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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연재 |신동아-미래전략연구원 연중 공동기획‘미래전략 토론’

“당분간 한국의 역할은 북미관계 개선 돕는 물밑작업이 전부”

“당분간 한국의 역할은 북미관계 개선 돕는 물밑작업이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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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아’는 이번 호부터 미래전략연구원(원장 박진)과 공동으로 새 연중기획 시리즈 ‘미래전략 토론’을 시작한다. 매달 시의성 있는 주제를 선정해 한국의 중·장기적인 미래발전 전략에 대한 모색을 전제로 한 심층 토론을 벌이고, 그 결과를 본지에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미래전략연구원은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는 전문가·학자 70여 명이 포진해 ▲학제적 연구 ▲실천적 연구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중도적 연구를 표방하는 네트워크형 민간 싱크탱크다. ‘편집자’
● 일시 : 2008년 12월9일(수)

● 장소 : 미래전략연구원

● 사회 : 김준형 외교통일전략센터장(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

● 참석 : 김근식 외교통일전략센터 연구위원(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백승주 외교통일전략센터 연구위원(한국국방연구원 국방정책연구실장)

이상현 외교통일전략센터 연구위원(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장)

“당분간 한국의 역할은  북미관계 개선 돕는 물밑작업이 전부”
▼ 남북관계 경색, 어떻게 봐야 하나

김준형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모였다. 사회자 역할을 맡았지만 동시에 패널로서 의견 개진도 할 생각이다. 먼저 경색 국면인 남북관계의 현 상황에 대한 평가로 얘기를 시작해보자.

백승주 과거를 돌이켜보면 월드컵을 앞둔 시점에서의 서해도발이나 2006년 핵실험 등 현재보다 더 어려운 상황도 많았다. 북한의 12·1 조치만 가지고 현실을 너무 비관적으로 평가하는 데는 동의하기 어렵다. 물론 이전보다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남북대화가 중단됐고 민간 교류도 제한받고 있다. 그러나 문제의 원인이 북측 내부의 걱정거리와 관련돼 있다고 볼 때, 우리가 전향적으로 나간다고 해서 상황이 급반전될 것 같지도 않다.

김근식 안이한 인식이다. 군사적 도발의 정도와 긴장은 그때가 더 높았던 게 사실이나 남북관계 지속성이란 차원에서 보면 현재가 더 불안한 상황이다. 과거 군사적 도발상황에서도 남북 간 대화나 신뢰의 끈은 지속됐고, 나중에 관계가 복원될 수 있었다. 지금은 그런 끈들이 모두 끊어진 상황이다. 현 정부 임기 초반의 ‘말 대 말’의 신경전과 기 싸움이 현재 ‘행동 대 행동’의 싸움으로 구조화된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일종의 농성 전략으로 의연하게 기다리겠다는 태도인데, 남북관계가 중단될 경우 이를 돌이키는 데 드는 비용이 너무 크다는 점에서 안타깝다.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과 적극적인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

김준형 지난 4월과 8월에도 유사한 토론을 했는데, 당시 ‘너무 조급하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마련될 때까지 시간을 두고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지금도 그 말이 유효한가.

이상현 남북은 서로 생각의 차이가 큰 상대들이다. 좋은 날이 있으면 나쁜 날도 있다. 남북관계의 부침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물론 과거에 비해 경색 국면이 길어질 수 있다. 이전과 달리 김정일 건강이상설 등의 문제가 새롭게 불거져 나왔고, 북한 내부의 경제위기 또한 갈수록 심각해지는 것 같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으로 볼 때 남북관계가 완전한 단절을 맞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문제는 우리가 얼마나 이 시간틀(time frame)을 견딜 수 있는지다. 경색 국면이 길어지면 남북 모두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과거에 비해 경색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심각하기 때문에 국면을 짧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

김준형 과거 경색 국면들과의 차이나 심각성의 정도도 문제지만, 어렵게 쌓아온 상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것이 더 큰 문제다. 지난 10년간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순방향으로 진행되던 관계가 틀어진 터라 다시 좋아진다 하더라도 상처가 쉽게 아물기 어려울 것이고, 회복하기 위해 들여야 할 노력이 너무 크다는 점이 아쉽다.

이상현 한 가지 더 지적하고 싶은 것은 과거에는 경색국면에도 정경분리 원칙이 유지돼왔는데, 최근 북한의 개성공단 압박은 중요한 원칙을 깨고 있다는 점이다.

김근식 개성공단을 압박하는 것이 정경분리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지적은 맞는 말씀이다. 그러나 지난 7월 금강산 피격사건 이후 우리 정부도 관광을 금지했다. 지금 북한의 개성공단에 대한 압박을 보면, 공단 폐쇄까지 상정하고 시나리오를 짜겠지만, 입주업체에 대해서는 상당히 완화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개성공단이 완전히 문 닫는 데까지 가기 전에 최대한 시간을 벌어보려는 것 같다.

백승주 정경분리 원칙을 금강산에 맞춰 설명하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 아프가니스탄 사태도 처음에는 민간 차원의 선교문제였지만 우리 국민이 인질이 된 순간부터는 국가의 책임이 됐다. 무고한 관광객이 살해됐는데 관광을 유지하는 것을 국가의 의무라고 할 수 있을까? 재발 방지에 대한 확고한 조치 없이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는 것은 옳지 않다. 북한이 개성공단을 인질로 잡고 남한을 협박하는 것은 좋지 않다.

김근식 옳은 말씀이다. 그러나 금강산 피격사건을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같은 수준으로 보는 것은 지나친 비약 같다. 사망사건을 그렇게 비유해 국가개입의 논리를 편다면, 금강산 내에서 우리 측의 음주운전으로 북한 사람이 사망한 사건은 어떻게 봐야 하는가. 북한은 이 문제를 가지고 금강산 관광을 막지 않았다. 우발적인 총격사건에 대한 현명한 해법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상현 교통사고 등 비의도적인 사고에 견주어 비무장 민간인을 총으로 사살했다는 것은 상징하는 의미가 다르다고 본다.

김근식 금강산 피격사건의 전모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살해사건으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 북한이 개성공단으로 협박하는 것은 정경분리 위반이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에게도 문제는 있다. 2006년 당시 한나라당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는데 무슨 개성공단이냐고 이야기했다. 사실 남북문제를 긍정적으로 풀고 관계를 복원하려 한다면, 이런 식의 태도는 남북을 막론하고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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