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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 칼 뺐다는 박근혜 주변에 親재벌 즐비

  • 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경제민주화 칼 뺐다는 박근혜 주변에 親재벌 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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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측근들 재벌과 인연 얽혀 “개혁 잘 될까”
  • ● 대기업 오너·사장·고문·사외이사 출신…
  • ● 재벌들, 친박계에 줄 대려고 동분서주
경제민주화 칼 뺐다는 박근혜 주변에 親재벌 즐비

박근혜 새누리당 경선 후보와 박캠프의 김종인 공동선대위원장

보편적 복지’와 함께 ‘경제민주화’가 대통령선거의 최대 화두로 등장했다. 경제민주화는 헌법에 적시돼 있다. 헌법 제119조 2항은 ‘국가는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이 조항의 삭제를 꾸준히 요구해왔다. 경제민주화가 자유시장경제 질서에 반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대선을 앞둔 여야는 이를 일축하면서 재벌개혁을 핵심으로 하는 경제민주화를 외치고 있다. 경제민주화는 전통적으로 야권의 단골 의제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후보가 선점했다. 박 후보는 7월 10일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경제민주화를 정책의 핵심 축으로 삼겠다”고 했다. 앞서 7월 2일 경제민주화의 상징적 인물로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경선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내세웠다. 특히 캠프에 정책위원회를 신설하면서 정책위원장에 김종인 선대위원장을 겸임시켜 경제민주화 추진 의지를 과시했다.

개혁과 친분은 별개?

새누리당 원내외 인사 48명이 모여 6월 5일 출범한 경제민주화실천모임(대표 남경필 의원)에도 이혜훈 최고위원을 비롯한 친박계가 대거 포진했다. 이 모임은 매주 화요일 토론회를 열고 경제 이슈 선점을 시도하고 있다. 실천모임은 이후 전향적인 내용을 담은 ‘경제민주화 법안’을 열흘 간격으로 잇달아 내놓고 있다. 재벌 총수가 횡령·배임 등을 저지르면 집행유예를 받지 못하도록 최소 징역 7년을 선고하도록 하는 내용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개정안(7월 15일),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등에 대해 사익편취가 있으면 계열사를 강제 매각할 수 있도록 한 공정거래법 개정안(7월 25일),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기존 순환출자에 대해선 의결권을 제한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8월 5일) 등이 그것이다.

이처럼 박근혜식 경제민주화도 재벌개혁을 필수조건으로 삼는다. 박 후보는 8월 8일 “기업의 정당한 활동을 최대한 보장하되, 대주주가 사익을 추구하거나 대기업이 시장 지배력을 남용하는 일은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대기업의 신규 순환출자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박 후보는 “경제민주화가 재벌 때리기로 가면 안 된다. 재벌을 해체하자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박 후보의 측근인 이혜훈 최고위원은 자회사 및 손자회사의 지분율 요건 강화, 영국식 이사자격제한법 도입, 금산분리 강화, 공정거래법의 재벌 관련 조항 재정비,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확대, 재벌의 담합 및 불공정행위에 대한 집단소송제도 도입을 제시하고 있다.

박근혜 후보가 직접 대기업 규제를 강조하고 측근들이 재벌개혁의 칼을 빼들겠다고 하자 재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재계는 야당이 경제민주화를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선 그러려니 해도 박 후보가 이야기하는 것은 다르다고 본다. 박 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높은 유력 대선주자인 데다 평소 원칙과 신뢰를 강조하는 만큼 만약에 대통령이 되면 그대로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박 후보가 직접 언급한 신규 순환출자 금지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 인사들은 “박근혜는 더 이상 보수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이들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박 후보가 정책구호로 내건 ‘줄·푸·세’와 방향이 정반대라고 비판한다. 줄·푸·세는 ‘세금은 줄이고, 각종 규제는 풀고, 법 기강은 세운다’는 뜻으로 기업 친화적이라는 평이었다.

삼성의 힘

그렇다면 재벌개혁을 통한 경제민주화라는 박 후보의 이번 승부수는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박근혜의 실천의지를 유권자가 얼마나 인정할지가 변수다. 취재 결과 박 후보 측근들 중에는 대기업 출신이거나 재벌총수와 친분이 있는 인사가 즐비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권이 출범할 경우 재벌 정책을 결정하는 요직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인사들이다. 또한 일부 대기업은 박 후보 주변에 줄을 대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삼성은 확실한 선을 잡았다는데 어느 기업은 찾지 못해 불안해하고 있다. 기업경쟁력 로비력 순이다”는 등의 소문도 심심찮게 들린다.

대기업 출신 박근혜 측근으로는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이 우선 거론된다. 그는 이건희 회장 비서실장, 삼성종합건설 대표이사 사장을 거쳤고 최근까지 삼성물산 상임고문으로 있던 전형적인 삼성맨이다. 대기업 오너들의 모임인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박근혜의 경제민주화에 가장 비판적인 곳인데 전경련 부회장을 지낸 현 전 회장은 박근혜 캠프에서 경제민주화 방향을 입안하는 정책위원회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의 경제자문단으로 활동하면서 박 후보와 인연을 맺은 뒤 이번엔 공식적으로 캠프에 입성한 것이다. 그러나 2007년 ‘줄·푸·세’ 때엔 그의 경력이 어울렸지만 경제민주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를 정책위원회에 기용한 배경이 무엇인지에 대해 여러 말이 오가고 있다.

경제민주화 칼 뺐다는 박근혜 주변에 親재벌 즐비

전국경제인연합회 창립 50주년 기념 리셉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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