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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이명박 정부 외교안보 라인 180일 막전막후

자리 못 잡는 ‘컨트롤타워’, 울려대는 ‘외교부 독주’ 경고음

  •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이명박 정부 외교안보 라인 180일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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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교안보 라인 어디에도 ‘철학’이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과 대선 이전부터 호흡을 함께했던 참모들은 ‘야인(野人)’이 되어 떠돈다. 강력한 컨트롤타워가 아니라 외교부 파견 직원쯤으로 취급받는 청와대 안보 부서는 부처 간 정책 조율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드러낸다. 승승장구하던 참모그룹은 왜 ‘몰락’했을까. ‘초기는 참모, 후기는 관료’라는 외교안보 라인 운용의 공식을 깨고 외교통상부 인사들이 전면에 등용된 배경은 무엇일까. 최근 불거진 외교안보 정책 난맥상은 이러한 인사 흐름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과연 이는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일까.
  • 출범 이후 6개월, 이명박 정부 외교안보 중심축을 해부했다.
이명박 정부 외교안보 라인 180일 막전막후

6월19일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쇠고기 협상 파문` 등에 대한 특별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김병국 외교안보수석, 류우익 대통령실장, 김중수 경제수석, 김인종 경호처장(오른쪽부터) 등이

“청와대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에 모두 6명의 장관급 인사가 참석한다. 외교·통일·국방장관과 국가정보원장, 국무총리실장과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이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국방장관과 국정원장을 빼고는 모두 외교부 출신이다. 게다가 회의 의장은 외교통상부 장관이 맡고, 간사는 외교안보수석이 맡는다. 이게 외교부 간부회의지 청와대 안보회의인가.”

이명박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일했던 한 인사의 말이다. 다소 감정이 섞인 평이긴 해도, 2008년 9월 현재 대한민국 외교안보 라인은 외교부가 장악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교부 관계자들조차 “우리도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다”고 토로할 정도다.

더욱이 갓 출범한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에 ‘대통령과 오랫동안 철학을 공유해온 인사’가 눈에 띄지 않는 경우는 그야말로 생경하다. 김영삼 정부 초대 외교안보수석 정종욱, 김대중 정부 초대 외교안보수석 임동원, 노무현 정부 초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이종석 등은 모두 대선 한참 전부터 대통령과 동고동락한 핵심 참모였다. 초반에는 이들 참모들이 중심을 맡아 ‘큰 그림’을 그린 뒤, 수성(守成)이 필요한 후반에는 관료 출신이 포스트를 잇는 것이 그간의 패턴이었다. 그러나 이 공식은 이명박 정부에서 여지없이 깨졌다.

돌이켜보면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안보분야의 핵심 참모로 불리는 전문가가 적지 않았다. 대선과정은 물론 정권인수 과정에서도 지근거리에 머물며 끊임없이 언론의 하마평에 올랐다. 현인택 고려대 교수, 김우상 연세대 교수, 남성욱 고려대 교수, 남주홍 경기대 교수, 홍규덕 숙명여대 교수, 김태효 성균관대 교수가 대략 핵심 참모그룹으로 분류되던 인물들이다. 대선 직후, 이들의 연구실은 ‘줄을 대려는’ 안보부처 당국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그러나 이들 중 지금 대통령 곁에 남아있는 사람은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이 유일하다. 참모그룹의 리더로 통했던 현인택 교수는 유력설(說)만 돌다 현재는 학교로 돌아간 상태다. 통일부 장관에 내정됐다가 재산 문제로 낙마한 남주홍 교수와 홍규덕 교수도 마찬가지다. 김우상 교수는 주(駐) 호주대사, 남성욱 교수는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을 맡으면서 정책 핵심과 멀어졌다.

승승장구하던 이들 참모그룹은 왜 ‘몰락’했을까. ‘초기는 참모, 후기는 관료’라는 외교안보 라인 운용의 공식을 깨고 외교부 인사들이 전면에 등용된 배경은 무엇일까. 최근 불거진 외교안보 정책 난맥상은 이러한 인사 흐름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과연 이는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일까.

악연이라는 인연

2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발표된 외교안보 라인 인사에서 가장 놀라운 대목은 현인택의 낙마와 김병국 고려대 교수의 외교안보수석 발탁이었다. 특히 김 수석의 경우 이전에 대선캠프 인사로 거명된 적이 없었다는 점이 특이했다. 반면 외교안보수석으로 유력시됐던 현 교수가 끝내 배제된 데에는 대선캠프에서부터 시작된 ‘악연’이 작용했다는 게 캠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인사들의 설명이다.

잠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자. 이명박 대통령의 안보분야 참모로 가장 먼저 인연을 맺은 이는 김우상 교수와 김태효 교수였다. 이들은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중이던 2004년부터 안보분야 ‘과외교사’를 맡았고, 특히 김우상 교수는 2006년 대선 준비가 본격화되면서 후보 싱크탱크인 바른정책연구원(BPI) 내 안보분야 좌장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그리 오래지 않아 “김우상 교수에 대한 MB의 신임이 흔들리고 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한 캠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나라당 경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안보 이슈를 선점해나갔지만, 김우상 팀에서는 그에 대응할 뚜렷한 아이디어를 내놓지 못했다. 김 교수의 평소 지론인 ‘매력국가론’ 등이 후보의 눈에 지나치게 관념적으로 비친 것 같았다. 캠프의 정치인 참모들도 아우성치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그 해 연말 후보가 또 다른 싱크탱크였던 국제전략연구원(GSI) 원장 류우익 교수에게 새로운 참모진을 꾸려보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현인택 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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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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