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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관점에서 무기개발 기획하는 통합체계 구축해야

방산전문가의 제언

  • 정재원│국방기술품질원장 jwon@dtaq.re.kr│

마케팅 관점에서 무기개발 기획하는 통합체계 구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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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50의 아랍에미리트 수출 고배는 최고의 무기를 만드는 것과 이를 해외에 판매하는 것은 다른 종류의 과제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무기체계의 수출은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시각과 관점에서 접근할 때에만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교훈이다. 남은 것은 한국의 현실에서 이 교훈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의 문제다.
마케팅 관점에서 무기개발           기획하는 통합체계 구축해야

우리 기술로 개발한 ‘명품무기’ K-9 자주포. 최대 사거리 40km에 기동력이 탁월해 21세기 전장 조건에 적합한 세계적 수준의 자주포로 평가받고 있다. 2001년 터키 수출을 계기로 중동 국가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는 우리 군이 창설 60주년을 맞은 특별한 해였다. 1948년 병력 5만명으로 시작한 우리 군은 60년 만에 70만 병력과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든 전차, 자주포, 항공기, 잠수함, 이지스 구축함 등 각종 첨단무기와 장비로 무장한 세계 10위권의 정예강군으로 성장했다. 이제 우리는 지난 60년의 의미를 돌이켜보며 내일을 준비해야 할 시점에 와 있고, 무엇보다도 미래 안보 환경에 적합한 군사력을 건설하는 일과 함께 앞으로 국방 분야가 지향해야 할 장기적인 비전이 무엇인지 설정해야 할 때를 맞았다.

지난해 수출 10억달러를 달성한 방위산업 분야에서도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정부가 내세우는 ‘방위산업의 신경제성장 동력화’라는 목표는 방위산업이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해야 하는 현재의 상황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단순히 수출전략을 마련하는 차원뿐 아니라 국방 분야의 과학기술을 개발하는 초기 단계에서부터 고민하고 연구해야 하는 것임을 시사한다.

사실 한국의 자주국방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1970년대 초 데탕트 분위기와 베트남 공산화 등을 거치면서 비로소 자체 방위역량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자주국방’의 의지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국방에 필요한 무기의 연구, 개발, 시험평가와 관련된 기술연구를 전담하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창설된 것은 이러한 인식 변화의 산물이었다.

‘돈 버는 국방’이라야 산다

당시만 해도 국내를 통틀어 연구기관이라고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유일했을 정도로 연구 인프라는 척박했다. 1970년 ADD의 창설 이래 비로소 목표지향적인 연구개발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초창기 개인화기, 박격포 등 지극히 초보적인 무기체계를 연구 개발했던 우리는 1980년대에 들어서는 국내 경제 발전과 더불어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나서 K-1 전차, 지대지 현무미사일 등 더욱 정교한 무기체계를 개발할 수 있었다. 1990년대 이후에는 130mm 다연장로켓, KF-16 조립생산, 한국형 구축함 사업 등으로 자주국방의 기반을 다졌고, 2000년대 들어서는 K-9 자주포, KT-1 기본훈련기, T-50 고등훈련기, 어뢰, 방공무기, 함대함 순항미사일, 잠수함, 이지스 구축함 등 각종 첨단무기체계를 개발해 전력화했다. 이에 힘입어 우리 군의 전력도 세계 10위권까지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른 측면도 있다. 스웨덴의 군사문제 연구기관인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한국은 2007년 기준으로 세계 5위의 무기 수입국이다. 더욱이 무기 수출입 적자규모는 2003년 4억7100만달러에서 2007년 15억9300만달러로 5년간 3.4배나 증가했다. 이러한 이유로 군은 오랫동안 소모성 집단으로 인식돼왔다. 언제 발생할지 모를 전쟁을 위해 평소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부어야 하는 조직이라는 특성 때문에 국방비를 국가안보를 위한 일종의 ‘보험료’로 생각하는 견해도 있었다.

이러한 현실을 바꿔야 한다는 의지는 국방 분야에서도 경제효과를 창출해야 한다는 인식으로 이어진다. 방위산업을 신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군사력 증강을 추구하는 것뿐 아니라 해외 수출과 연계해 경제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목표는 날이 갈수록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방위산업의 경제적 효용가치는 엄청나다. 잠수함 한 척이 중형 자동차 1만8000여 대, T-50 고등훈련기 한 대가 중형 자동차 1100여 대의 수출효과와 동일한 부가가치를 갖는다. 특히 무기체계의 경우 전에 도입된 무기와 나중에 도입된 무기체계 간의 상호운용성이 원활해야 한다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일단 도입하면 추후에도 계속 같은 계열의 무기체계를 쓸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가 6·25전쟁 이후 오랫동안 미국의 무기체계를 도입해 쓸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지난해 한국은 10억달러 수준의 방산 수출을 이뤘다. 그러나 연간 600억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세계 방산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2%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는 세계 200여 국가 중에서 10위 수준이다. 지난 시절을 돌이켜보면 비약적인 성장을 이룩한 것이지만, 세계 무기수출액의 80%가량을 차지하는 미국, 러시아, 영국, 독일 등 상위 6~7개국을 생각하면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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