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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분석

北 핵미사일 막는 3대 방패 과연 믿을 수 있나?

킬체인, 한국형 MD, 美 확장억제

  • 이정훈 │편집위원 hoon@donga.com

北 핵미사일 막는 3대 방패 과연 믿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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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北 위협 실체는 ‘A-데이 작전’…옛날 전쟁은 잊어라
  • ● 위기 시 北 의도만 분석하고 대비는 소홀한 한국
  • ● 2015년 킬체인 완성 믿고 전작권 환수 고집하는 김장수
  • ● 美 킬체인 가동시간은 35분인데 韓 킬체인은 30분?
  • ● 미사일 요격 불가능한 KAMD…PAC-3, SM-3 도입해야
  • ● 비핵화정책으로 불가능한 자위적 핵무장…확장억제 의문
北 핵미사일 막는 3대 방패 과연 믿을 수 있나?

한국형 이지스함에서 발사되는 함대지 순항미사일 해성-2

한국은 냄비 체질의 국가다. 김일성의 101회 생일이 있었던 4월에는 금방 전쟁이 터질 것처럼 긴장하더니, 5월에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문 사건으로 관심을 옮겨버렸다.

북한의 위협이 사라졌기에 상황이 달라진 것일까. 아니다. 앞으로의 상황은 더 나빠질 수도 있다. 상황 전환은 북한에 더 나은 무기를 개발할 시간을 준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왜 우리는 어제의 위기를 오늘의 위험으로 보지 않고, 잊힌 역사로 넘겨버리는 것일까.

위기가 고조될 때마다 많은 재사(才士)가 등장해 북한이 전쟁을 일으킬지 분석한다. 적(敵) 의도 분석에 집중하는 것인데 이는 대한민국의 고질(痼疾)이다. 임진왜란이 있기 전에 조선 조정도 일본이 전쟁을 벌일지를 놓고 갑론을박했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일본에 사신을 보낸 뒤에도 동인과 서인으로 나뉘어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의중을 다르게 분석했다. 그러고도 서로 싸우다 맥없이 침략을 당했다.

의도만 분석하고 대비는…

6·25전쟁 때도 마찬가지다. 38선에서는 송악산 전투를 비롯해 많은 전투가 벌어지고 북한은 남조선 해방을 위해 끊임없이 공작원을 침투시키고 있었는데도 대한민국은 사분오열돼 상투적인 대응만 하다 전면전이라는 기습을 허용했다. 의도 분석의 목적은 올바른 대비를 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우리는 그저 의도 분석에서 멈춰버린다.

북한의 위협이 고조되면 “응징해야 한다”는 강경파와 “전쟁을 하겠다는 거냐?”며 그들을 비판하는 온건파의 대립이 일어난다. 온건파의 속성도 일반적으로는 반북(反北)이다. 하지만 전쟁을 두려워하기에 북한을 달래는 쪽으로 돌아선 이들이다. 비판적으로 말하면 ‘평화 애걸세력’이다. 평화 애걸세력이 종북세력과 하나가 돼 강경파를 비판하기 시작하면 위기의 대한민국은 남남(南南)갈등에 빠져든다. 임란 직전 동·서인으로 나뉘어 싸운 조선 조정과 다를 바 없다.

이 굴레를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임란 전 이율곡이 10만 양병을 주장했다는 설(說)이 있다. 생전의 율곡은 10만 양병을 주장한 바 없다. 그런데 그가 타계한 후 정유재란을 맞았을 때 제자 김장생이 ‘율곡행장’을 만들면서 율곡이 10만 양병을 주장했다고 적은 후 율곡의 문인들이 이를 반복해서 기록함으로써 율곡의 10만 양병설은 기정사실화했다.

율곡이 정말 10만 양병을 주장했느냐를 따져볼 생각은 없다. 임진왜란 전 조선이 했어야 할 일은 10만 양병이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의중 파악이 아니었음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북한의 위협이 두렵다면 김정은의 의도 파악에 집중할 게 아니라 그들의 행동을 무력화하는 방안 마련에 치중해야 한다.

임란 직전에 이러한 대비를 한 인물은 율곡의 문인들이 아니었다. 거북선을 만들고 수군을 조련해온 이순신이었다. 그러한 이순신을 알아보고 발탁한 건 유성룡이다. 지금 한국에는 유성룡과 이순신처럼 준비하는 사람이 필요한다.

북한의 위협과 관련해 전쟁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현대의 전쟁 양상이 6·25 때와 판이하다는 것을 모른다. 60여 년 전의 전쟁은 포를 쏘며 지상군이 대거 진공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그때의 공군기는 ‘장거리 포병’ 역할을 했다. 승부를 결정짓는 핵심 전투 세력은 지상군이고 공군과 포병은 지원전력이었다.

현대전의 총아 A-데이 작전

과학기술의 발달로 전면전 양태가 달라졌다. 항공과 미사일 분야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전쟁의 중심이 그쪽으로 옮겨갔다. 항공기와 미사일을 날리는 공격을 세칭 ‘A(Air)-데이 작전’이라고 하는데, 현대전은 A-데이 작전으로 시작된다. A-데이 작전으로 적의 거의 모든 전력을 파괴해 마비시킨 후 지상군을 투입하는 ‘G(Ground)-데이 작전’을 펼친다.

과거의 전쟁에서는 최전선에서 맞붙은 양쪽 지상군이 가장 강력한 전투를 했다. 따라서 최전선의 적 지상군을 부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공격이었다.

A-데이 작전의 양상은 전혀 다르다. A-데이 작전에서 가장 먼저 부수는 것은 적 후방 깊숙한 곳에 있는 적국 지도부와 적군 지휘부, 적군 미사일 기지와 공군기지, 레이더 기지, 포병 기지 등이다. 그리고 통신시설과 발전시설, 산업시설 등을 파괴해 전투 기반을 흔들어놓은 다음 최전선에서 아군을 위협하는 적군을 마지막에 공격한다. A-데이 작전으로 확보한 승리를 G-데이 작전으로 확인하고, 굳히는 ‘안정화 작전’을 펼친다.

공군은 자신들이 중추가 된 이 전쟁을, 적을 뇌사(腦死) 상태에 빠뜨리는 것이라며 ‘전략적 마비전’이라고 일컫는다. 지상군은 ‘공지작전(空地作戰·Air Land Operation)’으로 부른다. 전쟁의 중심을 자처하던 육군이 공지작전을 수용한 것은 A-데이 작전이 중요함을 알고 이를 더 중시하게 됐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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