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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말부록 | 차기 대통령에게 바란다

감정에 진실한 사람

감정에 진실한 사람

내가 바라는 대통령은 감정에 진실한 사람이다. 감정의 진실대로 국정을 수행하는 대통령이라면 국민이 믿으며 지구촌이 신임할 것이다.

사람의 감정은 ‘좋은 것은 있어야 하고 나쁜 것은 없어야 하는’ 게 진실이다. 감정의 진실은 없어야 하는 나쁜 것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면 싫어하고 괴로워한다. 있는 것이 나쁘다면 감정의 진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감정은 있는 것이 나쁘지 않아야 진실이다.

사람의 감정은 있는 것이 나쁘다고 느껴지면, 그럴 리가 없기에 왜 그런지 알고 싶어 한다. 감정의 진실은 나쁜 듯 느꼈던 것도 알고 보면 좋으니까 알고 배우는 것을 기뻐한다. 사람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것은 세상이 좋다는 것을 알고 싶어 하는 감정의 진실 때문이다. 만물 가운데 사람만이 말을 하고 글을 쓰고 학문을 하며 문명을 이룩하는 것은 감정의 진실 때문이다. 나쁘다는 감정은 다만 있는 모든 것이 좋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싶은 것이다. 인문과학, 사회과학, 자연과학과 경제, 교육, 예술, 종교, 통신, 운송, 오락, 운동 등 모든 인류 활동은 감정의 진실대로 세상이 좋은 것을 알아가고 배우며 기뻐하는 것이다.

세상에 나쁜 것은 없어야 하지만 나쁜 것이 따로 있다고 억지를 쓰면, 사람의 감정은 알고 배우고 싶은 스스로의 진실이 아물거려 아랑곳없이 헛일을 저지른다. 감정의 진실은 이런 어처구니없는 헛일을 슬퍼하고 괴로워하게 마련이다. 만물의 영장이라 자처하는 인류의 역사가 슬프고 괴로운 헛일들로 시달리는 것도 세상에 나쁜 것이 있어서가 아니라, 감정에 진실하지 못해 저지르는 망상일 따름이다. 근거나 이유가 없는 망상은 자연스레 안개 걷히듯 사라지게 마련이지만, 감정의 진실대로 배우고 알지 않으면 헛일이 버릇된다. 고치면 그만인 버릇이, 감정에 진실하지 못하면 사람을 사람답게 못한다. 오늘도 지구는 감정의 진실 덕분에 인류의 보금자리로 어엿한데도, 헛된 망상에 시달리며 슬퍼하고 괴로워한다. 국내 정치, 한반도 실정, 지구촌 정치·경제·종교·군사 문제는 감정의 진실보다는 헛된 망상에 들떠 엄청난 인류와 지구의 자원을 탕진하며 세상을 괴롭히고 있다.

망상은 제아무리 기승을 부려도 망상일 뿐이다. 대통령이라면서 자칫 망상에 물들거나 휘말리면 온 나라가 슬프고 괴롭다. 꽃다운 젊은이들이 망상에 질려서 스스로 목숨을 거두기도 하는데,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가 일등이라는 보도는 괴롭기만 하다.

감정의 진실은 삶의 질과 행복의 척도다. 국민소득 수준이나 좋은 직장이 그 척도는 아니다. 우리나라는 가진 것도 빼앗기고 허리가 잘리며, 좋은 것이란 동난 듯 보이지만 감정의 진실에 철두철미해 배우며 알려는 열정 때문에 거침없이 사람과 나라를 지키고 키워왔다.

우리가 스스로 설명을 못해도 지구촌 사람들은 감정의 진실이 흘러넘치는 좋은 우리나라가 신통하게 마음에 드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쩌자고 망상을 ‘선진의 위상’이라며 안팎으로 좋고 나쁜 것을 쪼개기에 제 정신을 잃고 민심을 흉흉하게 하는지 알고 싶다. 우리나라는 감정의 진실, 곧 ‘세상은 좋다’는 사실에 충실하기에, 지극정성으로 배우며 개방하고 자유롭고 서로 믿고 무궁무진 자라나는 지구촌의 선망의 대상이다.

망상을 방패 삼아 감정의 진실이 숨어버린 소위 21세기 선진·강대제국의 정치·경제 철학의 현장은 파산을 거듭하면서도 오랜 버릇을 떨치지 못하고 지구촌을 좋고 나쁜 것으로 가르고 있다.

감정에 진실한 사람

전헌
1942년생 성균관대 초빙교수

‘내가 바라는 대통령’은 세상에 나쁜 것이 따로 있다는 망상에서 깨어나, 우리 겨레의 생명인 감정의 진실에 밝고 정직한 사람이다. 내가 바라는 대통령은 슬프고 괴로워도 나쁜 것을 탓하지 않고, 국민과 한마음으로 알고 싶어 하고, 끝내 세상은 좋다는 것을 확인하는 사람이다. 감정의 진실에 철두철미 충실한 대한민국 대통령은 21세기 지구촌의 들끓는 분쟁을 잠재우고, 좋기만한 지구촌을 확인하는 세계의 대통령이다. 덕분에 기존의 강대국들도 스스로 망상을 깨쳐갈 것이다. 사람은 감정의 진실 때문에 망상을 오래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대통령 만세.

신동아 2012년 7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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