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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경쟁 유도 박정희 용인술의 再版

박근혜의 不信 리더십

  • 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충성경쟁 유도 박정희 용인술의 再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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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인자 인정 안해 누구도 朴에 직언 꺼려
  • ● 아버지-배신-독신자 3大 콤플렉스 과제
  • ● 비서 4인방도 전적 신뢰 안해…메모지 직접 파쇄
  • ● 김무성 기용해 탈피 시도…판세 뒤집을까
충성경쟁 유도 박정희 용인술의 再版
“새누리당스럽게 했다는 생각이다.”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가 10월 11일 발표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인선에 대해 평가한 말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새누리당스럽고, 박근혜스럽기도 하다”고 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는 이날 4인 중앙선대위원장 체제를 출범시켰다. 당내에서 황우여 대표와 정몽준 전 대표가 기용됐고, 외부에서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과 여성 CEO인 성주그룹 김성주 회장이 영입됐다. 국민대통합위원장과 공약위원장은 박 후보가 직접 맡았다. 총괄선대본부장은 한때 친박계의 좌장이었다가 탈박(脫朴)을 선언했던 김무성 전 의원의 몫으로 돌아갔다.

인 목사가 ‘새누리당스럽다’고 말한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던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영입을 어물쩍 마무리한 데 따른 혹평이다. 한 전 고문은 당초 국민대통합위원장으로 내정됐으나 그를 비리 혐의로 기소한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전 대검 중수부장·대법관)이 강력히 반발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자신이 국민대통합위원장을 맡고 한 전 고문을 그 밑의 상임 수석부위원장에 임명했다. 이런 인사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것이 인 목사의 견해다.

또 당내 비박(非박근혜) 진영의 핵심인 이재오 의원의 선대위 참여 불발도 박근혜 포용력의 한계로 지적된다. 인 목사는 “국민대통합을 이뤄보려고 했지만 상당한 한계를 드러냈다. 많은 분이 왜 (선대위에) 들어간다고 했다가 나오고, 새누리당을 외면하는 것인지 스스로 잘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칙’의 두 얼굴

박근혜 후보는 각종 인선 때마다 법조인, 명망가 혹은 그의 자제, 국내외 명문대학 출신들을 선호하는 경향으로 비쳐졌다. 이 바람에 붙은 공주 이미지를 이번에도 털어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물론, 공주 이미지에 대한 반론도 있다. 김용준 전 헌재소장은 ‘만 19세 고시 수석 합격’‘서울법대 수석 졸업’‘소아마비를 앓은 최초의 대법관’이다. 국민대통합위원회 부위원장이 된 윤주경 매헌기념사업회 이사는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다. 김중태 전 서울대 민족주의비교연구회장은 박정희 정권 시절 일어난 제1차 인민혁명당 사건의 피해자다. 인요한 연세대 교수는 미국 출신으로 5대째 우리나라에서 선교 및 의료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인적 구성을 볼 때 국민에게 감동을 줄 만한 선대위는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박근혜 리더십의 요체는 보통 ‘소신과 원칙’으로 요약된다. 1998년 국회의원이 된 이후 박 후보는 어떤 경우에도 자기 소신을 굽히지 않았고 말한 내용을 실천하는 원칙을 지켜왔다고 볼 수 있다. 일시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본인이 약속한 것을 지키려고 애쓰는 모습으로 국민의 지지를 얻은 것도 사실이다.

2010년 세종시 수정안 파동이 한창일 때 박 후보, 친박계 의원들, 일부 기자들이 사석에서 만났다. 한 참석자가 세종시 원안 고수를 고집스럽게 밀어붙이던 박 후보에게 “지금까지 지켜온 원칙이 0도라면 5도 정도만 기울이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박 후보는 “그것이 국민생활에 도움이 된다면 5도가 아니라 50도라도 기울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판단돼 원칙대로 가는 것”이라고 했다. 대선 후보가 된 이후 부분적으로 유연성을 보이기도 하지만 큰 기조는 변하지 않은 것 같다.

박근혜식 소신과 원칙의 리더십은 분명 긍정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독선과 아집까지 소신과 원칙으로 포장되어선 안 된다. 불행히도 박근혜 후보에겐 가끔 이런 일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그가 소통 부재 이미지를 얻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대선 후보가 된 뒤의 ‘인혁당 두 개의 판결’ 발언은 결정적이었다. 자기가 그리던 그림에 스스로 낙서를 한 것과 같다. 지지율 급락 등 박근혜의 위기를 친박 측근 비리에서 찾을 게 아니다. 박근혜 본인이 자초한 측면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정치권 인사들은 박근혜 지지율 정체의 구체적 요인으로 4가지를 꼽는다. 문·안 후보의 고향인 부산·경남의 이탈, 40대의 실망감, 친박계 측근의 비리 의혹이 우선 거론된다. 이보다 근원적인 요인으로 지적되는 나머지 한 가지는 ‘근거 없는 낙관론’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새누리당의 한 중진의원은 “박 후보를 에워싸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선 여전히 ‘박근혜가 당연히 대통령이 되겠지’라는 ‘근거 없는 낙관론’이 만연해 있다. 이것이 박근혜 위기의 본질적 원인”이라고 말했다.

새누리 ‘20 vs 130’ 분열

친박계는 1년여 전 안철수 현상이 나타났을 때도 ‘찻잔 속의 태풍’ 정도로 치부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후 문재인 후보가 떴을 때도 컨벤션 효과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이런 점은 박근혜의 용인술 문제와 직결된다. 친박계 핵심 그룹은 박 후보에게 오는 친이계를 경계했고 4·11 총선으로 새로 편입된 친박계를 경계했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 의원 150명이 ‘20대 130’으로 나눠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박 후보 곁에서 열심히 뛰는 의원은 불과 20명 정도이고 나머지 130명 의원은 “당신들끼리 잘해보라”며 방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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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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