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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의 ‘탄도미사일 사거리 연장’ 비밀 보고서

민간로켓 기술 활용해 對北 정밀타격 능력 강화 … MD 참여로 미국 설득

  • 황일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MB정부의 ‘탄도미사일 사거리 연장’ 비밀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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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차 핵실험 직후 청와대·국방부 지시 따라 KIDA 진행
  • ● “300㎞로 제한한 한미협정 개정해 550㎞ 이상 신형 개발해야”
  • ●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가 제기한 ‘능동적 억제전략’의 비밀
  • ● 육군 유도탄사령부 담당? 공군 중심의 전략사령부 창설?
  • ● 오바마 행정부가 제안한 ‘지역형 맞춤 MD’와 맞교환 방안
  • ● 중국·러시아 반발 불가피, 나로호 사업 등 타격 입을 수도
이명박 정부가 대북 억제능력의 강화를 위해 한국군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획기적으로 늘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현재 한미 미사일지침에 따라 300㎞ 이하만 실전 배치한 탄도미사일을 북한 전역은 물론 주변국 일부까지 포함할 수 있는 550~1000㎞ 수준까지 확대해 개발하는 방안이 그것이다. 특히 이에 대한 미국 측의 반대를 돌파하기 위해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역형 미사일방어(MD)체계에 참여해 맞교환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당국자에 따르면 이에 대한 정부의 지침을 받아 정책 현안 보고서를 작성한 실무주체는 한국국방연구원(KIDA)이다. 지난해 4월 미사일 발사실험과 5월 2차 핵실험으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능력에 관한 위기의식이 고조되던 초여름 시작된 관련 작업은 항공무기체계의 획득정책이나 비용분석 분야에 오랜 기간 종사해온 KIDA의 전문연구진이 주로 담당했다. 수개월간 진행된 작업은 지난해 가을 완료돼 보고서 최종본이 주요 안보부처에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눈여겨볼 것은 보고서의 방향이 사거리 연장이 과연 필요한지 아닌지를 고루 검토하기보다는, 연장의 정책적 당위성이나 군사적 유용성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편에 가깝다는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사거리 1000㎞ 가까운 준중거리 신형 미사일을 개발함으로써 현무나 에이태킴스(ATACMS) 등 현재 한국군이 보유하고 있는 지대지 미사일이 닿지 못하는 함경북도 일대의 미사일기지까지 압도적인 화력으로 무력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그 골자. 한마디로 ‘따져보자’라기보다는 ‘해야 한다’는 취지였다는 것으로, 이는 정책보고서의 당초 목적이 무엇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공교롭게도 보고서 작성을 전후해 정부 주요 당국자들은 의미심장한 공개발언을 남긴 바 있다. 지난해 4월 한승수 당시 국무총리는 국회에서 “(사거리 연장) 문제에 관해서는 국방·외교당국이 심각하게 살펴볼 수 있는 시점이 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보고서 작성 작업이 마무리되던 10월에는 변무근 당시 방위사업청장이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사거리 500㎞ 이상 탄도 미사일 관련 연구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후에도 정밀타격 능력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의지는 여러 차례 강조된 바 있다. 9월 초 대통령 보고를 마친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가 제시한 ‘능동적 대북(對北) 억제전략’이 대표적이다. 북한의 다양한 도발 유형에 대비하고 도발 의지 자체를 원천적으로 꺾는다는 이 전략의 핵심에는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 발사 또는 전쟁 징후가 포착되면 군 기지를 포함한 전쟁지휘부 시설을 선제 타격한다는 개념이 포함돼 있다. 이러한 전략을 위해 가장 먼저 거론되는 방안이 바로 북한 전역을 사거리 안에 두는 신형 탄도미사일의 개발이다.

누가, 왜, 어떻게

특히 문제의 정책보고서 작성 과정에서는 신형 탄도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예상비용을 추산하는 취지로 지난해 8월과 올해 6월 발사했던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 개발과정 등에 쓰인 민간로켓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이 함께 검토된 것으로 안다고 일부 당국자들은 전했다. 최종보고서에 관련 내용이 포함됐는지는 당국자들 사이에서도 설명이 엇갈리고 있지만, 민간로켓 기술의 탄도미사일 활용은 한국의 위성로켓 발사 시도와 관련해 국제사회가 가장 경계해온 시나리오라는 점에서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이와 함께 해당 보고서는 실제로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연장할 경우 이를 현재의 육군 유도탄사령부가 함께 관리해야 할지 혹은 공군을 중심으로 새로운 관리체계를 만들어야 할지에 대해서도 분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300㎞ 이하의 미사일과는 달리 주변국 일부를 사거리 안에 둠으로써 전략무기(strategic weapon)로 분류될 수 있는 신형 미사일의 특성상 미군의 전략사령부(STRATCOM)에 해당하는 신규 조직을 창설해 특화된 임무를 맡기는 방안을 함께 검토한 것. 어느 쪽이 나은지 분명한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정교한 수준의 방안별 장단점 분석이 보고서에 포함됐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외에도 보유 시 적정 수량 등 담긴 내용이 극히 민감한 사안임을 감안해 해당 보고서는 작성된 후 대외비로 분류,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등 관련부처에서는 보고서 작성 작업에 관여했던 전문가들에게 철저한 보안을 수차 당부하기도 했다. ‘신동아’가 관련 내용을 확인한 당국자들 대부분은 문제의 정책현안 검토를 KIDA에 의뢰한 것이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이라고 전했지만, 일각에서는 국방부를 중심으로 진행된 작업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분명한 것은 해당 비밀 보고서가 청와대와 국방부에 전달됐고, 양측 당국자들 모두 보고서의 취지와 결론을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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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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