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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 관련 김정일 비공개 연설문

“현정은 회장을 꽉 쥐고 있으면 한나라당 것들에 압을 넣고 고립시킬 수 있다”

  • 송홍근│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남북경협 관련 김정일 비공개 연설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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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새 정권이 악질적으로 나오거나 지지부레한 것들은 다 차내깔려도…
  • ● 날개탁에 앉은 기업가들을 보니 모두 소도적놈들처럼 생겼다
  • ● 정몽구는 쓸 것 같지 못하다
  • ● 남조선 기업가들이 엉거주춤할 때 우리가 현정은 회장을 자꾸 내세워주어야…
1998년 고(故)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소떼 방북’으로 시작한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이 2010년으로 13년째를 맞는다. 현대그룹의 대북사업 창구인 현대아산은 2008년 7월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조조정, 급여삭감 등으로 버텨왔으나 대북(對北)관광을 재개하지 않으면 회사가 정상 궤도에 오르기 힘들다.

못 이룬 꿈

“내게 소원이 하나 있다면 개성시장을 해보는 것입니다.”

2003년 8월 영면한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이 타계 두 달 전 방북했을 때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리종혁 부위원장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대북사업에 대한 열정을 개성시장을 맡아 불태워보겠다는 심경도 밝혔다고 한다.(‘동아일보’ 2003년 9월16일자 “故 정몽헌 회장 개성시장 꿈꿨다” 제하 기사 참조).

정 회장에게 대북사업은 처음엔 비즈니스였으나 말년엔 통일사업이었다. 현대아산을 퇴직한 한 인사는 “어떤 사명감을 갖고 일할 수밖에 없는 회사다. 민족적 사명이 없으면 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정은 회장은 2008년 정 전 회장을 기념하는 작곡발표회에 참석해 사부곡(思夫曲)을 연상케 하는 말을 했다.

“그토록 남북을 자유롭게 훨훨 날고 싶어하던 회장님이 오늘따라 더욱 그립습니다. 살아 계실 적 못다 이룬 꿈을 꼭 이뤄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현대아산의 처지는 1999년 창사 이래 최악이다. 2008년 7월 이후 회사를 떠난 직원이 700명에 달한다. 현 회장은 2009년 8월 금강산에서 리종혁 부위원장, 원동연 실장을 만났을 때 “인원의 70%를 줄였습니다. 계속 적자를 보고 있어서요. 연말까지나 버티지 연말이 지나면 버틸 수가 없어요”라고 말했다.

남북경협은 정주영 전 회장, 정몽헌 전 회장의 유업. 정주영 전 회장은 방북할 때 훗날 적통 기업을 물려준 정몽헌 회장과 동행했다. 현 회장이 김 위원장을 만날 때는 딸인 정지이 전무가 동석한다.

현대그룹-북한 커넥션은 두꺼운 것 같으면서도 얇고, 얕은 것 같으면서도 깊다. 그렇다면 현대그룹에 대한 북한의 시각은 어떨까?

이와 관련해 ‘신동아’는 현대그룹, 남북경협을 바라보는 북한 당국의 생각이 담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비공개 연설문을 단독입수했다.

‘신동아’가 입수한 연설문에서 김 위원장은 “북남경제협력 사업에서 남조선 기업가들이 엉거주춤할 때 현정은 회장을 자꾸 내세워주어야 한다”면서 “지지부레한 것들은 다 차내깔려도 우리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꽉 쥐고 있으면 한나라당 것들에게 압을 넣고 고립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비공개 연설 내용이 한국 언론에 공개되는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월간조선’이 1997년 7월호에서 1996년 12월 김일성종합대학 창립 50돌 기념식(1996년 12월) 때 김 위원장이 발언한 내용을 입수해 공개한 적이 있다.(‘월간조선’ 1997년 7월호, “우리는 지금 식량 때문에 무정부 상태가 되고 있다” 제하 기사 참조)

북한 식량난을 다룬 국내외 학술 논문의 상당수가 김일성대 연설 내용을 인용한다. 김 위원장은 당시 “현재 농부와 광부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식량을 숨기고 있습니다. 우리는 군대에 쌀을 공급할 수 없습니다. 하루 450g만 먹으면 나머지를 군에 보낼 수 있다고 말하면 인민들이 동의할 겁니다”라고 말했다.

“관광 사업에서 선코를 떼라”

우선 ‘신동아’가 입수한 연설문의 전문을 읽어보자. 연설문은 북한에서 ‘말씀’이라고 부르는 형식으로 작성돼 있다. ‘말씀’은 실제 말한 내용을 그대로 적은 게 아니라 북한 특유의 형식으로 발언을 각색해 정리한 것이다.

“우리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오라고 해도 나쁘지 않습니다. 오라고 하여 그가 제기하는 문제들을 해결해주어야 하겠습니다. 현정은 회장이 오면 현대그룹이 백두산관광 사업에서 먼저 선코를 떼라고 하여야 합니다.

개성공업지구는 남조선 정부 차원에서 토지공사가 하든 누가 하든지 간에 거기에 현대그룹이 참가하는 것은 관계하지 말고 우리는 개성 박연폭포 관광사업을 현정은 회장이 맡아보라고 하여야 합니다. 그러면 현대그룹이 백두산 관광, 금강산 관광, 개성 박연폭포 관광을 다 맡아 하는 것으로 됩니다.

우리가 백두산 관광 건을 지지부레한 일반 재벌들에게 주는 것보다 현대그룹에서 백두산 관광을 하라고 하여도 현정은이한테는 많은 힘을 실어줄 수 있습니다.

현대그룹 명예회장 정주영과 정몽헌은 우리와 북남협력사업을 제일 먼저 시작하였고 앞장에 섰댔으니 우리가 지금은 그 모법을 현정은 회장이 계속 이어나가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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