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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 박근혜 이미지 탐색③

‘삽질 왕자(MB)’의 대타에서 수성(守城)의 ‘연예인 정치인’으로

  • 황상민│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swhang@yonsei.ac.kr│

‘삽질 왕자(MB)’의 대타에서 수성(守城)의 ‘연예인 정치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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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중이 보는 박근혜 의원(GH) 이미지의 공통적인 속성은 ‘가진 것이 많고 지킬 것이 있는 사람’, 즉 수성(守城)의 이미지다. 이에 비해 이명박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은 공성(攻城)의 이미지를 띠면서도 부질없는 일을 밀어붙이는 ‘삽질 왕자’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삽질 왕자’의 무리수가 부각될수록 GH의 품위와 격은 빛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그냥 무리만 하지 않는 수성의 모습이라면 GH에 대해 지지집단이 갖는 ‘훌륭한 정치인’의 이미지는 상징적인 의미에 머물고 말 것이다. 그리고 대중과의 괴리감이 깊어가는 가운데 신비주의 전략의 약발이 점차 떨어지는 ‘연예인 정치인’의 이미지로 전락할 것이다.
‘삽질 왕자(MB)’의 대타에서   수성(守城)의 ‘연예인 정치인’으로
대중이 특정 정치인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과거 행적을 자세히 언급하는 것보다 현재 대중이 그 사람을 어떤 이미지로 보는지 확인하는 게 더 정확하다. 왜냐하면 대중이 가진 정치인의 이미지가 바로 그 정치인에 대한 대중의 감성 그 자체이자 그 정치인에 대한 평가이기 때문이다.

지난 10년 동안 특정 정치인의 대중적 이미지가 대중적 지지의 근간이 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노무현이 거의 무명에 가까운 정치인에서 대통령후보로, 이어 대통령으로 당선된 경우도 그랬다. 이명박 대통령의 이미지 분석에서도 우리는 유사한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청계천 복원과 같은 서울시장으로서의 업적을 언급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모두 대중 이미지 형성의 재료였다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뚜렷한 이미지란 곧 분명한 지지집단과 반대집단이 있다는 의미다. 지지집단과 반대집단에 의해 완전히 다른 이미지로 뚜렷하게 구분되는 정치인일수록 비교적 높은 대중적 인기나 지지율을 가질 수 있다.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낮은 지지율을 보일 경우 대중이 그에 대해 가진 이미지는 지지와 반대집단에 따라 분명히 구분되기보다는 중도집단이 보는 또 다른 이미지로 나타난다.

GH에 대한 대중의 이미지를 분석하면 바로 현재 대중이 GH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으며 그가 어떻게 행동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지를 동시에 알 수 있다. GH라는 정치인에 대한 대중의 이미지는 바로 그들이 그녀를 얼마나 ‘지지하느냐’ 또는 ‘그렇지 않으냐’를 나타낸다. 이미지를 통해 대중이 이 사람에 대해 향후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는 하나의 이유다.

박근혜 의원이 가진 이미지의 힘

한국 정치에서 GH는 대중이 가진 정치인의 이미지가 어떻게 정치적 영향력의 기초가 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GH는 한국 정치에서 획기적인 공약, 훌륭한 업적 또는 고귀한 희생을 하지 않고 대중적 이미지만으로 얼마나 광범위한 대중적 지지를 얻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과거 GH를 지지하던 사람들은 그녀를 ‘귀공녀’ 또는 ‘에비타’의 이미지 코드로 보았다.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녀를 집안의 한(恨)을 간직한 ‘토지’의 ‘서희’나 가문의 후광을 입어 일반인과 다른 위치에 있는 ‘퀸(여왕)’의 이미지 코드로 보았다. GH에 대한 이런 이미지 코드들은 그녀가 2004년 위기에 빠진 한나라당을 구하고, 한나라당 대표로, 그리고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통령후보로 지속적인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기반이기도 했다.

2005년 GH는 당시 대통령이던 노무현에 대립되는 귀한 집의 조신한 딸의 이미지를 가지면서 ‘선거의 여왕’이라는 대중적 지지를 마음껏 누릴 수 있었다. GH의 에비타와 퀸 이미지 코드는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보다 더 대중의 환호와 신뢰를 받는 요인이었다. 경쟁자이던 이명박 후보가 2008년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GH의 대중적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2008년 총선에서 ‘박근혜 의원과 친하다’는 뜻의 친박연대라는 이름으로 급조된 정당이 출현했다. 그리고 단지 그 이름만으로 수십 명의 국회의원이 당선됐다. 분명 이변이었다. 이뿐 아니라 여당인 한나라당 내에서 대통령의 계파라는 친이(親李)계와 대립되는(?) 박근혜 계파가 뚜렷이 형성되는 것처럼 보였다. 친박계로 언급되는 이 정치집단은 실체는 불명확하지만, 여당인 한나라당에서 대통령의 지지세력과 대립하는 또 다른 정치집단처럼 비치기 시작했다.

월박(越朴), 복박(復朴)(월박이란 친이명박계 의원이 친박근혜로 넘어갔다는 의미이고, 복박은 친박계에서 친이계로 넘어갔다가 다시 돌아온 자라는 뜻)이란 말이 시중에 회자됐다. 낮에는 이명박계로, 밤에는 박근혜계로 이중생활을 한다는 주이야박(晝李夜朴)이라는 말도 나왔다. 여당인 한나라당이 대통령과 박근혜로 대변되는 친이와 친박으로 나뉜 현실을 반영하는 표현들이다.

2008년 이후 GH는 국내 정치에서 대통령에 버금가는 정치적 영향력을 갖게 됐다. 특별한 당직을 가지지도 않은 일반 국회의원임에도 그녀는 ‘여의도 대통령’이라 불리기 시작했다. 심지어 한나라당 내에서 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한다고 알려진 법안 처리 과정에 그의 말 한마디로 전체 기조가 바뀐 일도 있었다. 대통령의 강력한 요청 속에서 일사불란하게 추진되는 상황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었음에도 말이다.

심지어 당내의 대표 선출이나 주요 당직자 인선의 경우에도 그의 의향은 항상 중요한 변수였다. 그의 의사를 확인하기 위해, 또는 승낙을 얻기 위해 당대표나 청와대까지 나서는 것처럼 보였다. 이런 경우 항상 원칙을 내세우는 그의 구체적인 의사표현으로 사태가 정리되는가 하면 더욱 오리무중의 상태로 빠지기도 했다. ‘여의도 대통령’으로 불리는 2009년 GH의 이미지는 무엇이며 어떻게 발휘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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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민│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swhan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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