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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에 ‘정치 채무’ 없는 朴, ‘드러난 허물’은 못 덮어준다

이명박 정권 집권 5년 & 퇴임 후

  • 황장수 |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pjbjp24@naver.com

MB에 ‘정치 채무’ 없는 朴, ‘드러난 허물’은 못 덮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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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년 2월 부푼 기대를 안고 출범한 이명박 정권이 곧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지난 5년 동안 국민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이 정권의 여러 정책이 자신의 삶을 변화시킨 것을 실감했다.
  • 예리한 통찰로 개성 있는 평론을 내놓는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이 이명박 정권의 공과(功過)와 퇴임 후 문제를 짚어봤다.
MB에 ‘정치 채무’ 없는 朴, ‘드러난 허물’은  못 덮어준다
노무현 정권 5년은 광범위한 민심이반을 가져왔다. 집권 기간 중 기업도시, 혁신도시, 행복도시, 각종 특구로 상징되는 부동산 개발 광풍이 불었다. 골프장은 두 배로 늘었다. 이런 토건 함몰 정책은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의 폭등을 가져왔다.

노 정권은 재벌과 기득권 세력의 특권·반칙 청산을 내걸고 집권했다. 그러나 청산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정권의 핵심 세력은 오히려 기업과 결탁해 각종 부패를 저질렀다. ‘박연차 게이트’가 대표적 사례다. 또한 중산층, 서민, 노동자에게 신자유주의적 경제체제를 강요했으며 이에 따라 빈곤의 보편화와 빈부격차 확대를 가져왔다.

국민은 부동산 가격 폭등에 불안을 느꼈고 정권의 언어유희와 이념대립 조장에 실망했다. 국민에게 ‘샐러리맨 신화’ ‘청계천 복원’으로 상징되는 이명박은 그 대안으로 보였다. BBK, 도곡동 땅 등 도덕성 문제는 부차적인 것이었다. 이명박 후보는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선진국 삶 실현이라는 유권자의 욕망에 불을 지피며 500만 표 차이로 승리했다.

이명박 정권의 功過

최근 이명박 정권은 대통령 퇴임을 앞두고 임기 5년간의 백서를 발간했다. 백서는 대표적 치적으로 두 차례의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 세계 7번째 20-50클럽(국민소득 2만 달러, 인구 5000만 이상) 가입, 세계 9번째 무역 1조 달러 달성을 꼽았다.

그러나 일본보다 높은 국가 신용도, 양호한 재정건전성, 기업 환경 개선에 의한 역대 최고 수준의 창업은 현실과 동떨어진 자화자찬으로 비친다. 핵심 대선 공약인 ‘747(7% 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위 경제대국 달성)’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이명박 정권은 국격 제고와 관련해서는 G20 개최, 핵안보정상회의 개최, 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송도 유치, FTA를 통한 세계 3위의 경제영토 확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세계 6번째 원전 수출을 업적으로 들고 있다. 이 중 세계 6번째 원전 수출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있다. 향후 UAE 원전 수출이 실질적인 외화벌이가 되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명박 정권은 친서민 복지와 관련해 역대 최다 복지예산 지출, 국가가 책임지는 보육, 전통시장 및 소상공인 지원 확대를 치적으로 꼽는다. 그러나 지난 5년간 사회 양극화가 심화된 것을 볼 때 이 정권이 복지 분야 치적을 내세우는 것은 민망한 일이다.

그 외엔 치적이라고 할 만한 것이 눈에 띄지 않는다. 이 정권은 외교안보 분야에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치적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너무 마이너한 이야기’로 비친다.

원칙에 입각한 대북 정책도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은 치욕에 가까운 저자세 퍼주기 정책으로 일관했다. 대북 외교를 비정상적으로 왜곡시켰다. 특히 이들 정권의 탈북자 외면은 역사적으로 두고두고 비판받을 것이다.

이에 비해 이명박 정권에선 탈북자 지원과 북송 반대 운동이 국내외에서 대대적으로 벌어졌다. 그 영향으로 중국 정부가 탈북자 북송을 중단하는 일도 생겼다. 이명박 정부의 원칙적 대북 정책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에서 금이 간 한미관계를 상당부분 복원시켰다. 전시작전권 전환을 2015년까지 연기한 것은 그 결실의 하나다. 이는 안보나 국가 재정 측면에서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 집권 기간 중 남북 간에 최악의 긴장상황이 조성됐고 그 과정에서 천안함·연평도 사건이 발생했다. 이런 점으로 볼 때 대북 정책은 치적 분야라기보다는 공과가 교차하는 분야라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이 대통령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해외순방을 자주 했지만 외화내빈으로 그쳤다. 주요 외교 정책인 자원외교는 사실상 수익성 확보에 실패하고 있다. 자원외교의 홍보는 화려했으나 실적은 초라하다.

금융위기는 겨우 버텨냈지만…

결론적으로 이명박 정권의 거의 유일한 공적은 세계 금융위기를 비교적 잘 버텨낸 점 정도다. 1997년 외환위기 사태는 사실 외환관리 부실에 의한 것이다. 사소하다고 볼 수도 있는 경제 실책이 국가적 위기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이에 비해 청와대의 워룸(전쟁상황실, 비상경제대책회의실)으로 대변되는 이 대통령 특유의 부지런하고 신속한 위기 대응력은 세계적 금융위기에서 상당한 효력을 발휘했다.

소니, 파나소닉, 샤프 등의 몰락에서 보듯 당시 금융위기가 세계로 번져가면서 전 세계 대기업이 고전했다. 그러나 한국의 대기업은 정부의 고환율-감세 정책에 힘입어 글로벌 초일류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물론 이면에서는 경제양극화가 심화한 것도 사실이다.

이명박 정권은 ‘MB노믹스’라는 경제정책을 내세워 집권했지만 5년이 지난 지금 MB노믹스라는 말은 거명조차 되지 않는다. 747은 공약(空約)이 된 지 오래다. 임기 5년간 평균 경제성장률은 3% 수준에 불과했다. 지난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년 연속 세계 평균 경제성장률에 못 미쳤으며 그 차이가 14년 만에 최대가 됐다. 저성장이 굳어져가는 조짐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임기 출발 시점에서 조금 늘어난 2만3000달러에 그쳤다.

이명박 정권은 신자유주의가 극대화한 비즈니스 프렌들리의 기치 아래 규제 완화, 고환율, 감세 정책을 펴왔다. 신자유주의의 끝물에 오히려 신자유주의적 가치를 지향하며 세계경제 흐름에 역행하다 위기를 자초한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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