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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수사 미스터리 추적

MB,법무장관에게 노무현 수사 관련 모종의 지시했나

  • 허만섭│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노무현 수사 미스터리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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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무현 전 대통령은 4월30일 소환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피의사실 대부분을 확보했다. 소환 즉시 신병처리는 VIP수사의 관례이고 예우였다. 자꾸 미뤄졌다. 당사자의 초조함, 심적 고통은 컸을 것이다. 5월23일 노 전 대통령은 투신자살했다. 이명박 정권 내부에선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5월2일 토요일 김경한 법무부 장관의 행적이 미스터리로 떠올랐다.
노무현 수사 미스터리 추적
5월25일 월요일 아침 경인방송(OBS) TV ‘뉴스칵테일’ 프로그램. 앵커가 말한다. “사실,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소식’, 전해주시죠.”

노 전 대통령의 자살 경위를 전한 기자의 리포트를 들은 뒤 앵커가 질문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는데요. 유서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무래도 서거 직전까지 진행된 노 전 대통령과 그 주변을 둘러싼 검찰 수사에 상당한 압박감을 느끼지 않았나 싶은데요, 어떤 수사였죠?”

기자는 2008년 12월12일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구속, 2009년 4월7일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체포, 4월11일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의 소환조사, 아들 건호씨의 여러 차례 소환조사, 4월30일 노 전 대통령의 대검 소환조사, 이후 딸 정연씨의 뉴욕 빌라 조사 등 ‘640만달러+알파’ 수사 과정을 정리한다.

마지막 세 번째 논란

앵커 : 일각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검찰 수사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는데요. 어떤가요?

기자 : 전직 대통령도 법 앞에는 평등한 것이고 수사해야 할 만한 혐의가 있으면 본인 뿐 아니라 측근, 가족도 수사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논란이 되는 부분은 검찰의 수사 ‘방식’인 것 같습니다.

앵커 : 검찰 수사 방식의 어떤 점들이 논란이 되고 있나요.

기자 : 이번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에는 구체적으로 세 가지 점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첫째, 수사 진행 내용에 대한 검찰의 공식 언론 브리핑 내용이 너무 많았고 상세했다는 논란입니다. 둘째, 공식 언론 브리핑 이외에 ‘검찰 관계자’라는 출처로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이 많았다는 것인데요. 이렇게 사법처리를 하기도 전에 검찰이 장외에서 언론을 통해 피의자 측과 공방을 벌이는 듯한 모습, 혐의 내용이 새어나와 압박하는 듯하는 모습이 나타난 점은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이어서 기자가 말하는 마지막 세 번째 논란. 이점이 지금까지 풀리지 않은 의문으로 남아있다.

기자 : 마지막으로 세 번째 논란은 검찰이 지난 4월3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환 조사해놓고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5월23일까지 24일이 지나도록 구속, 불구속 등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데 있습니다. 전직 대통령 정도의 인물을 수사할 때는 마지막 단계에 불러 조사하고 신속하게 처리해온 게 관행이었는데요.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그 사이 “검찰총장은 불구속을 원하고 수사팀은 구속을 원한다”는 등 별의별 이야기가 언론에 보도됐는데요. 그러던 중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는 참사가 발생하게 된 것이죠.

노무현 수사에 외압 의혹

피의사실이 어느 정도 확인된 이후 검찰의 가장 중요한 결정은 구속, 불구속의 결정이다. 대부분 신속하게 이뤄진다. 그런데 노 전 대통령의 경우엔 특별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피의사실을 확신했다. 그런데도 신병처리 결정을 오랫동안 미뤘다. 딸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고 부인에 대한 재소환 결정이 났다. 신병처리의 지연과 가족을 향해 조여오는 추가조사는 노 전 대통령에게 극도의 초조함, 좌절감, 심적 고통을 주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노 전 대통령이 유서에서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고 한 대목은 이를 추정케 한다.

수사팀이 노 전 대통령을 일부러 괴롭히기로 작정하고 신병처리 결정을 미루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와 관련, 노 전 대통령 수사 진행의 속도나 구속 여부에 대해선 검찰 외부에서도 상당한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조선일보’는 5월7일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 수사책임자인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에게 국정원 직원을 보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말고 불구속 기소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국정원 측은 보도 자료를 통해 “사실무근”이라면서 “검찰 측에서 관련 내용에 대해 해명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검찰을 압박했다. 그러나 이후 검찰은 적절한 해명을 하지 않았다.

대통령 직속 국정원의 수사 개입 의혹은 청와대의 수사 개입 의혹으로 즉각적으로 이어졌다. “원세훈 국정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때 부시장이었다. 서울시 인맥의 대표 격이다. 그런 그가 검찰에 사람을 보내 의견을 전했다면 듣는 측은 그걸 정권 핵심의 뜻이라고 받아들였을 것이다. 국정원의 판단기준은 어떤 결정이 법률에 부합되느냐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해야 현 정권에 이롭겠느냐는 것이다.”(조선일보 5월8일 사설)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 임채진 당시 검찰총장의 발언은 의혹을 더욱 부추겼다. 노 전 대통령 서거 뒤인 6월5일 임 총장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런데 그는 이날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박연차 게이트 수사와 관련해 청와대와 법무부의 압박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노코멘트(no comment)”라고 했다. “압박이 없었다”고 분명하게 답하지 않고 “노코멘트”라고 한 건 미묘한 대목이다. ‘네이버’ 백과사전은 노코멘트에 대해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별로 언급하고 싶지 않거나 밝히고 싶지 않은 것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 때 대답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언급할 일이 없다(no comment)’고 얼버무리는 행위를 일컫는데, 주로 신문이나 방송 기자 등의 질문에 대해 논평이나 설명 따위를 회피할 때 쓰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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