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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고 복싱선수 문·성·길이고 관심 없다카이”

4·11 총선의 核, 부산 민심

  • 배수강 기자│bsk@donga.com

“한나라당이고 복싱선수 문·성·길이고 관심 없다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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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전국 꼴찌 고용률, 신공항 백지화, 저축은행 사태…싸늘한 민심
  • ● 한나라당 후보, “명함 주니까 보는 데서 찢더라”
  • ● 문재인은 “호감”, 김정길은 “글쎄요”, 문성근은 “얼굴도 안 비쳐”
  • ● 낙동강 바람? “박풍(朴風)과 현역 물갈이로 방어” 분위기도
“한나라당이고 복싱선수 문·성·길이고 관심 없다카이”

문성근 국민의 명령 대표, 문재인 노무현평화재단 이사장,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왼쪽부터)이 2011년 12월 26일 4·11 총선에 민주통합당 후보로 부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누구예? ‘문성길’예? 이번에 출마한다 카대예. 근데 요즘 누가 정치 얘기합니까. 동남권 신공항 안 됐지예, 부산저축은행 때문에 서민만 피해봤지예, 전당대회 때 돈봉투 돌렸다지예…. 마, 정치 하면 머리만 아픈기라. 한나라당이고 ‘복싱선수’ 문성길이고 뭐고, 관심 없다카이.”

1월 5일 오후 부산역에서 탄 택시가 번영로(부산 제1고속화도로)에 오를 때쯤, 50대 택시 기사는 ‘이 양반 정치에 관심 많네’하는 눈빛으로 기자를 흘깃 쳐다봤다. 4·11 총선에 대한 부산 민심을 물었을 때였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고즈넉한 부산항만큼이나 한가한 손님이라는 표정이었다.

심드렁한 부산 민심과 달리 부산은 이미 4·11 총선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 1990년 1월 이른바 ‘3당 합당’ 이후 한나라당 텃밭이던 부산에 야권이 ‘문·성·길’을 선봉대로 한 대규모 상륙 선단을 띄웠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26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사상)과 문성근 ‘국민의 명령’ 대표(북·강서 을),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부산진 을)이 민주통합당 후보로 부산 출마를 선언했다. 부산과 경남을 가르는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양문(兩文)은 북서풍을 타고,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김해 을)과 송인배 전 청와대 행정관(양산)이 동남풍을 타고 상륙하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김정길 전 장관과 김영춘 전 민주당 최고위원(부산진 갑)은 부산의 중심에 포진했고, 최인호 부산시당위원장(사하 갑)과 조경태 의원(사하 을)이 ‘부산 대전’을 준비 중이다.

현재의 부산 민심은 상륙 선단에 순풍인 듯하다. 부산일보 등 한국지방신문협회 소속 6개 회원사가 지난해 12월 29~30일 전국 2010명을 대상으로 한 RDD(유권자 비례 무작위 추출) 전화 면접조사 결과, 부산에서 한나라당 지지도는 38.0%, 민주통합당 28.2%였다. 과거 한나라당 지지도가 제1야당보다 20%포인트 이상 높았던 것을 감안하면 한나라당 지지세는 눈에 띄게 줄었다. ‘지지 정당 없다’는 답변도 37%였다. 앞서 국제신문이 부산·울산·경남지역 19세 이상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현역 의원 대신 다른 인물을 뽑겠다’는 응답이 70.0%(경남 71.2%, 부산 70.3%, 울산 65.2%)였다.

이런 지역정서를 바탕으로 부산의 야권은 ‘부산지역 의석의 절반(9석) 이상을 휩쓸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최대 5석’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자신감이 커졌다.

기자는 1월 5~7일 이른바 ‘문성길’의 낙동강 벨트를 중심으로 석 달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 부산 민심을 취재했다. 부산은 2007년 17대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101만8715표(57.90%)를 몰아준 곳.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한 민심은 ‘무관심’ 혹은 ‘냉담’한 반응이 주류였다. 5년 연속 전국 최하위 고용률(55.9%,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의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과 낮은 취업률, 가덕도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부산저축은행 사태, 이명박 정부의 ‘수도권 중심주의’ 등이 그 이유였다.

“예전에는 명함을 돌리면 후보자 면전에서 (명함을) 찢는 경우는 없었는데, 요즘은 대놓고 찢는 경우가 많다”는 게 한 한나라당 예비후보의 전언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지지도 추락이 곧 ‘지지 철회’로 볼 수도 없다. 쇄신을 요구하는 ‘지지 유보’라는 분석도 있고, ‘자식이 밉다고 호적에서 팔 수 있나’는 지역정서도 있다. 박풍(朴風·박근혜 바람)과 현역 물갈이로 노풍(盧風·노무현 바람)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산 민심은 소용돌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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