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호

오바마와 폭스 뉴스의 전쟁

“폭스는 공화당 선전방송” VS “우리는 백악관 공격본능의 타깃”

  • 하태원│동아일보 워싱턴특파원 triplets@donga.com│

    입력2009-12-10 11: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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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얀집(White House)과 여우(폭스뉴스)의 전쟁이 점입가경이다. 1789년 조지 워싱턴이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뒤 219년 만인 지난해 11월 버락 오바마가 헌정사상 첫 흑인대통령으로 등극하면서
    • 10년 보수정권의 ‘지킴이’ 역할을 자임했던 폭스뉴스와 갈등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은 있었지만 지금처럼 사생결단식의 전면전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둘은 왜 이렇게 죽도록 싸우는 것일까.
    오바마와 폭스 뉴스의 전쟁

    반오바마 전선의 선봉장이 된 폭스뉴스 진행자 글렌 벡. ‘타임’커버스토리에 등장했다.

    집권 초기 밀월(蜜月)기간 폭스뉴스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일종의 선동정치라는 식의 잽을 간간이 날리기는 했지만 새로운 권력창출에 성공한 오바마 행정부는 비교적 너그럽게 반응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대규모 경기부양책 수립, 적자예산 편성, 보건의료 개혁, 동성애자 군복무환경 개선, 기후변화협약 비준 등 과거의 질서를 송두리째 흔들 기세로 개혁과업을 추진하면서 폭스뉴스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전면전을 선언한 것.

    백악관도 참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아예 폭스뉴스를 책임 있는 언론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들은 폭스뉴스 출연을 기피하고 있다. 도대체 백악관과 폭스뉴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10월18일 데이비드 액설로드 백악관 선임고문은 폭스뉴스에 대해 “진정한 방송이나 뉴스가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액설로드 선임고문은 지난해 대선과정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수석전략가로 활동한 오바마 대통령의 브레인이자 복심(腹心)으로 통하는 인물. 시카고 트리뷴 기자로 잔뼈가 굵은 언론인 출신이기도 한 그는 오바마보다 오바마의 마음을 더 잘 아는 사람으로 불리기도 한다.

    백악관, “폭스는 언론기관 아니다”

    액설로드 고문은 ABC방송의 시사프로그램인 ‘디스 위크’에 나와 최근 가열되고 있는 백악관과 폭스뉴스의 공방전에 대한 질문에 “개의치 않는다”면서도 “폭스뉴스는 진정한 뉴스가 아니고 하나의 관점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을 전하는 저널리즘의 본령을 망각한 채 자신들이 추구하는 보수주의 이념을 시청자에게 세뇌시키고 있다고 지적한 것.



    그는 폭스뉴스를 거느리고 있는 뉴스코퍼레이션의 루퍼트 머독 회장에 대해서도 직격탄을 날렸다. 액설로드 고문은 “머독 회장은 돈을 버는 데 재능이 있다. 나는 그들의 프로그램이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도 했다.

    사상 최강의 비서실장으로 불리는 람 이매뉴얼 백악관 비서실장은 한발 더 나갔다. 절반 이상은 농담이지만 오바마 대통령보다 더 막강한 권력을 가진 비서실장이라는 말을 듣기도 하는 이매뉴얼 실장은 CNN방송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프로그램에 출연, “폭스뉴스는 뉴스 기관이 아닐 뿐만 아니라 관점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극도의 반감을 드러냈다. 이매뉴얼 실장은 이어 “더 중요한 것은 CNN 같은 다른 언론사가 그들을 언론사로 대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면서 “우리도 그들을 그렇게 대우하려고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백악관 블로그는 ‘폭스의 거짓말’이라는 코너를 만들기도 했다.

    6월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나서 “한 TV 방송(폭스뉴스)은 정부를 공격하는 데 전념한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뜨렸고 10월11일 애니타 던 백악관 공보국장이 “폭스뉴스는 공화당의 날개이자 홍보 매체”라며 날카롭게 반응했다. 그러자 폭스뉴스의 마이클 클레멘트 부회장은 공식성명을 내고 “백악관이 국정 운영은 안 하고, 아직도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교롭게도 던 공보국장은 11월10일 사의를 표명했다. 백악관은 “폭스뉴스와의 갈등 탓이라고 보는 것은 억측”이라며 “가족문제가 있어 당초 임명 때부터 6개월 정도만 근무하기로 예정돼 있었다”고 해명했다.

