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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11·23 연평도 도발 그 후

[직격비판] “자위권 적용하면 교전 규칙 상관없다? 말도 안되는 난센스!”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 대응에서 드러난 10대 문제점

  • 김시습│안보전문가

[직격비판] “자위권 적용하면 교전 규칙 상관없다? 말도 안되는 난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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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년은 국가안보 측면에서 이래저래 뒷맛이 씁쓸한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 3월26일 천안함 침몰과 11월23일 연평도 포격이라는 충격적 사건을 남겼기 때문이다.
  • 사건 이후 다양한 대책과 개선 방안, 책임 추궁이 논의되고 있지만, 이를 곰곰이 들여다보면 정부가 과연 제대로 된 교훈을 얻은 것인지 의심스럽기 짝이 없다. 글의 성격과 필자의 여건상 필명을 사용했음을 밝혀둔다.
[직격비판] “자위권 적용하면 교전 규칙 상관없다? 말도 안되는 난센스!”
연평도 피폭 이후 정부는 앞으로 북한이 또 한 번의 도발을 감행할 경우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표명한 바 있다. 김관진 신임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추가도발에 대해서는 “굴복할 때까지 응징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고강도 국방개혁을 통해 군의 전투력을 높이는 한편 연평도를 요새화하겠다는 구상도 발표됐다.

다 좋다. 그러나 문제는 이렇듯 당연한 조치에도 쉽게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발표된 내용들은 날짜를 바꿔보면 8개월 전의 것과 놀랄 만큼 유사하다. ‘단호히’‘국방개혁을 통해’‘국가 위기관리체제를 재편하고’ 등등의 단어는 천안함 침몰 직후에도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었다. 그럼 정부는 그동안 무엇을 했단 말인가. 우리는 과연 두 차례의 뼈아픈 사건에서 올바른 인식과 제대로 된 접근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일까.

이 글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정부의 노력을 폄훼하거나 특정인을 비난하고자 함이 아니다. 이제부터라도 외양간을 제대로 고치자는 것이다. 정책 입안자들은 억울하다고 항변할지 모르지만,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피폭 이후 언론을 통해 발표된 정부의 조치들은 모두 대증적(對症的)인 시각에 경도돼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뼈아픈 자성과 자기혁신이 없다면 국가안보는 언제든 또 다른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의 인식 속에 정설인 양 각인된 몇 가지 신화를 되짚어 보는 것은 적지않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한국 사회에 팽배한 미망(迷妄)에서 깨어나지 않는다면 우리는 천안함 이후와 마찬가지로 연평도의 교훈도 잊어버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1 군의 관료화가 도발 허용했다?

연평도 피폭 당시 군의 대응이 미숙했던 것은 체질이 나약해진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장기간 이어져온 관료화로 지휘관들의 과단성이 희박해졌다는 주장도 있다. 군이 정부나 정치권의 눈치를 살피면서 본연의 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적당한 희생양을 찾는다는 측면에서는 속 시원한 얘기일지 모르지만, 반드시 적절한 분석은 아니다.

군 지휘관들이 정치에 민감하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예를 들어 2008년 이후 다시 불거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논쟁에서 3명의 전·현직 장관을 비롯한 군 수뇌부 가운데 과거의 소신을 유지한 이는 소수에 불과하다. 후일 다시 여건이 바뀌면 이들의 최종 입장이 어떻게 정리될지가 궁금할 따름이다.

그러나 반드시 물어봐야 할 게 있다. 누가 군을 이렇게 만들었는가. 민주화 이후 이른바 ‘문민통제’의 구호 속에서 우리는 군을 진정한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는 존재 대신 정치적 결정에 굴종하는 존재로 만들어왔다. 군의 정치적 중립은 이들이 전문직업인으로서 갖춘 자질과 식견에 자부심을 갖는 데서 비롯된다. 국민의 지지로 당선된 민간 지도자의 명령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국가방위에 대해서는 소신을 당당히 펴는 군인이야말로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군인이다. 1960~80년대 군부통치의 전형으로 불렸던 남아메리카의 군 지도자들이 항상 뻣뻣한 자세로 일관했다고 알고 있다면 이는 착각이다. 그들은 민간정부의 권위와 정통성이 확실할 때에는 입안의 혀처럼 굴다가 계기가 만들어지면 돌변하곤 했다. 정치의 눈치를 살피는 군인은 결코 정치적 중립성을 지닐 수 없는 것이다.

김영삼 정부 이후 군 내부의 파벌이 해체되기 시작했다지만, 외형적인 파벌이 해체된 뒤에는 또 다른 ‘클럽 정치’가 난무해온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몇몇 인사가 정권 실세와의 친밀한 관계 덕분에 승진을 거듭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한 번도 끊긴 적이 없다.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지휘관들을 모두 사실상 강제 전역시키는 분위기에서는 결코 강한 지휘관이 탄생할 수 없다. 강국으로 불리는 국가들의 민·군관계사를 들여다보면, 개성 강한 지휘관들을 징계하고 좌천시키면서도 현역에서 은퇴시키지는 않았던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괴짜 장군이자 전쟁영웅인 조지 패튼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이러한 운영의 묘를 찾기란 기대난망에 가깝다.

연평도 피폭에 대해 군은 분명 책임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군만의 책임이 아니다. 정부야말로 진정으로 반성해야 할 당사자다. 천안함 사건 이후 정치인들과 언론은 이구동성으로 확실한 국가안보태세 확립과 위기관리체제 재정비를 요구했다. 과연 그들은 올해의 국정감사에서 이를 제대로 확인했나. 언론을 통해 탄생한 수많은 국감 스타 가운데 북한의 도발 위험성을 제대로 지적한 이가 과연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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