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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룡해<인민군 총정치국장> 핵심 실세로 급부상…장성택보다 공식 서열 앞서

김정은 체제 출범과 파워 엘리트

  •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softpower@sejong.org

최룡해<인민군 총정치국장> 핵심 실세로 급부상…장성택보다 공식 서열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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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룡해가 낮은 수준의 현지 지도라고 볼 수 있는 ‘현지료해(現地了解)’를 시작한 것은 그가 군대를 지도하는 것과 관련해 일정한 권한을 위임받았음을 시사한다. 최룡해와 장성택 사이에 일정한 힘의 균형이 이루어진 것이다.
최룡해 핵심 실세로 급부상…장성택보다 공식 서열 앞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

절대 권력자 김정일이 2011년 12월 17일 사망하면서 그의 삼남 김정은이 북한을 통치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김정일 사망 직후 국내외 대다수 전문가는 북한이 ‘장성택 섭정 군부 집단지도체제’에 의해 운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전망과는 다르게 북한은 김정은 단일 절대독재체제를 확립하고 공식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이처럼 전문가 다수의 전망과는 다른 결과가 나타난 것은 그들이 김정은의 권력 장악력을 과소평가하고 장성택과 군부 엘리트들의 영향력을 과대평가했기 때문이다.

김정일의 매제인 장성택이 북한을 이끌어가는 핵심 실세 중 한 명인 것은 분명하지만, 다른 모든 엘리트를 조종할 수 있을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 최고 실세는 아니다. 그럼에도 다수의 전문가는 장성택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북한의 파워 엘리트들이 모두 마치 장성택의 핵심 측근인 것처럼 실제와 다른 주장을 했다. 이 같은 상황은 그동안 다수의 전문가가 김정일과 장성택 이외의 다른 파워 엘리트들에 대해 무관심했고 연구를 충분히 진행하지 않은 데 기인하는 바가 크다. 따라서 이 글은 김정은의 공식적 권력승계과정에서 누가 부상했고, 그들이 현재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실증적인 분석에 기초해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김정일 사망 직후 북한 지도부는 5대 권력기관(당중앙위원회, 당중앙군사위원회, 국방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 공동 명의로 김정은을 김정일의 유일한 후계자로 받들 것임을 명확히 했다. 이후 북한은 2011년 12월 30일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결정에 의해 김정은을 군대의 최고직책인 최고사령관직에 추대함으로써 김정은은 군권부터 먼저 공식적으로 장악했다. 김정은이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직을 가지고도 군대를 지도할 수 있지만, 그간 군대에 대한 최고지도자의 유일적 지휘는 최고사령관 명의로 이뤄져왔기 때문에 김정은의 최고사령관직 취임은 군권의 완전 승계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북한은 김정일 사망 약 4개월 후인 2012년 4월 11일 임시전당대회에 해당하는 당대표자회를 개최해 김정일을 ‘조선로동당의 영원한 총비서’로 내세우고, 김정은을 당의 새로운 최고직책인 ‘당 제1비서’직에 추대했다. 이로써 김정은은 가장 중요한 당의 제1인자 지위도 공식적으로 차지했다.

당권, 군권, 국가수반직 승계

‘당 제1비서’직은 우리에게는 조금 낯선 직책이지만, 과거 스탈린 사후 소련에서 흐루시초프가 집단지도체제를 복원하는 차원에서 공산당 서기장직(북한의 총비서직에 해당)을 폐지하고 제1비서 직책을 신설해 그 자리에 취임한 선례가 있다. 그래서 김정은이 총비서직이 아니라 제1비서직에 추대된 것을 가지고 절대 권력을 가지지 못한 것처럼 해석하는 시각도 있지만, 북한이 과거 당 총비서에게 부여했던 것과 동일한 지위와 권한을 당 제1비서에게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해석은 정확한 것이 아니다. 제4차 당대표자회에서 북한은 당 규약을 개정해 과거 총비서가 겸임하던 당중앙군사위원장직을 당 제1비서가 겸직하게 함으로써 김정은은 당의 최고군사지도기관의 수위에도 올랐다.

당대표자회 개최 이틀 후인 4월 13일 북한은 당의 결정을 입법화하는 국가기구인 최고인민회의를 소집해 김정일을 ‘공화국의 영원한 국방위원장’으로 추대하고, 김정은을 국가의 새로운 최고직책인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직에 추대했다. 당에서 총비서직 대신 ‘제1비서’직을 신설해 취임한 것처럼, 국가에서 국방위원장직 대신 제1위원장직을 신설해 취임한 것이다. 이로써 김정은은 국가수반직까지 차지하게 됐고, 4월 15일 김일성 100회 생일을 기념해 진행한 열병식에서 첫 공개연설을 함으로써 그가 북한의 명실상부한 제1인자임을 북한과 전 세계에 과시했다.

이 같은 김정은의 권력승계 과정에서 김정은의 측근들이 부상하고 일부 엘리트가 퇴진하는 권력 변동이 일어났다. 특히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의 위상이 제4차 당대표자회를 통해 급격히 높아지는 주목할 만한 변화가 나타났다.

2010년 9월 개최된 제3차 당대표자회에서 선출된 정치국 위원 중에서 김경희의 이름은 맨 마지막으로 호명됐는데, 제4차 당대표자회 이후 그의 이름은 정치국 상무위원들을 제외한 정치국 위원들 중 가장 먼저 호명되고 있다. 정치국 상무위원 5명 중 당의 최고지도자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은 국가기구(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와 내각)를 대표하는 2명과 군대(총정치국과 총참모부)를 대표하는 2명으로 구성된다. 그렇기 때문에 김경희는 정치국 상무위원직에 선출될 수 없었지만, 상무위원이 아닌 위원들 중에서는 제일 먼저 호명됨으로써 김정은을 제외한 당의 엘리트들에 대한 그의 우월적 지위가 드러나고 있다.

제3차 당대표자회 결과 정치국 상무위원이 아닌 위원들 중 제일 먼저 호명된 인물은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이었다. 제4차 당대표자회 직전 인민무력부장이 김정각으로 교체되는데, 김경희의 이름이 김정각보다 앞서고 있는 것은 그가 기존의 정치국 위원 배치 기준을 무시할 정도로 특별한 지위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정일의 후계자로서 사실상 제2인자였던 김정은의 이름이 제3차 당대표자회 직후 정치국 상무위원 바로 다음에 그리고 정치국의 위원 바로 앞에 호명됐던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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