    심지어 폭스뉴스의 사회자인 크리스 월레스씨는 방송 도중 1987년에 개봉된 영화 ‘언터처블(Untouchables)’의 일부 장면을 보여주면서 “백악관이 1920년대 시카고 지역의 경찰이 칼을 꺼내면 총을 들고, 상대 중의 일부에 중상을 입히는가 하면 일부는 죽게 만드는 시카고 방식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토크쇼 진행자인 글렌 벡은 7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향해 “오바마는 백인과 백인 문화를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증오하고 있다. 내가 보기에 그는 인종차별주의자다”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이 나온 맥락은 하버드대의 흑인교수 헨리 루이스 게이츠가 자기 집 현관을 강제로 열려다 경찰에 체포된 사건과 관련한 것.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전역에 생중계된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경찰이 어리석게 행동했다”고 말했고 벡은 즉각 ‘오바마=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낙인찍었다.

    백악관과 폭스가 전면전에 나선 이유

    그렇다면 왜 권력을 장악한 오바마의 백악관은 폭스뉴스와 전면전을 선언한 것일까. ‘뉴욕타임스’는 전략적 측면 외에도 정치권력에 대해 ‘묻지 마’ 식으로 도전하는 언론권력에 대한 좌절감의 표현이라고 분석했다.

    변화와 개혁이라는 양대 슬로건 외에 상생과 화합을 주요 국정과제로 내건 오바마 대통령이 유독 폭스뉴스를 경계하는 것은 자신이 정치적 명운을 걸고 추진하고 있는 개혁에 대해 보수세력이 일제히 저항을 시작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폭스뉴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7870억달러를 투입하는 경기부양책을 발표했을 때 재정운용의 건전성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면서 ‘큰 정부’를 지향하는 오바마 대통령을 정면으로 공격했다. 또한 보건의료개혁에 대해서도 폭스뉴스가 ‘10년 동안 투입될 1조달러를 눈여겨봐야 한다. 현재 보험을 가진 중산층에게는 추가 보험부담이 주어질 것’이라는 논리를 미국 일반인에게 증폭시키고 있다고 백악관은 의심하고 있다. 폭스뉴스를 가만히 둘 경우 오바마 대통령의 개혁법안이 좌초할 우려가 있고, 이는 곧바로 내년 10월로 예정된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쳐 현재 다수당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민주당의 입지가 흔들릴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이 같은 우려의 기저에는 보수세력에 대해 폭스뉴스가 가지고 있는 만만치 않은 영향력이 자리 잡고 있다.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사에 따르면 폭스뉴스는 미국 케이블 방송사들 가운데 황금시간대 시청자가 평균 210만명을 넘을 정도로 다른 방송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2등인 CNN은 황금시간대에 93만2000명 정도의 시청자를 기록하는 데 그치고 있다. 결국 폭스뉴스는 CNN에 비해 2배가 넘는 매체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폭스뉴스 시청자는 특히 이번 대선 패배를 계기로 ‘라이트 네이션(우파의 나라)’이 흔들리고 있다는 공동의 피해의식을 갖게 됐으며 보수주의 미국의 부활을 위해 일치단결해야 한다는 암묵적인 유대감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폭스뉴스는 백악관과의 싸움을 은근히 즐기고 있는 분위기다. ABC NBC CBS 등 미국의 3대 공중파와 CNN, MS-NBC 등 케이블방송 그리고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의 주류언론이 사실상 오바마 대통령을 엄호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일한 비판 언론의 지위를 얻게 된 것이 그리 싫지만은 않다는 것. 루퍼트 머독 회장도 최근 주주총회에서 “백악관의 공격 본능이 폭스뉴스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며 “하지만 (백악관의 비판으로) 우리 시청률이 엄청나게 올라가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한 조사에서 폭스뉴스는 최근 20% 이상의 시청률 상승을 즐기고 있다.

