿지 못할 국회의원 재산 신고
국유재산 목록과 총액을 확인하기 위해 소집된 국회 특별위원회 회의실. 국유재산 관리책임을 맡고 있는 정부 당국자가 국회에 출석, 국유재산 보유 현황을 보고한다.

“2007년 12월31일을 기준으로 토지와 임야 등 부동산 100건에 1000원, 자동차 등 부동산 준용재산 10건에 10원, 예금 1000원 등 총 2010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보고를 받은 A 국회의원이 정부의 다른 기관에서 국회에 별도 보고한 국유재산 목록을 제시하며 반박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같은 기준으로 부동산 준용재산이 11건에 11원으로 돼 있고, 예금도 1001원으로 돼 있는데 어떻게 된 겁니까. 내역도 다를 뿐 아니라 총액도 2원 정도 차이가 나는데….”

덧셈만 제대로 했어도…

2010원과 2012원의 차이는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똑같은 기준으로 작성된 재산 내역과 총액에서 이 같은 차이가 드러난다면 극단적인 경우 목록 전체를 신뢰할 수 없게 된다. 만약 이런 문제가 실제로 벌어졌다면 국유재산 담당자들은 전체 재산목록을 점검해 차이가 난 원인을 규명해야 할 것이다. 국민 대표인 국회의원들이 엉터리 자료를 제출한 정부를 봐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위 내용은 어디까지나 가상 사례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와 유사한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 다름 아닌 국회의원들의 재산신고 내역에서다.

17대에 이어 18대 국회에 당선된 의원은 2007년 12월31일을 기준으로 국회사무처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 각각 재산을 신고했다. 국회에 신고한 재산내역은 2008년 3월28일자 국회공보에 게재됐고, 선관위에 신고한 내역은 18대 총선 선거운동 기간 중 선관위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열람이 가능했다.

‘신동아’가 국회공보와 선관위 홈페이지에 게재된 이 두 가지 재산 내역을 비교해본 결과 모두 102명의 국회의원 재산신고 내역이 일치하지 않았다. 고의든 실수든, 18대 의원 299명 가운데 세 명에 한 명꼴로 ‘허위’ 재산 신고를 했다는 얘기다. 두 건의 재산 신고내역이 일치한 국회의원은 재적 의원 가운데 10%가 조금 넘는 34명에 불과했다(표 참조).

공직자윤리법 제12조는 “등록의무자는 등록대상 재산과 그 가액·취득일자·취득경위·소득원 등을 재산등록서류에 허위로 기재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이하 선거법) 제250조는 “재산 등에 대해 허위의 사실을 공표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처벌 규정을 마련해놓고 있다.

이렇게 보면, 동일 기준으로 재산을 신고토록 했음에도 그 내역이 일치하지 않은 국회의원 102명은 최소한 공직자윤리법이나 공직선거법 둘 중 하나는 어긴 셈이다. 이들 중 고의로 재산을 은닉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현행법상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국회의원이 매년 재산 변동내역을 신고토록 법률로 정한 것은 직무와 관련해 부당하게 재산을 증식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신고를 받는 기관들이 철저한 검증을 외면하는 사이에 공직자 재산공개제도가 요식행위로 전락했다는 인상이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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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홍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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