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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 잠망경

‘광폭 행보’나선 만사형결(萬事兄結)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

“대통령 국정철학 운운한 박영준에 분수 알라며 호통”

  • 정현상│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광폭 행보’나선 만사형결(萬事兄結)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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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여권내 갈등 봉합? 아직은…
  • ●‘개혁입법 통과 위해 총력전’
  • ● 늘 닫혀 있는 여권 최고 실세 방
‘광폭 행보’나선 만사형결(萬事兄結)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
국회 의원회관 한나라당 이상득(李相得·74·전 국회부의장) 의원의 사무실 문은 낮에도 늘 닫혀 있다. 다른 의원들의 방문이 대부분 활짝 열려 있어 방문자를 반기는 분위기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이상득 의원실 관계자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굳게 닫힌 문을 보는 이들은 거기서 어떤 ‘중압감’ ‘차단’의 의미를 읽어낸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도 “여권 최고 실세의 방이라 범접하기 어렵다는 느낌을 받는다”라고 말했다.

이상득 전 부의장이 요즘 그 닫힌 문을 열고나와 ‘광폭 행보’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여러 외부행사와 당 회의 등 각종 공식 비공식 모임에 활발히 참석하고 있는 것.

이 전 부의장은 현재 한일의원연맹회장을 맡고 있다. 2월11일 한국을 방문한 나카소네 히로후미 일본 외상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 이 전 부의장은 나카소네 외상에게 “양국간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통화스와프를 결정해 준 것이나 지난번 아소 다로 총리가 와서 양국 정상간 협조 관계를 말해 준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며 “양국간 셔틀외교를 정상화시키고, 갈등을 억제해 양국이 어느 때보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외무대신으로서 애쓴 결과다”라고 말했다.

광폭 행보 배경은?

지난 2월6일 열린 정몽준 최고위원의 정책연구소 ‘해밀을 찾는 소망’ 개소식에도 이 전 부의장이 참석해 화합을 강조했고, 10일 강재섭 전 대표의 정책연구소 ‘동행’의 한 행사에도 나타났다. 또 8일 당내 친이재오계 인사들의 모임인 ‘함께 내일로’ 행사에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인사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100일이 국정을 판가름할 것이라고 실감하고 있습니다. 나라가 여러 가지로 어렵지만 당 지도부가 결정 내는 대로 전원 참여해서 법안 통과에 뒷받침해주세요. 2월이 한나라당의 국정 운영에 시동을 거는 아주 중요한 시기인 만큼 2월 법안 처리를 바탕으로 국정 위기를 탈출해 나가야 합니다. 힘이 없지만 나도 함께 해서 국정의 어려움을 타개하는데 일조 하겠습니다.”

이 전 부의장은 지난해 12월 한나라당 의원들의 성향 문건 파문이 불거진 뒤 한동안 움직임을 자제해왔다. 당시 이 전 부의장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성향 법안들에 대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성향을 분석한 자료를 읽고 있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고, 이를 두고 상왕정치 논란을 야기시켰다. 논란 직후 각종 미디어에서 ‘만사형통(萬事兄通, 모든 인사는 형으로 통한다)’등 여러가지 사자성어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전 부의장은 1월말까지만 해도 언론 인터뷰는 고사하고, 한나라당 내 행사 강연도 거절해왔다. 그런데 최근의 발빠른 움직임의 배경은 무엇일까.

여권 내에선 이 전 부의장의 최근 행보에 대해 국회에서 금산분리 완화 등 각종 핵심 개혁법안 처리가 쉽지 않은데다 친박(친 박근혜 전 대표)계를 끌어안는 것에 한계를 느끼고 친이계라도 끌어안아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나온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개혁 입법 위해 계파 중재

한 측근 의원 A씨에 따르면 이 전 부의장은 실제로 국회에서 개혁입법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부의장은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데 정치권이 돕지 않고 있다는 것에 모멸감을 느끼고 있다”며 “대통령과 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여당이 힘을 보태서 이 위기를 빨리 벗어나도록 돕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나라 경제가 죽을 쑤면 자칫 한나라당이 차기 정권을 창출하는 데 실패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A씨의 설명이다.

“이 전 부의장님은 요즘 당내 여러 이견을 듣고 중지를 모아서 국민의 고통을 들어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전쟁의 잿더미 위에서도 일어났고, IMF 위기 때도 세계 유례가 없는 ‘금 모으기 운동’을 벌여 위기를 극복한 국민들을 위대하게 생각합니다. 다만 계파간 이해득실에 따라 움직이는 정치권에 대해선 무척 못마땅해 합니다. 정치권이 실물경제의 위기를 체감하고 계파간, 당리당략의 이해를 떠나 정부가 일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라는 걸 알리고 싶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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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상│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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