    폭스가 낳은 스타, 그리고 보수운동의 기수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일약 스타로 떠오른 사람이 많다. 대표주자가 폭스뉴스 토크쇼 진행자 글렌 벡. 그는 최근 벤 존스 백악관 녹색일자리 고문이 과거 급진운동에 몸담았던 경력을 폭로해 사임하게 만든 데 이어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을 반대하는 타운홀미팅 시위와 보수주의자들의 워싱턴 시가행진을 촉구하기도 했다. 실제로 시가행진 당시 CNN 생중계 화면에서 보수주의 시위대들은 “글렌 벡!”을 외쳐댔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을 파시스트, 공산주의자, 사회주의자로 불렀고 히틀러, 스탈린, 폴 포트에 비유하기도 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커버 인물로 벡을 선정했다. 한때 알코올 의존증 환자였던 그는 라디오 팝 음악 프로그램의 디스크자키 출신으로 9·11테러 이후 정치평론가로 변신했다. ‘타임’은 “벡은 대중의 공포와 의심을 가장 잘 이용할 줄 아는 사업가이자 타고난 이야기꾼”이라고 묘사했다. 미국 공화당의 미디어 전략가인 마크 매키넌씨는 “글렌 벡을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오바마 대통령”이라고 했다.

    미국 전역의 400여 라디오 방송국에서 벡의 방송을 듣는 사람은 800만여 명이며, 그의 웹사이트 방문객은 한 달에 500만명에 달한다. 또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두 차례 1위에 오른 블록버스터 작가이기도 하다. 경제전문 잡지 ‘포브스’는 벡의 지난 1년 수입이 2300만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온라인 매체 뉴스맥스의 크리스토퍼 루디 회장은 “벡은 이 시대 보수주의 진영의 ‘넘버원 포퓰리스트”라며 “그의 부상은 1990년대 러시 림보를 떠오르게 한다”고 말했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대선 이후 한때 공화당의 ‘지도자’로 떠오르기도 했던 림보가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오바마 정부를 공격한다면, 벡의 독설은 좀 더 구체적인 인물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정보력과 엔터테인먼트 측면에서 더욱 강력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인 프랭크 리치씨는 “벡의 부상은 공화당에 재난이 되고 있다”며 “공화당의 이미지가 추잡한 욕설과 기이한 서커스, 이민자 배척 등으로 굳어진다면 미국이 더 젊어지고 인종적으로 다양화하는 상황에서 공화당은 인구학적으로 자살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와 폭스 뉴스의 전쟁

    보수진영의 지도자로 떠오른 라디오 진행자 러시 림보.

    폭스뉴스에서 방송을 하지는 않지만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인 러시 림보도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3조5000억달러짜리 예산 제안에 대해 “그의 임무가 자본주의와 개인적 자유라는 기초를 부정하는 국가 재개조라면 실패하기를 바란다”고 직격탄을 날려 화제가 됐지만 그는 이미 1980년대 말부터 군림해온 미국 최고의 ‘라디오 스타’다.

    1988년에 시작한 토크쇼인 ‘러시 림보쇼’는 600개 라디오 채널을 통해 정오부터 3시간 동안 전국에 생방송되며 주당 청취자 수가 평균 2000만명에 달한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을 가장 존경한다는 그는 1994년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는 데 일등공신이었다고 평가되며 1995년에는 ‘타임’ 커버스토리를 장식하기도 했다.

    요즘 미국 언론은 ‘원조 보수’를 자처하는 그를 ‘사실상(de-facto) 공화당의 지도자’라고 부를 정도다. 명실상부한 구심점을 찾지 못해 헤매고 있는 공화당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흑인 첫 공화당 전국위원장인 마이클 스틸 위원장은 림보의 “대통령이 실패하기를 바란다”는 발언에 대해 “선동적(incendiary)이고 분열적이며 추악한 엔터테이너일 뿐”이라고 했다가 비난여론이 일자 “그의 주장이나 리더십을 깎아내리려는 의도는 없었다. 공화당의 매우 귀중한 보수적 시각을 대변하는 그를 존경한다”고 꼬리를 내릴 정도로 그의 영향력은 크다.

    워낙 청취자가 많아 연봉도 높다. 미디어그룹인 클리어 채널 커뮤니케이션스와 2016년까지 8년간 4억달러에 계약을 한 상태. 연봉으로 치면 5000만달러(약 770억원) 수준. ABC, NBC 등 4대 지상파 방송 앵커의 연봉을 합친 것보다 많고 메이저리그 연봉왕 뉴욕 양키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2750만달러)의 두 배 가까이나 되는 ‘귀하신 몸’이다. 독일계 아버지와 스코틀랜드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사우스이스트 미주리주립대라는 무명학교를 그나마 1년 다니다 그만둔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백악관과 폭스뉴스에 대한 관전평

    오바마와 폭스 뉴스의 전쟁

    오바마 대통령을 영화 ‘베트맨’의 악당으로 묘사한 사진.

