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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이재오의 담판과 배신 秘스토리

親이명박계는 왜 몰락하나

  • 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이상득-이재오의 담판과 배신 秘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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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5월 암묵적 합의 깨지며 내분 촉진
  • ● 이재오계 “다 도망갔다. 자기 혼자 살려고”
  • ● ‘대표 줄게, 공천 다오’ 친이계와 홍준표 밀약설
이상득-이재오의 담판과 배신 秘스토리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왼쪽)과 이재오 특임장관.

지난 5월 초. 한나라당의 5·6 원내대표 경선이 며칠 앞으로 다가오던 때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과 여권의 또 다른 핵심실세인 이재오 특임장관이 서울 모처에서 마주 앉았다.

친(親)이명박계의 양대 주주인 두 사람이 단독 회동을 한 것은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친이계 후보의 단일화를 시도하기 위해서였다. 이 자리에서 담판을 짓자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당시 경선에는 이재오 장관의 측근인 안경률 의원과 이상득 의원 계열로 분류되는 이병석 의원이 나선 상태였다. 여기에 박근혜 전 대표 측의 지원을 받는 비주류 중립 성향의 황우여 의원이 맞서고 있었다. 이런 3각 구도에서 범(汎) 친이계가 교통정리를 하지 않을 경우 18대 국회 마지막 원내사령탑을 비주류에 넘겨줄 수도 있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사사건건 대립하던 두 사람의 만남은 이런 위기감의 발로에서 나왔다.

산고 끝에 합의안 도출

그렇지만 두 사람은 마주 앉자마자 기세 싸움을 벌였고 산고 끝에 ‘합의안’을 냈다고 한다. 그 합의라는 것이 “안경률·이병석 후보가 한 방에 들어가 단일화를 이룰 때까지 서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자”는 내용이었다.

정부 정무라인 관계자는 “이상득 의원과 이재오 장관이 원내대표 경선 직전 단독회동을 갖고 친이계 후보 단일화를 시도했다”며 “결국 안경률·이병석 후보가 직접 단일화 논의를 하도록 뜻을 모으고 손을 털었다”고 했다.

그러나 3파전에서도 승리를 확신하던 안경률 의원이 물러설 리 없었다. 이병석 의원도 직전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의지를 불태웠다가 여권 핵심부의 전략적 판단에 의해 김무성 전 원내대표가 사실상 합의 추대됨에 따라 뜻을 접었기 때문에 양보할 생각이 없었다.

안경률·이병석 후보는 결국 각자 출마했다. 그런데 이재오 장관 측의 시각에선 이후 상황이 이상하게 전개됐다. 1차 투표에서 황우여-이주영(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 조가 64표를 얻어 안경률-진영(58표), 이병석-박진(33표) 조를 제쳤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황우여 조와 안경률 조 간에 2차 투표가 실시됐다. 이때 친이계인 안경률 조와 이병석 조의 표가 모아졌다면 안경률 조는 황우여 조에 압승할 수 있었다. 그러나 2차 투표 결과 황우여 조가 90표를 얻어 64표에 그친 안경률 조를 눌렀다. 산술적으로 보면, 이병석 조 표가 안경률 조에게 가지 않고 황우여 조에게 쏠린 셈이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경선 직후 사석에서 “배신은 한 번으로 족하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자신이 2008년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자의반타의반 미국에 갔다가 조기에 귀국하지 못한 것이 이상득 의원의 견제 때문이라고 믿는 이재오 장관은 경선에서 이상득 의원이 다시 배신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였다.

이와 관련해 여권 관계자는 “이상득 의원과 이재오 장관이 경선 전 독대해 후보단일화를 논의했다면 이는 적어도 두 사람 간에는 ‘친이계의 원내대표 당선을 위해 서로 노력한다’는 암묵적 합의가 있었음을 전제로 한다. 이 때문에 이재오 장관이 득표 결과에 배신감을 토로한 것일 수 있다”고 했다.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은 이상득-이재오 독대는 오히려 이상득 세력과 이재오 세력이 대나무 줄기처럼 짝 갈라지게 되는 결정적인 사건으로 작용한 것으로 비친다. 연쇄적으로 여권 내에서 친이계가 가라앉고 친박근혜계 중심의 신주류가 부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당시 이상득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에 결코 개입한 적이 없다. 가만히 있는 사람을 놓고 왜 그런 억측들을 쏟아내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그저 답답할 뿐”이라고 했다. 이재오 장관도 “내가 만일 배신감을 느낀다면 SD(이상득)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라고 한발 물러선 바 있다.

당·정 관계를 원활하게 해야 하는 특임장관으로선 자기로 인한 여권 내분설을 차단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때 친이계는 내부 갈등에 의한 몰락의 길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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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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