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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李 3차 권력투쟁 돌입

이상득-박연차 연루설은 ‘여의도 여권’ 작품

  • 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親李 3차 권력투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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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55인 반란, 정두언 폭로에 이은 정보전쟁
  • ● 이재오 측, 기다렸다는 듯 이상득 공격
  • ● MB, 이상득에 “행동반경 넓히지 말라” 당부설
親李 3차 권력투쟁 돌입

4월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낙연 민주당 의원이 ‘이상득 의원과 노건평씨가 박연차 회장의 세무조사 등 패밀리 문제를 거래했다’는 내용의 한 주간지 기사를 읽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을 둘러싼 논란이 심상찮다. 최근 4·29 경주 국회의원 재선거를 앞두고 ‘후보사퇴 권유설’로 곤욕을 치르더니, 서울 여의도 정가를 초토화시킨 ‘박연차 게이트’ 수사과정에서도 이름이 오르내렸다. 정가에선 “SD(이상득 의원의 영문 이니셜)에게 마침내 시련의 계절이 찾아왔다”며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러잖아도 가뜩이나 ‘형님 정치’‘상왕 정치’ 논란에 휘말려온 이 의원에게 이 대통령이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소문도 나돌던 시점이다. 이 대통령 형제 측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형에게 ‘이런저런 말이 나오니 너무 행동반경을 넓히지 말고 정치 분야에 국한해서만 나를 도와주시라’는 취지의 당부를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치권의 친이 핵심들이 정치권력 다툼뿐 아니라 정부 인사 등에 개입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분란이 그치지 않자 결국 이 대통령이 현재 권력의 상당 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친형 이 의원에게 활동영역 축소를 당부하기에 이르렀다는 것. 이 관계자는 “SD가 친박근혜계 등 정치권을 중심으로 광폭행보를 보인 것은 정권 2년차의 길을 닦겠다는 목적도 있지만 이 대통령의 당부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 대통령이 이 의원에게 행동반경 축소를 권유한 것은 정치권의 협력을 받도록 해달라는 긍정적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 의원도 이명박 정부에서 자신의 역할을 ‘정치적 조력’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지난해 18대 총선과정에서 퇴진론이 나왔을 때도 속마음을 터놓고 지내는 주변 사람들에게 “(이 대통령이) 정치를 잘 모르는데 나라도 국회에 있으면서 도와야 되는 것 아니냐”는 말을 자주 했다.

이 의원은 정치문제는 청와대의 ‘지시’에만 따라선 안 되고 대화와 타협을 기본으로 하는 정치논리로 풀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다. 2월27일 미디어관련법의 국회 상정 강행 과정에서 자신이 (청와대의 요청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지적에 대해 “내가 이명박이 시키는 대로 하는 똘마니냐, 어떻게 그렇게 얘기하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대검 중수부가 거명한 “이상득”

경고든 도움 요청이든 이 의원이 이 대통령의 행동반경 축소 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지는 시점에 박연차 게이트가 터졌고, 여기에 또다시 ‘형님’이 등장했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 초기부터 ‘SD 개입설’의 연기가 모락모락 나더니 마침내 4월10일 대검 중수부의 브리핑에서 ‘이상득’ 이름 석 자가 나왔다. 검찰은 박 회장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2억원을 받은 혐의로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구속기소하면서 추 전 비서관이 지난해 9, 10월 이 의원에게 청탁을 시도했다고 공개한 것이다.

검찰은 “추 전 비서관이 제3자에게 부탁을 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8월 말부터 올해 2월까지 2520건의 통화내역을 살펴본 결과 이상득 의원, 정두언 의원과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은 “추 전 비서관은 두 차례 모두 청탁을 거절당했다”고 덧붙여 이번 일을 ‘실패한 로비’로 정리하면서 두 의원에게 면죄부를 줬다.

추 전 비서관은 15∼17대 총선 때 경북 포항 남-울릉 선거에서 이상득 의원 캠프의 전략팀장을 맡았던 ‘SD 계열’이다. 또 이 과정에서 이름이 오르내린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과 한상률 전 국세청장도 이 의원과 인연이 있다. 이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천 회장은 고려대 교우회장으로 이 의원과도 막역한 사이다. 한 전 청장은 지난해 말 경주에서 이 의원과 가까운 포항 기업인들과 골프를 친 뒤 이 대통령의 친·인척과 저녁을 먹으며 자리 보전 로비를 했다는 구설에 올랐던 인물이다.

그런데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진행되면서 여권 내부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음이 감지됐다. 검찰 수사 초기부터 추 전 비서관뿐 아니라 천 회장과 한 전 청장이 ‘박연차 구명 작업’에 연루됐다는 소문이 정가에 나돌았는데 진원지는 대부분 검찰이 아니라 여의도 정가였다.

잡지 기사 뜨자 기정사실화

이와 비슷한 시점에 한 주간지는 2007년 말 대선 직전에 이상득 의원이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형 노건평씨와 ‘빅딜’을 했지만 이번에 깨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BBK 사건에 노무현 청와대가 개입하지 않는 대신 이명박 후보가 집권하더라도 ‘로열 패밀리’는 건드리지 않기로 밀약을 맺었다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노씨와의 사이에 길을 튼 것은 추 전 비서관이지만 이상득 의원 또한 이 프로젝트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것이다.

박연차 게이트를 둘러싸고 ‘SD 연루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배경을 놓고 정가 일각에선 여권 내부의 권력투쟁설이 나돌고 있다. 한 여권 인사는 “이상득 의원의 ‘박연차 게이트 연루설’은 여의도 여권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과 관련해 정치권에 유포되거나 일부 언론에 보도되는 각종 의혹은 대부분 여의도 여권발(發)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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