    관전자의 평가는 다양하지만 일단 권력을 잡고 있는 백악관에 대한 비판이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폭스뉴스가 무리한 잣대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비판하는 것에 대한 반론도 있지만, 국정현안에 집중해야 할 백악관이 언론기관을 상대로 귀중한 시간과 행정력을 낭비하는 것이 적절한가 하는 점이 주요 논지. 특히 지금처럼 진보와 보수 간 균열이 심각한 상황에서 언론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득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백악관 공보 참모를 지냈던 CNN 정치평론가 데이비드 거겐씨는 “백악관이 필요치 않은 싸움에 말려들고 있다”며 “내 경험상 백악관이 개인이나 특정 조직을 공격하면, 그 공격이 의도와는 달리 되레 공격 대상을 백악관과 같은 급으로 올려놓을 뿐이다”라고 충고했다.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선의 비평가인 데이비드 주라위크씨도 “폭스를 좋아하든 않든, 대통령이 한 매체의 관점을 이유로 벌주려 하는 것은 같은 언론인으로서 우려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검은 혁명’을 일으킬 당시 “미국에 더 이상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지지성향의 주)와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지지성향의 주)는 없다. 오직 유나이티드 스테이트(합중국) 만 있을 뿐”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언론과 사생결단의 싸움을 벌이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뉴욕타임스’의 데이비드 카 미디어 칼럼니스트는 “미디어와 전쟁을 벌여 이긴 정권의 역사는 내가 지금 말하는 문장보다도 짧다”며 “지금 이 싸움의 승자는 폭스뉴스일 뿐”이라고 말했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의 외교안보정책 담당 보좌관을 지낸 예이츠 선임연구원은 오바마 대통령의 폭스뉴스와의 전면전에 대해 “유치한 행동”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위정자는 모름지기 자신에 대한 비판에 너그러워야 한다”며 “다른 관점에서 비판을 하는 것은 언론의 특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권력은 유한하지만 언론은 무한?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충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공화당의 중진인 라마 알렉산더 상원의원은 상원 본회의 발언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 후반 이른바 ‘적(敵) 리스트’를 작성해 이를 감시하고 비리를 캐는 식의 보복을 가하다 말년에 하야했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테네시 주지사를 역임하고 조지 H W 부시 대통령 집권기였던 1991년부터 2년간 교육장관을 역임했던 알렉산더 의원은 20대 후반 시절 닉슨 행정부에서 백악관의 신참 보좌관으로 일한 바 있다.

    그는 1969∼70년 백악관에서 일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당시 권력 심장부에서 목격한 편협한 정치행태 사례를 생생하게 거론하면서 현재 오바마 대통령이 이끄는 백악관의 태도에서 닉슨 시절의 백악관 행태와 유사한 면모를 보게 된다고 질타했다.

    알렉산더 의원은 “‘적 리스트’는 대통령직과 국가를 욕되게 할 뿐”이라며 “백악관에서 ‘골목 싸움’을 몰아내고 고용창출과 재정적자 감축, 클린에너지 산업 창출 등과 같은 진정한 국정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힘을 합치자”고 촉구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폭스뉴스에 출연을 거부할 것이 아니라 그 힘을 역이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작고한 에드워드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보좌진을 지냈고 1984년 월터 먼데일 후보의 대선운동을 도왔던 골수 민주당원인 밥 베켈씨는 최근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폭스뉴스와 전속계약을 맺고 정치평론을 하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CNN이나 MS-NBC에 대고 1년 내내 떠드는 것보다 더 많은 시청자를 한 달 안에 설득할 수 있는 매력을 가진 곳이 폭스뉴스다. 폭스가 당파적이라고 하지만 CNN이나 MS-NBC도 못지않다. 2009년 조사에서 CNN 시청자의 경우 민주당 대 공화당 지지자 비율이 50.4% 대 28.7%였고 MS-NBC의 경우 53.6% 대 27.3%였다는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폭스뉴스의 경쟁력을 인정하는 평가도 있다. ‘폴리티코’는 “폭스뉴스의 시청자가 다른 케이블 방송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며 “창의적인 관점에서 시청자의 흥미를 유발하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고 흥미로운 해설을 내놓는 것은 폭스뉴스가 가진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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